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층 사이 기둥으로 이산화탄소 잡는다…카볼루션, 스크러버·DAC 공략

층 사이 기둥으로 이산화탄소 잡는다…카볼루션, 스크러버·DAC 공략

기후테크 스타트업 카볼루션이 무기물 층 사이에 유기물 기둥을 배치한 이산화탄소 흡착소재 ‘SPOIC’을 개발하고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의 공인시험으로 성능을 확인했다. 카볼루션은 소재의 구조와 성분을 포집 대상에 맞게 조정해 반도체 불소계 가스용 건식 스크러버에 적용하고, ... The post 층 사이 기둥으로 이산화탄소 잡는다…카볼루션, 스크러버·DAC 공략 appeared first on 벤처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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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 포집 소재를 산업 현장에 적용하려면 높은 흡착량과 함께 낮은 재생 온도, 고온·고압과 습도에 대한 안정성, 제조비용을 함께 해결해야 한다. 넓은 내부 표면적을 지닌 금속유기골격체(MOF)는 차세대 흡착소재로 주목받았지만 상용화 과정에서는 생산단가와 내구성이 과제로 남아 있다. 기후테크 스타트업 카볼루션은 무기물 층 사이에 유기물 기둥을 배치한 새로운 구조의 흡착소재 ‘SPOIC’을 개발해 다른 접근법을 제시했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의 공인시험으로 이산화탄소 흡착 성능을 확인한 뒤 반도체 공정용 건식 스크러버와 직접공기포집(DAC)으로 사업화를 추진한다.

카볼루션은 고체물리학자인 임지순 울산대학교 석좌교수와 SK이노베이션 엔지니어링본부장 출신 김경원 대표가 공동으로 이끌고 있다. 임 대표가 소재의 구조 설계와 원천기술 개발을 주도하고, 김 대표가 산업 현장 적용과 사업화를 담당한다. 계산과학에서 출발한 소재 설계를 실제 포집 장비와 사업모델로 연결하는 구조다.

임지순 카볼루션 공동대표 겸 울산대학교 석좌교수가 온실가스 포집 소재와 인공지능 활용 가능성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 카볼루션)
SPOIC은 ‘저밀도 기둥 구조의 유·무기 하이브리드 화합물’이다. 금속과 유기물이 골격을 이루는 MOF와 달리 무기물 기반의 층과 층 사이에 유기물 기둥을 일정한 간격으로 배치한다. 기둥 사이에 형성된 공간으로 가스 분자가 들어가 내부 표면에 흡착되는 방식이다.

층상 구조는 흡착 공간을 확보하면서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내구성을 갖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카볼루션은 SPOIC이 고온·고압과 수분이 존재하는 조건에서도 구조적 안정성을 유지하고, 알루미늄과 아연 등 비교적 저렴한 범용 원료를 사용해 상온·상압에서 제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처리하려는 가스에 따라 구조와 성분을 바꿀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이산화탄소 흡착에서 확인한 구조를 바탕으로 반도체 제조 공정에서 배출되는 특정 불소계 가스에 맞춰 소재의 선택성을 조정할 수 있다. 하나의 물질을 여러 가스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방식보다 포집 대상에 맞는 구조를 설계하는 소재 플랫폼에 가깝다.

카볼루션에 따르면 KTL 공인시험에서 확인한 SPOIC의 이산화탄소 흡착 성능은 오마르 야기 미국 UC버클리 교수의 기존 연구 수치를 웃돌았다. 야기 교수는 금속유기골격체 개발에 기여한 공로로 2025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SPOIC의 구조 설계에는 임 대표가 축적한 고체물리학과 계산과학 연구가 활용됐다. 슈퍼컴퓨터로 가스 분자와 결합할 가능성이 높은 소재 구조를 탐색한 뒤 실제 물질을 합성하고 흡착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포집 대상에 적합한 후보 물질을 먼저 계산해 소재 탐색과 실험의 범위를 좁힐 수 있다.

임 대표는 한국 물리학자 최초로 미국과학학술원 외국인 종신회원에 선정됐으며 국가최고과학기술인상과 포스코청암상, 삼성호암상 등을 수상했다. 지난 9일에는 18개국 약 500명이 참여한 제37차 전산물리학 국제학회 서울총회(CCP2026) 개막 기조강연에서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온실가스 포집 소재 설계와 인공지능의 역할을 소개했다.

‘소각·폐기’에서 ‘포집·회수’로…반도체 스크러버부터 DAC까지
카볼루션이 SPOIC의 첫 적용처로 선택한 분야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불소계 가스 처리 시장이다. 지구온난화지수가 높은 불소계 가스는 공정에서 배출되기 전에 스크러버를 거쳐 처리된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방식은 천연가스나 전기를 이용해 가스를 연소·분해하는 구조다. 처리 과정에서 에너지가 소모되고 이산화탄소와 질소산화물, 폐수 등 2차 오염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

카볼루션은 SPOIC의 선택적 흡착 특성을 이용해 불소계 가스를 분리하는 건식 스크러버를 개발하고 있다. 가스를 태워 분해하는 대신 필요한 성분을 소재에 흡착한 뒤 분리·회수하는 방식이다. 회수한 가스를 재활용하면 처리 과정의 에너지 사용과 2차 오염물질을 줄이는 동시에 반도체 공정의 자원 순환성도 높일 수 있다.

반도체 스크러버는 SPOIC의 성능과 내구성, 반복 사용 가능성을 산업 현장에서 확인하는 첫 사업화 단계다. 이 과정에서 소재의 양산성과 장비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 뒤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직접 제거하는 DAC로 기술을 확장한다.

DAC는 대기 중에 낮은 농도로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야 해 흡착 성능뿐 아니라 소재를 재사용할 때 필요한 에너지가 경제성을 좌우한다. 카볼루션은 SPOIC을 적용한 저에너지 포집 모듈을 개발하고, 100도 이하의 열로 소재를 재생해 포집비용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회수한 이산화탄소의 활용 방안도 사업모델에 포함된다.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수소와 결합해 친환경 합성연료인 이퓨얼(e-Fuel)로 전환하고, 배출된 탄소를 다시 원료로 사용하는 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소재 개발에서 반도체 실증, DAC 사업으로 이어지는 로드맵에는 정부 지원과 민간 투자가 함께 투입된다. 카볼루션은 지난 7일 중소벤처기업부의 팁스(TIPS) 일반트랙에 선정됐으며, 지원 자금을 SPOIC의 성능·내구성 고도화와 양산체계 구축, 건식 스크러버 실증에 활용할 예정이다.

한국과학기술지주(KST)와 내비온파트너스도 공동투자와 사업화 지원에 참여했다. 카볼루션은 두 기관의 투자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반도체 공정에서 사업성을 먼저 검증한 뒤 DAC 모듈과 플랜트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임지순·김경원 카볼루션 공동대표는 “이번 팁스 선정은 SPOIC의 기술적 우수성과 사업모델의 시장성을 평가받은 결과”라며 “반도체 스크러버를 시작으로 글로벌 DAC 플랜트 시장에 진출해 산업 현장의 온실가스 처리 문제를 해결하고 2050 넷제로 달성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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