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와 2차전지 공장에서는 수백 대에서 수천 대의 물류로봇과 자동화 설비가 동시에 움직인다. 로봇 한 대가 멈추거나 특정 설비에 장애가 발생하면 뒤따르는 작업과 생산 일정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운영 인력이 수많은 장비의 상태와 작업 이력, 장애 데이터를 일일이 확인해 원인을 찾는 데에는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다. 다임리서치는 현장 관리자가 자연어로 질문하면 실제 공장 데이터를 분석해 답변하고 장애 원인과 대응 방안을 제시하는 제조·물류 AI 에이전트를 개발한다.
피지컬 AI 전문기업 다임리서치는 중소벤처기업부의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 가운데 인텔과 연계해 운영되는 AI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인지니어스(InGenius)’에 최종 선정됐다. 인지니어스는 AI 분야의 기술기업을 발굴해 인텔의 플랫폼과 기술을 활용한 제품 고도화와 해외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임리서치는 인텔의 AI 추론 최적화 기술을 적용해 제조·물류 현장에 특화된 AI 에이전트 ‘다비스(DARVIS)’를 개발한다.
다임리서치, AI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인지니어스’ 최종 선정 (자료 제공: 다임리서치)
다비스는 공장 외부의 클라우드로 데이터를 전송하지 않고 현장 내부에서 구동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설계된다. 생산설비와 로봇의 운영 데이터를 내부에 유지하면서 AI 분석 기능을 사용할 수 있어 데이터 보안이 중요한 제조기업의 요구에 대응한다.
다임리서치는 다비스 개발에 앞서 서로 다른 물류로봇을 하나의 시스템에서 관리하는 통합관제 솔루션 ‘xMS’를 구축했다. xMS는 제조 공정에 투입된 로봇의 위치와 상태, 작업 배정, 이동 경로, 가동 이력 등을 수집하고 여러 장비의 움직임을 통합 관리한다.
현재 xMS는 국내 30개 고객사의 50여 개 제조 공정에 적용되거나 실증을 진행했다. 다임리서치는 이 과정에서 로봇 상태와 작업 이력, 설비 가동 정보, 장애 기록 등 제조·물류 현장의 운영 데이터를 축적했다.
개별 로봇의 움직임만 제어하는 방식과 달리 공장 전체의 생산 흐름을 기준으로 경로와 작업, 운행 일정을 계산하는 것이 다임리서치 로봇 관제 기술의 특징이다. 반도체·2차전지처럼 다수의 로봇이 동시에 움직이는 환경에서 충돌과 대기시간, 작업 병목을 줄이는 데 활용된다.
로봇 상태 확인에서 생산 차질 예측까지
다비스는 xMS에 축적된 운영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현장 관리자의 판단을 지원한다. 관리자가 “현재 멈춰 있는 로봇은 몇 대인가”라고 질문하면 개별 장비의 상태를 조회해 답변하고, 정지한 로봇과 발생한 오류를 구분해 제시한다.
“특정 설비가 멈추면 생산라인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와 같은 질문에도 작업 흐름과 설비 데이터를 바탕으로 관련 공정과 예상되는 영향을 설명한다. 장애가 발생하면 운영 이력과 상태 정보를 분석해 원인 후보와 담당자가 확인해야 할 대응 방안을 제안한다.
관리자는 여러 화면과 로그를 각각 확인하는 대신 자연어 질의를 통해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다. 다임리서치는 반복적인 상태 점검과 장애 원인 분석 시간을 줄이고, 다수의 로봇과 설비가 연결된 현장에서 관리자가 우선 대응할 작업을 정하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향후에는 자체 제조·물류 디지털트윈 시뮬레이터 ‘xSIM’과 다비스를 연결한다. 현재와 과거의 운영 데이터를 설명하는 기능에서 나아가 생산량 변화나 설비 장애가 전체 공정에 미칠 영향을 가상환경에서 미리 분석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생산계획이 달라지거나 설비 한 대가 멈췄을 때 로봇의 이동과 작업 배정, 후속 공정의 처리량이 어떻게 변하는지 시뮬레이션한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대체 작업 경로와 설비 운영 방안까지 제시할 수 있도록 예측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다임리서치는 기존 고객사의 제조·물류 현장에서 다비스를 실증한 뒤 2027년 상반기 ‘다비스 1.0’을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이후 디지털트윈 기반 예측 기능을 단계적으로 추가하고 인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북미와 아시아 제조시장 진출을 추진한다.
다임리서치는 삼성전자와 LG전자, SK온, 포스코DX 등과 제조·물류 자동화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기존 통합관제와 디지털트윈 사업에서 확보한 현장 적용 경험을 다비스의 학습·검증 기반으로 활용한다.
다임리서치 관계자는 “로봇과 자동화 설비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사람이 모든 운영 데이터를 확인하고 판단하는 기존 방식에는 한계가 있다”며 “인텔의 AI 기술과 다임리서치가 축적한 제조·물류 데이터 및 로봇 관제 기술을 결합해 실제 제조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산업용 AI 에이전트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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