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기업의 실적 안정성은 특정 제품의 호황보다 여러 사업부가 함께 성장하는지에서 드러난다. 기존 생산설비와 고객망을 유지하면서 보유 기술을 새로운 산업에 적용할 수 있는지도 다음 성장의 기준이다. 합성피혁과 부직포, 모자를 주력으로 하는 디케이앤디가 전 사업부의 매출 증가를 바탕으로 역대 상반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축적한 합성피혁 기술의 다음 적용처로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외부를 감싸는 ‘로봇 스킨’을 선택했다.
디케이앤디 로고 (자료 제공: 디케이앤디)
디케이앤디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 877억원, 영업이익 73억원, 당기순이익 69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상반기 최대 규모다. 합성피혁과 부직포, 상품유통, 모자 등 모든 사업부의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했다.
주력인 합성피혁 사업은 의류용 소재를 중심으로 적용 분야와 수요처를 확장했다. 회사에 따르면 BOSE와 몽클레르 등 글로벌 브랜드에 소재를 공급하고 있으며 군납 등 신규 수요처도 확보했다.
모자 사업은 글로벌 브랜드를 대상으로 한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과 제조업자개발생산(ODM)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타미 힐피거와 랄프로렌, 칼하트 등과 협업하며 글로벌 모자 시장에서 고객 기반을 유지하고 있다.
부직포 사업은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이 함께 나타나면서 상반기 영업이익 확대에 기여했다. 디케이앤디는 베트남 생산법인 DK VINA를 중심으로 신발용 부직포를 비롯한 고부가 제품의 생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상품유통 부문도 매출이 증가하며 전체 외형 성장에 힘을 보탰다.
의류·신발 소재 기술을 휴머노이드 외장재로
디케이앤디는 기존 소재 사업에서 확보한 기술과 생산 경험을 활용해 ‘로봇 스킨’을 중장기 신사업으로 육성한다. 로봇 스킨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외부를 감싸는 소재로 사람의 피부와 유사한 촉감과 유연성, 반복적인 움직임에 견디는 내구성이 요구된다.
회사는 합성피혁을 개발하고 양산하면서 축적한 소재 설계와 표면 처리, 생산 기술을 로봇용 외장재에 적용할 방침이다. 연구개발을 거쳐 차세대 로봇용 소재를 확보하고 글로벌 휴머노이드 로봇 공급망 진입을 추진한다.
로봇 스킨은 기존 합성피혁 설비와 소재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케이앤디의 사업 구조와 맞닿아 있다. 의류와 신발, 생활용품 중심이던 합성피혁 수요가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확장되면 기존 제조 역량을 새로운 고부가 시장에 적용할 수 있다.
최민석 디케이앤디 대표이사는 “기존 합성피혁과 모자, 부직포, 상품유통 등 전 사업부가 고른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상반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지속해서 강화하면서 로봇 스킨 등 미래 성장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상반기 최대 실적은 특정 사업의 일시적인 성과보다 네 개 사업부가 동시에 성장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현 단계에서 로봇 스킨은 당장 실적을 만드는 사업보다 합성피혁 기술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는 중장기 선택이다. 촉감과 유연성뿐 아니라 반복 구동에 견디는 내구성과 양산성, 로봇 제조사의 공급망 검증을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는지가 소재 기업에서 휴머노이드 부품사로 전환하는 기준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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