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음악을 발견한 사람이 화장품을 사고, 먹방을 본 이용자가 한국 음식을 찾고, 콘텐츠 속 장소에 관심을 가진 사람이 실제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K-컬처의 글로벌 확산이 콘텐츠의 조회수와 화제성을 넘어 제품 구매와 관광 등 실제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 틱톡은 이 과정에서 숏폼 콘텐츠의 ‘발견’과 이용자의 ‘참여’가 새로운 소비를 만들어내는 연결고리에 주목했다.
26일 서울 엘리에나 호텔에서 열린 ‘K-컬처 온 틱톡(K-Culture on TikTok)’ 기자간담회에서는 이 같은 K-컬처의 경제적 효과가 구체적인 숫자로 공개됐다. 틱톡은 글로벌 컨설팅 기업 커니(Kearney)와 공동 연구한 ‘K-컬처 온 틱톡: 글로벌 경제효과를 견인하다’ 보고서를 공개하고 틱톡에서 형성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실제 소비와 국내 생산·고용으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를 분석했다. 조사는 미국과 영국,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멕시코, 브라질, 프랑스,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10개국 16~49세 소비자 33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K-팝과 K-미디어/IP, K-뷰티, K-푸드, K-패션, K-관광 등 6개 분야를 분석했다.
‘K-컬처 온 틱톡’ 기자간담회에 앞서 정재훈 틱톡코리아 운영 총괄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틱톡코리아)
정재훈 틱톡코리아 운영 총괄은 이날 한국 시장을 새로운 트렌드와 문화를 만들어내는 ‘웨이브 메이커(Wave Maker)’이면서 동시에 만들어진 흐름을 전 세계로 확산시키는 ‘앰플리파이어(Amplifier)’ 역량을 함께 갖춘 시장으로 평가했다. 지난 4월 한국 콘텐츠 생태계에 50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도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확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틱톡에서 자신의 일상과 관심사를 나누고 있고 그 안에서 한국 문화도 매일 새롭게 발견되고 있다”며 “한국의 음악과 음식, 화장품, 거리의 풍경까지 누군가의 피드에서 우연히 만나 한국 제품에 관심을 갖고 한국 문화를 따라 하거나 한국을 방문하는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크리에이터 생태계의 변화도 수치로 소개했다. 틱톡은 지난 4월부터 국내 크리에이터 리워드 프로그램의 보상 규모를 기존 대비 두 배로 확대했다. 정 총괄에 따르면 이후 1분 이상 콘텐츠는 7만5000개에서 14만4000개로 증가했고 월간 활동 크리에이터도 140만명에서 148만명으로 8만명 늘었다. 이정재, 신동엽, 이동욱, 안효섭 등 기존 플랫폼에서 활동해온 인물들도 새롭게 틱톡에 합류하며 콘텐츠의 폭도 넓어졌다.
발견 88.7%에서 실제 지출 55.7%까지…K-컬처 소비 여정 바꾼 숏폼
커니가 주목한 것은 이 같은 콘텐츠의 증가가 실제 경제적 가치로 연결되는 과정이다. 조형진 커니코리아 전략그룹 대표는 그동안 K-컬처의 영향력이 인기와 화제성으로 주로 설명됐다면 이번 연구에서는 글로벌 소비자의 행동 패턴을 통해 콘텐츠에서 시작된 관심이 소비와 생산, 고용까지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커니의 조형진 대표가 K-컬처 온 틱톡 글로벌 경제효과를 견인하다 리포트의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 틱톡코리아)
보고서는 K-컬처의 확산을 네 단계로 구분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방송과 DVD를 중심으로 K-드라마가 확산됐던 ‘K-컬처 1.0’, SNS와 온라인 팬덤을 중심으로 K-팝 등이 퍼진 ‘2.0’, OTT와 스트리밍을 통해 일반 소비자까지 범위가 확대된 ‘3.0’을 거쳐 현재는 숏폼과 UGC를 중심으로 관련 제품·서비스·관광까지 소비가 이동하는 ‘K-컬처 4.0’에 접어든 것으로 봤다.
현장에서 공개된 수치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확인됐다. 응답자의 88.7%는 틱톡이 K-컬처를 새롭게 발견하도록 돕는다고 답했고, 69.5%는 K-컬처에 대한 관심과 선호를 높인다고 응답했다. 공유와 챌린지, 크리에이터 콘텐츠 등을 통한 참여형 확산에 기여한다는 응답은 64.4%, 소비 행동 가능성을 높인다는 응답은 61.4%였다. 틱톡에서 K-컬처 콘텐츠를 접한 뒤 실제 관련 지출이 발생했다는 응답도 55.7%에 달했다.
