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월드 재출시가 다시 추진되는 가운데 약 170억 건에 달하는 이용자 데이터의 보존 상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김호광 전 싸이월드제트 대표는 싸이월드 서버가 보관된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직접 찾아 일부 서버가 랙에서 분리된 상태로 보관돼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데이터 복원에 앞서 서버 상태부터 점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 LG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방문해 싸이월드 서버의 보관 현황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앞서 기자회견을 연 김 전 대표는 이후 일부 취재진과 함께 현장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시그마체인이 싸이월드의 지식재산권(IP) 라이선스를 확보하고 오는 10월 베타 버전 공개를 목표로 기존 사진과 게시물 등 약 170억 건의 데이터 복원을 추진한다고 밝힌 가운데 나온 문제 제기다.
김호광 전 싸이월드제트 대표가 지난 10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싸이월드 재출시와 데이터 보존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부 서버 랙에서 분리…김호광 전 대표 “데이터 보존 상태 확인해야”
김 전 대표 측에 따르면 현장 확인 당시 일부 서버 랙에는 전력이 공급되고 있었지만 일부 서버는 랙에서 분리된 상태로 보관돼 있었다. 서버 이용료 역시 장기간 미납된 상태라는 게 김 전 대표 측 주장이다.
김 전 대표 측은 IDC 관계자와 나눈 문답 내용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시그마체인 측이 기존 IDC 계약을 변경하거나 서버와 관련한 별도 협의를 진행한 사실을 확인하지 못했으며, 미납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서버에 대한 기술 실사도 진행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는 김 전 대표 측이 공개한 현장 확인 내용을 토대로 한 것으로, IDC나 시그마체인이 공식적으로 확인한 내용과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김 전 대표가 문제 삼은 것은 서버의 물리적인 보관 상태를 넘어 실제 데이터 복원 가능성이다. 그는 SSD 기반 저장장치의 경우 장기간 전원이 공급되지 않으면 보관 환경이나 장치 상태에 따라 데이터 보존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며, 서비스 재출시 계획보다 현재 서버와 데이터 상태를 확인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전 대표는 “싸이월드 이용자들의 데이터가 안전하게 보존될 수 있도록 서버 상태를 우선 점검하고 복원 작업에 나서야 한다”며 시그마체인 측에 데이터 보존을 위한 조치를 요구했다.
10월 재출시 추진하는 싸이월드…170억 건 데이터 복원이 핵심
싸이월드는 2000년대 국내 대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성장해 한때 가입자 3200만 명을 확보했지만 모바일 환경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쇠퇴했다. 2019년 서비스가 중단된 이후에도 사업 주체가 여러 차례 바뀌며 재출시가 추진됐다.
2021년에는 싸이월드제트가 사업권을 인수해 서비스를 다시 열었지만 자금난 등을 겪으며 2023년 서비스가 중단됐다. 이후 2024년 싸이컴즈가 사업을 넘겨받아 재출시를 추진했고, 최근에는 시그마체인이 싸이월드 관련 지식재산권 라이선스를 확보하면서 다시 한번 서비스 재개 계획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시그마체인이 내세운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가 기존 이용자 데이터 복원이다. 과거 싸이월드에 저장된 사진과 게시물 등 약 170억 건의 데이터를 최대한 복원해 오는 10월 베타 버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그만큼 실제 서버에 남아 있는 데이터의 상태와 복원 가능성은 향후 서비스 재개의 중요한 전제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
김 전 대표의 이번 문제 제기도 이 지점을 겨냥한다. 싸이월드의 이름과 서비스가 다시 등장하는 것보다 이용자들이 남긴 데이터가 현재 어떤 상태로 보존돼 있고 실제 어느 정도까지 복원할 수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업권 둘러싼 갈등도 계속…법적 절차로 번진 싸이월드 재출시
싸이월드 재출시를 둘러싼 갈등은 데이터 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김 전 대표는 최근 시그마체인의 싸이월드 관련 사업 추진 과정과 미상장 가상자산 ‘라이젠(Rysen)’을 둘러싼 의혹 등을 잇달아 제기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싸이월드 브랜드가 미상장 가상자산 투자자를 모집하는 과정에 활용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관련 자료를 관계기관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 제시한 자료가 시그마체인의 공식 자료인지 제3자가 작성한 것인지는 단정하지 않았다.
시그마체인 측은 싸이월드 관련 권리를 적법한 절차를 거쳐 확보했다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어 양측의 주장은 엇갈리고 있다. 김 전 대표 측의 문제 제기 가운데 수사기관이나 관계기관에 접수된 사안은 향후 법적 절차를 통해 사실관계가 가려질 전망이다.
싸이월드는 서비스가 멈춘 뒤에도 여러 사업자를 거치며 수차례 재출시가 추진됐다. 이번에는 약 170억 건에 달하는 이용자 데이터를 얼마나 복원할 수 있느냐가 재출시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김 전 대표가 제기한 서버 관리 문제 역시 결국 이 데이터가 현재 어떤 상태로 남아 있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모인다. 서비스 재개 계획과 별개로 서버의 보존 상태와 실제 복원 가능성을 확인하는 과정이 먼저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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