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설비나 장비를 보유하고 꾸준히 대금을 받고 있어도 금융기관이 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계약서와 재무제표 중심의 심사에서는 자산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대금이 정상적으로 수납되는지, 동일 자산이 다른 금융에 활용됐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계약과 자산, 현금흐름 데이터를 금융 언어로 전환하면 기업의 실질적인 상환 능력을 보다 구체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프리핀스가 이 구조를 기반으로 실물 자산 금융 인프라를 구축하며 산업은행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에 합류했다.
실물 자산 기반 금융 인프라 기업 프리핀스는 한국산업은행이 주관하고 씨엔티테크가 운영하는 ‘KDB NextONE’ 13기에 최종 선정됐다. 이번 기수에는 총 236개 기업이 지원했다.
프리핀스, KDB NextONE 13기 선정 (자료 제공: 프리핀스)
KDB NextONE은 한국산업은행이 혁신성장 분야 스타트업의 투자유치와 사업 연계,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13기 모집 공고에 따르면 창업 7년 이내 법인을 대상으로 비즈니스 모델의 경쟁력과 시장성, 창업팀의 역량 등을 평가했다.
프리핀스는 기업의 자산과 계약, 현금흐름을 데이터로 검증하고 금융기관의 심사와 자금 공급에 연결하는 ‘ABFI(Asset Based Finance Infrastructure)’를 운영한다. 자산을 보유하거나 이를 활용해 매출을 내는 기업이 운영 데이터를 근거로 자금 조달 기회를 확보하도록 지원하는 구조다.
기존 서류 심사에서는 제출한 계약서와 장부가 실제 운영 상태와 일치하는지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동일한 자산을 여러 금융계약에 활용하는 이중 담보나 허위 계약도 심사 단계에서 찾아내기 어렵다. 프리핀스는 기업의 시스템에서 생성되는 자산과 계약, 수납 데이터를 수집해 이러한 정보 비대칭을 줄인다.
회사가 제시한 연간 3200억원의 잠재 금융사고 규모는 한국렌탈협회와 금융보안원 자료를 바탕으로 프리핀스가 산출한 추정치다. 실물 자산 금융 시장 규모 역시 기관별 통계와 전망을 재구성한 회사 추산으로, 렌탈 시장은 약 100조원, 리스·할부금융·매출채권 등을 포함한 전체 시장은 약 1000조원으로 보고 있다.
운영 데이터를 심사·사후관리·자금 공급으로 연결
프리핀스의 ABFI는 운영 플랫폼 BMS와 리스크 관리 시스템 RMS, 자금 관리 시스템 FMS로 구성된다. 세 시스템은 기업의 운영 데이터를 수집하는 단계부터 금융 심사와 사후관리, 자금 집행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한다.
BMS는 계약과 자산, 수납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는 운영 플랫폼으로,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금융 대상이 되는 자산의 존재와 계약 상태를 확인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결제 데이터를 축적한다.
RMS는 BMS에서 확보한 운영 정보를 금융 심사에 사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전환한다. 자산의 상태와 수납 이력, 계약 수행 여부 등을 분석해 대출 심사부터 자금 공급 이후의 위험 관리까지 지원한다.
FMS는 검증을 마친 자산을 펀드에 편입하고 필요한 시점에 자금을 공급·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운영 데이터에서 확인된 자산과 현금흐름을 심사 자료로 활용하고 실제 금융 실행으로 연결하는 마지막 단계다.
프리핀스는 반복적인 결제와 자산 운영 기록을 확보하기 쉬운 렌탈 시장에서 먼저 인프라를 검증했다. 회사 집계 기준 라이선스 취득 이후 누적 대출 승인액은 400억원이며 현재까지 부실률 0%를 기록했다. 약 800억원 규모의 추가 심사가 진행 중이며 고객사는 147개 이상, 금융사와 벤처캐피털 등 파트너는 10여 곳이다.
회사는 렌탈에서 검증한 구조를 리스와 할부금융, 매출채권, 팩토링, 산업 설비 등으로 확대한다. 각 분야는 자산의 가치 평가와 계약 방식, 현금흐름 주기가 다르기 때문에 BMS에 수집되는 데이터를 분야별 심사 기준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프리핀스는 향후 5개월 동안 KDB NextONE의 투자유치 및 사업 연계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산업은행의 KDB NextRound와 NextRise, 해외 벤처 네트워크를 활용해 후속 투자자와 사업 파트너를 발굴하고 해외 시장에서 ABFI 구조의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다.
KDB NextONE 공식 프로그램은 기업 진단과 현직 VC 멘토링, KDB NextRound 연계 IR, 해외 진출 컨설팅과 로드쇼 등을 제공한다. 2026년 상반기 기준 서울·부산·광주 프로그램 참여기업의 후속 투자유치 실적은 105개사, 1354억원이다.
신상용 프리핀스 대표는 “렌탈 시장에서 검증한 ABFI 인프라를 리스와 매출채권, 산업 설비 등 실물 자산 전반으로 확장하겠다”며 “기업이 자금 운용의 제약 없이 보유 자산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금융 인프라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프리핀스가 해결하려는 문제는 자금이 필요한 기업과 위험을 확인해야 하는 금융기관 사이의 데이터 단절이다. 누적 승인액 400억원에서 기록한 부실률 0%가 더 많은 고객과 서로 다른 자산군에서도 유지되고, 운영 데이터가 심사 시간과 사고 비용을 실제로 줄일 때 ABFI는 개별 금융상품을 넘어 실물 경제의 공통 인프라로 평가받을 수 있다.
The post 계약서 대신 ‘자산이 움직인 기록’ 본다…프리핀스, KDB NextONE 13기 선정 appeared first on 벤처스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