콘텐츠를 발견하는 데서 시작한 경험이 참여를 거쳐 실제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K-뷰티 리뷰를 본 뒤 제품을 검색하고, K-푸드 콘텐츠를 따라 만들거나 한국 여행 콘텐츠를 저장·공유하는 행동은 다시 새로운 노출을 만들어낸다. 이용자가 콘텐츠의 소비자에 그치지 않고 직접 재생산과 확산에 참여하면서 발견과 관심, 참여, 소비가 다시 새로운 콘텐츠와 노출로 이어지는 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10.75조원의 소비가 26.72조원 생산으로…K-컬처의 ‘경제적 번역’
관심이 실제 지출로 이동하면서 경제적 규모도 커진다. 커니가 추산한 2026년 틱톡 기여 K-컬처 소비액은 10조7500억원이다. 현재 소비자의 지출 확대와 K-컬처 비소비자의 신규 소비, 신규 틱톡 이용자의 소비 전환 등을 감안하면 2030년에는 13조92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봤다. 2026년보다 29% 증가한 규모로 추가 지출 잠재력만 3조1700억원에 이른다.
해외에서 발생한 K-컬처 소비가 한국 기업과 산업에 얼마나 돌아오는지도 살펴봤다. 2030년 틱톡이 기여한 K-컬처 소비 가운데 한국에 귀속되는 지출을 토대로 국내 생산유발효과는 약 26조7200억원, 고용유발효과는 11만8865명으로 예상했다. 콘텐츠를 통해 만들어진 해외 소비가 국내 생산과 일자리로 이어지는 경제적 파급효과까지 숫자로 환산한 것이다.
산업별로는 K-뷰티의 직접 경제효과가 2030년 3조2700억원으로 가장 크다. 생산유발효과에서는 K-푸드가 6조2800억원으로 가장 앞섰고, K-관광은 2026년보다 44% 성장해 3만384명의 고용을 뒷받침할 것으로 나타났다. K-컬처라는 하나의 흐름 안에서도 뷰티는 소비, 푸드는 생산, 관광은 고용에서 상대적으로 큰 파급력을 갖는다는 차이가 드러난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이 2026년과 2030년 모두 틱톡 기여 직접 경제효과가 가장 큰 시장으로 꼽혔다. 2030년에는 2조16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 속도에서는 브라질이 두드러졌다. 2026년부터 2030년까지 62.9% 증가하며 조사 대상국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인도네시아는 같은 기간 약 7489억원 늘어나 절대 증가액이 가장 큰 시장으로 나타났다.
이날 발표는 결국 K-컬처가 ‘얼마나 많이 알려졌는가’ 이후의 단계를 다뤘다. 글로벌 이용자가 한국 콘텐츠를 발견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화장품을 사고, 음식을 소비하고, 한국을 방문하는 행동으로 이어져야 경제적 가치도 커진다. 여기에 해외에서 발생한 소비가 한국 브랜드와 콘텐츠 IP, 생산과 고용으로 얼마나 돌아오는지도 K-컬처의 경제적 영향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조 대표는 “그동안 K-컬처의 영향력은 주로 인기와 화제성 측면에서 논의돼 왔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글로벌 소비자 행동 데이터와 경제효과 분석을 통해 실제 산업과 경제에 창출하는 가치를 정량적으로 살펴봤다”며 “디지털 플랫폼에서 형성된 관심과 참여가 소비 지출로 이어지고 다시 국내 생산과 고용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커니의 정태환 파트너가 K-컬처 온 틱톡 글로벌 경제효과를 견인하다 리포트의 주요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 틱톡코리아)
정재훈 총괄은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는 것과 함께 그 영향력이 국내 산업의 성장으로 돌아오는 구조에도 주목했다. 틱톡은 시장의 외형을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크리에이터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한국 콘텐츠에서 시작된 관심이 제품과 서비스, 관광 등 다른 산업의 소비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들어간다는 방침이다.
결국 K-컬처의 다음 성적표는 조회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워졌다. 누군가의 피드에 등장한 한국의 음악과 음식, 화장품과 여행지가 ‘좋아요’를 넘어 검색과 구매, 방문으로 이어지고 그 소비가 다시 한국의 기업과 일자리로 돌아오는가. 틱톡과 커니가 이번 보고서를 통해 숫자로 확인한 것은 콘텐츠의 인기 이후에 만들어지는 이러한 경제적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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