산업용 로봇 자동화는 공장과 공정마다 요구 조건이 달라 프로젝트별 설계와 개발이 반복되는 경우가 많다. 수주가 늘수록 엔지니어링 인력과 구축 기간도 함께 증가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기 어렵다는 점이 전통적인 시스템통합(SI) 사업의 과제로 꼽힌다. 브릴스는 현장에서 개발한 제어·비전·안전·이동 기술을 표준 모듈로 전환하고 다른 프로젝트에 다시 조합하는 방식으로 이 구조를 바꾸고 있다. 코스닥 상장을 통해 모듈화 플랫폼에 피지컬 AI와 온디바이스 AI를 결합하고 제조 전 공정을 연결하는 지능형 로봇 플랫폼으로 확장한다.
로봇 모듈화 플랫폼 솔루션 기업 브릴스는 13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코스닥 상장 추진 배경과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 자료에 따르면 브릴스는 지난 6월 25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브릴스는 이번 상장에서 신주 120만주를 공모한다. 희망 공모가는 1만6500원에서 1만9500원으로, 공모 규모는 198억원에서 234억원이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은 8월 31일부터 9월 4일까지, 일반투자자 청약은 9월 8일과 9일 진행된다. 상장 주관사는 IBK투자증권이다.
브릴스는 자체 개발 로봇뿐 아니라 여러 제조사의 로봇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연동해 자동차와 이차전지, 반도체 등 산업별 공정에 맞는 자동화 솔루션을 구축한다. 로봇 하드웨어와 제어 소프트웨어, 비전, 센서, 안전제어 등 요소기술을 모듈로 구성해 고객이 요구하는 공정에 맞춰 조합하는 구조다.
전진 브릴스 대표이사가 13일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서 브릴스의 ‘로봇 모듈화 플랫폼 솔루션’에 대한 핵심 경쟁력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 브릴스)
전진 브릴스 대표는 이를 “레고 블록과 같은 플랫폼 아키텍처”라고 표현했다. 필요한 기술 모듈을 조합해 고객별 솔루션을 구성하고, 프로젝트 과정에서 확보한 기술과 데이터를 다시 플랫폼 자산으로 축적한다는 의미다.
프로젝트가 끝나도 기술은 플랫폼에 남는다
브릴스가 강조하는 경쟁력은 프로젝트 수행 경험을 일회성 매출로 소진하지 않는 구조다. 개별 현장에서 개발한 기술을 표준화된 모듈로 전환하면 유사한 공정이나 다른 산업의 프로젝트에 다시 적용할 수 있다. 프로젝트가 늘어날수록 활용 가능한 모듈과 데이터가 축적되고, 신규 구축에 필요한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는 로봇 하드웨어와 요소기술 모듈이 플랫폼 자산으로 쌓이고, 이를 기반으로 산업별 솔루션과 프로젝트 규모가 확대되는 성장 구조를 제시했다. 현재 보유한 지식재산권은 186건이며 사업모델 평가에서는 AA등급을 획득했다.
실적도 성장세를 이어갔다. 브릴스의 2025년 매출은 23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27% 증가했다. 공개된 2025년 실적을 기준으로 영업이익은 24억원을 기록해 2024년 14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브릴스는 기존 로봇 제어기술과 현장 데이터에 피지컬 AI와 온디바이스 AI를 접목하고 있다. 검사와 조립, 물류, 안전제어 등에서 로봇이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작업 조건에 맞춰 판단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이다. AI 연산을 로봇이나 현장 장비에서 직접 수행하면 네트워크 지연을 줄이고 보안이 중요한 제조 데이터의 외부 전송도 최소화할 수 있다.
회사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온디바이스·피지컬 AI 플랫폼 솔루션을 공급한 사례도 공개했다. 해당 현장에서는 자율주행 플랫폼과 로봇팔을 결합한 AMMR이 차량 주변을 이동하며 조명과 도어핸들 등 감성품질 항목을 자동으로 검사한다. 작업자가 직접 차량 주변을 이동하며 수행하던 검사를 로봇이 맡아 검사 기준의 일관성과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다.
해외 사업에서는 북미 제조업을 주요 시장으로 삼았다. 브릴스는 미국 미시간주에 약 6,434㎡ 규모의 현지 거점을 구축했으며 북미 지역 누적 수주액은 210억원이다. 자동차를 중심으로 확보한 고객 기반을 의료기기와 이차전지 등으로 확대하고 미국·멕시코와 유럽 시장에서 파트너십을 강화한다.
공모자금은 피지컬 AI와 온디바이스 AI 기술 고도화, AX 기반 솔루션 개발, 해외 영업망 및 생산·운영 인프라 확충에 사용된다. 송도 본사의 생산시설은 피지컬 AI 실증 거점으로 확충하고 대구 알파시티에는 AI로봇연구소 설립을 추진한다.
전진 대표는 “국내에서 검증한 로봇 모듈화 플랫폼을 현지 거점과 파트너십을 통해 세계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며 “코스닥 상장을 계기로 K-로봇 산업을 대표하는 글로벌 로봇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말했다.
브릴스가 상장 이후 입증해야 할 지점은 프로젝트가 늘어날수록 인력 투입도 함께 증가하는 로봇 SI 사업의 한계를 모듈 재사용으로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다. 186건의 지식재산권과 현장 데이터가 구축 기간 단축과 원가 개선, 반복 매출로 이어질 때 ‘레고형 플랫폼’은 기술 설명을 넘어 확장 가능한 사업모델로 평가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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