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식품 시장의 경쟁이 완제품에서 원료와 제조 공정으로 이동하고 있다. 같은 원물을 사용하더라도 영양 성분을 얼마나 유지하면서 생산 시간과 에너지,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지가 제품의 가격과 품질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식물성 식품소재 기업 휴밀은 공정을 대폭 단축한 자체 기술을 앞세워 CJ제일제당과 실제 제품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다.
휴밀(대표 김경환)은 CJ제일제당의 푸드테크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프론티어랩스(Frontier Labs) 6기’에 최종 선발됐다. 이번 기수에는 약 260개 스타트업이 지원했으며 휴밀을 포함한 4개 기업이 선정됐다.
식물성 식품소재 기업 휴밀이 CJ제일제당 ‘프론티어랩스 6기’에 선정됐다. (사진 제공: 휴밀)
프론티어랩스는 CJ제일제당과 스타트업이 기술과 사업모델의 실제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다. 선발 기업은 6개월간 CJ제일제당과 사업실증(PoC)을 진행하고 전문가 멘토링과 3년 단위 성장 로드맵 설계, 후속 투자 및 사업 협력 기회를 제공받는다. 6기부터 글로벌 시장을 고려한 PoC 협업으로 범위를 확대했으며 참여 기업들은 지난 7월 23일 첫 워크숍을 시작했다.
휴밀이 이번 PoC에서 검증할 핵심 기술은 ‘SSP(Super Short Process)’다. 콩과 귀리, 쌀, 미강 등 식물성 원물을 별도의 분리·정제 과정 없이 소재화하는 초단축 공정기술이다.
기존 습식 공정과 비교해 공정 단계와 제조 시간, 에너지 사용량을 각각 약 80% 줄이고 용수 사용량은 약 70%, 부산물 폐기물은 약 99% 절감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고온·장시간 가공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아크릴아마이드도 일반 공정 대비 약 59분의 1 수준으로 억제한다고 밝혔다.
콩·귀리·쌀도 하나의 설비로…‘공정 플랫폼’으로 확장
SSP의 특징은 특정 식품 하나를 생산하는 제조법보다 여러 식물성 원료에 적용할 수 있는 공정 플랫폼에 가깝다는 데 있다. 원물이 달라져도 동일한 설비에서 공정 파라미터를 조정해 새로운 소재를 생산할 수 있어 하나의 생산라인을 다양한 소재와 제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휴밀은 원물 종류와 목표 물성에 따른 공정 파라미터를 데이터베이스화하고 이를 특허와 영업비밀로 관리하고 있다. 경남 김해에는 자체 생산공장을 두고 소재 개발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이어지는 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사업 영역도 B2B 식품 소재와 솔루션 공급, OEM에서 자체 소비자 브랜드까지 구성돼 있다. ‘온리소이(onlysoy)’와 ‘가루선생(garumaster)’을 운영하고 있으며 SSP 기술을 활용해 두유·오트밀크 파우더 등 식물성 음료 소재에서 고단백 및 혈당 관리용 기능성 소재까지 제품군을 개발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필리핀, UAE, 홍콩, 일본, 태국, 도미니카공화국 등 12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HACCP과 FSSC22000, 비건·할랄 인증 및 미국 FDA 등록을 확보했으며 국내외 특허 5건을 등록하고 PCT를 포함한 4건 이상을 출원한 상태다.
이번 프론티어랩스에서는 SSP 기반 식물성 소재를 CJ제일제당 제품군에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하고 기능성 소재 분야의 공동 과제를 발굴할 예정이다. PoC 결과에 따라 후속 사업 협력 가능성도 모색한다.
투자 유치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휴밀은 현재 시리즈A 라운드를 진행 중이며 지난 8월 4일 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7일 1차 투자금 납입을 완료했다. 구체적인 투자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확보한 자금은 SSP 기반 기능성 소재 개발과 생산 능력 확충, 해외 시장 확대에 활용할 계획이다.
김경환 휴밀 대표는 “SSP는 원물이 가진 영양을 살리면서 공정에 드는 시간과 자원을 최소화하는 기술”이라며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CJ제일제당과의 PoC를 통해 SSP 소재의 산업적 활용 범위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The post 공정 80% 줄인 식물성 소재 기술…휴밀, CJ제일제당과 사업실증 나선다 appeared first on 벤처스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