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기업의 경쟁력은 기술 시연보다 고객의 업무 예산을 실제 매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내부 데이터와 업무 시스템을 연결하는 구축 역량이 필요하고 도입 이후 운영과 유지관리까지 이어져야 안정적인 수익을 만들 수 있다. 기존 검색·챗봇 사업을 보유한 기업에는 축적한 고객과 기술을 새로운 제품군으로 전환하는 속도도 중요하다. 와이즈넛의 상반기 실적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전체 매출의 42%를 차지하며 주력 사업으로 이동한 흐름이 확인됐다.
도메인 특화 AI 에이전트 기업 와이즈넛은 2026년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 146억 50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증가한 규모다.
와이즈넛이 상반기 연결매출 146.5억원을 기록했다. (자료 제공: 와이즈넛)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5억 9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32억원보다 50.3% 줄었다. 당기순손실도 20억원에서 5억1000만원으로 감소해 적자 폭이 74.3% 축소됐다.
2분기만 보면 매출 74억 3000만원, 영업손실 1억 6500만원, 당기순이익 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률은 약 2.2%로 낮아져 분기 영업손익분기점에 가까워졌지만 영업이익 흑자 전환에는 이르지 못했다.
상반기 외형 성장을 이끈 사업은 AI 에이전트다. 해당 부문 매출은 지난해 상반기 9억 6000만원에서 올해 61억 5000만원으로 539%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1%에서 42.0%로 34.9%포인트 상승했다.
앞서 와이즈넛은 1분기 AI 에이전트 매출 31억 3000만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실적에서 이를 제외하면 2분기 매출은 약 30억 2000만원으로 계산된다. 2분기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약 40.6%로, AI 에이전트가 두 분기 연속 30억원대 매출과 40% 이상의 비중을 유지한 셈이다.
다만 539%라는 높은 성장률에는 지난해 상반기 매출이 9억 6000만원에 불과했던 기저효과가 반영돼 있다. 신규 수주와 함께 기존 검색·챗봇 사업을 생성형 AI 에이전트 영역으로 전환하고 사업 분류를 재편한 영향도 포함됐다. 향후 성장의 질은 신규 고객 매출과 기존 고객의 추가 도입, 유지관리·라이선스 등 반복 수익이 얼마나 늘어나는지로 판단할 수 있다.
수익성 개선 역시 AI 에이전트 매출 증가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판매비와관리비 절감, 지난해 상반기에 반영된 코스닥 상장 관련 일회성 비용의 기저효과가 함께 작용했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비용 절감 효과 없이 영업손실을 줄일 수 있는지가 실질적인 사업 전환의 성과를 가늠할 기준이다.
매출 전환을 반복 수익으로 연결해야
와이즈넛은 기존 검색과 챗봇 사업에서 축적한 자연어처리 기술, 공공·기업 고객 기반, 산업별 시스템 구축 경험을 AI 에이전트 사업에 활용하고 있다. 고객이 보유한 내부 문서와 데이터베이스, 업무 절차를 연결해 특정 산업과 조직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도메인 특화형 제품에 초점을 맞춘다.
회사의 AI 에이전트 플랫폼 ‘WISE Agent Sphere’는 에이전트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WISE LLOA’, 검색증강생성(RAG) 기반 솔루션 ‘WISE iRAG’, 에이전트 제작·운영 도구 ‘WISE Agent Labs’로 구성된다.
WISE LLOA는 기업과 기관의 업무 지식을 반영해 답변 정확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WISE iRAG는 내부 자료에서 질문과 관련된 근거를 검색해 생성형 AI의 답변에 연결하며 WISE Agent Labs는 여러 LLM과 RAG,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MCP)을 연동해 에이전트를 설계하고 배포·평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제품 구성은 개별 고객마다 처음부터 시스템을 개발하는 비용을 줄이기 위한 전략이다. 공통 플랫폼 위에 기관별 데이터와 업무 절차를 결합하면 구축 기간을 단축하고 기존 고객에게 다른 업무용 에이전트를 추가 공급할 수 있다. 구축형 프로젝트를 제품과 라이선스, 유지관리 매출로 연결할수록 수익성도 개선될 가능성이 커진다.
공공기관과 기업의 AI 전환(AX) 수요도 단순 질의응답에서 실제 업무 수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내부 규정 검색과 보고서 작성, 민원 처리, 데이터 분석처럼 반복 업무를 에이전트에 연결하려면 정확한 근거 제시와 접근 권한 관리, 기존 시스템 연동, 운영 안정성이 함께 확보돼야 한다. 와이즈넛은 장기간 공공·기업 시장에서 축적한 구축 경험을 이 영역의 진입 기반으로 활용한다.
강용성 와이즈넛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는 AI 에이전트가 검토와 검증의 단계를 지나 공공과 기업 현장에서 실제 매출로 전환되는 변곡점을 만들었다”며 “하반기에는 도메인 특화 AI 에이전트 사업의 외형 확대와 수익성을 함께 성과로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상반기 실적은 와이즈넛의 매출 중심이 검색과 챗봇에서 AI 에이전트로 이동하기 시작했다는 점을 수치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다음 단계는 40%대 매출 비중을 유지하면서 2분기 1억 6500만원까지 줄인 영업손실을 흑자로 전환하는 일이다. 신규 구축 매출이 라이선스와 유지관리, 추가 에이전트 도입으로 이어진다면 와이즈넛의 사업구조 재편도 일시적인 분류 변화에서 반복 수익을 갖춘 전환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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