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가동된 제조 설비의 문제는 장비 노후화뿐 아니라 제어 코드의 누적에서도 발생한다. 공정 변경과 신제품 대응이 반복되면 생산 설비를 움직이는 제어기(PLC)에 과거 코드와 중복된 명령이 쌓여 제한된 메모리를 차지한다. 이를 정리하기 위해 라인을 멈추거나 설비를 교체하면 생산 손실과 추가 비용이 뒤따른다. 마키나락스와 삼성디스플레이가 LLM으로 PLC 코드를 분석해 공장 가동 중단 없이 메모리 여력을 확보하는 기술 개발에 협력한다. 상반기 개념검증(PoC)에서 효과를 확인했으며 연말까지 베트남 공장의 실제 양산라인에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피지컬 AI 기업 마키나락스는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공장의 설비 제어를 최적화하기 위한 AI 솔루션 적용을 추진한다.
마키나락스가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공장 양산 라인에 AI 기반 설비 제어 최적화 기술 개발 협력에 나선다. (자료 제공: 마키나락스)
PLC는 사전에 입력된 제어 코드에 따라 제조 설비의 동작과 공정 순서를 관리하는 소형 컴퓨터다. 생산 품목과 공정이 변경될 때마다 새로운 명령이 추가되면서 오래된 생산라인에는 현재 사용하지 않는 코드와 중복 명령이 함께 남을 수 있다.
PLC 메모리는 용량이 제한돼 있어 누적된 코드가 많아질수록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공간이 줄어든다. 기존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어기를 교체하거나 라인 구성을 변경해야 해 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수십 년 쌓인 제어 코드, LLM이 분석해 필요한 명령만 남겨
마키나락스는 LLM을 활용해 PLC에 저장된 전체 제어 코드를 분석한다. 과거 공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코드와 중복·미사용 명령을 자동으로 선별해 현재 생산에 필요한 코드와 정리 가능한 영역을 구분하는 방식이다.
핵심은 기존 설비를 교체하거나 공장 가동을 중단하지 않고 PLC의 메모리 여력을 확보하는 데 있다. 확보한 자원은 공정 변경과 신규 기능 도입 등 향후 설비 고도화에 활용할 수 있다.
마키나락스는 올해 상반기 삼성디스플레이 베트남 공장의 실제 생산라인을 대상으로 PoC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LLM 기반 코드 분석의 정확도와 PLC 자원 절감 효과를 확인했으며, 이를 토대로 연말까지 실제 양산라인에 솔루션을 적용한다.
양산라인 적용은 높은 안정성이 요구되는 제조 환경에서 AI가 설비 운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단계다. 연구 환경에서의 기술 검증을 넘어 생산 중인 설비에 적용해 운영 안정성과 현장 효율을 함께 확인한다.
마키나락스는 이번 협력을 계기로 삼성디스플레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적용할 수 있는 추가 AI 과제도 발굴한다. 제어 코드 최적화를 시작으로 설비와 공정 데이터를 활용한 생산성 개선 영역으로 협력 범위를 확장한다.
마키나락스는 2017년 설립돼 서울과 도쿄에 거점을 둔 산업 특화 AI 기업이다. 약 170명의 구성원 가운데 70%가 AI·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제조와 국방 등 높은 안정성이 필요한 산업 현장을 대상으로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윤성호 마키나락스 대표는 “완벽한 안정성이 요구되는 첨단 제조 현장에서 PoC를 넘어 실제 양산라인 적용을 추진하게 된 것은 기술의 완성도와 신뢰성을 확인한 과정”이라며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만드는 피지컬 AI를 통해 글로벌 제조기업의 생산성 혁신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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