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의 품질보증 업무는 문서 관리가 곧 규제 대응 역량으로 이어지는 영역이다. 표와 그림, 수식이 섞이고 국문과 영문이 혼재된 방대한 문서를 최신 규정과 대조하려면 담당자의 시간과 전문성이 상당히 투입된다. 규제가 바뀔 때마다 누락되거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항목을 사전에 찾아내는 체계도 필요하다. 생성형 AI와 검색증강생성(RAG)이 제약 품질관리를 실사 이후의 사후 수정에서 상시 점검 중심으로 바꿀 기술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메가존클라우드가 자사 엔터프라이즈 AI 운영체제 ‘AIR Studio’를 기반으로 한미약품의 품질보증 업무를 지원하는 AI 에이전트 ‘Hanmi Q-Agent’ 구축에 착수했다. 이번 사업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AI·클라우드·데이터를 바우처 형태로 통합 지원하는 ‘AX 원스톱 바우처 지원사업’의 하나로 추진된다. 한미약품이 사업을 총괄하고 메가존클라우드와 삼성SDS, 셀렉트스타가 각 분야를 맡는다.
지난 8월 28일 열린 ‘2026 AX 원스톱 바우처 지원사업 한미약품 컨소시엄 발족식’에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메가존클라우드 서민택 부사장, 셀렉트스타 김세엽 대표, 삼성SDS 박창홍 상무, 한미 성장지원부문 심병화 부사장, 한미 평택제조센터 전동선 이사, 업스테이지 변재경 부문대표. (사진 제공: 메가존클라우드)
Hanmi Q-Agent는 한미약품이 축적한 4,000여 건의 품질문서를 검색하고 분석하는 AI 에이전트다. 메가존클라우드는 AIR Studio를 적용해 필요한 문서를 찾아 요약하고 최신 규제와 비교하는 RAG 기반 시스템을 구현한다.
AI 에이전트는 품질문서에 새롭게 추가된 내용이나 변경된 규제 기준과 부합하지 않는 항목을 찾아 담당자의 검토를 돕는다. 한미약품과 메가존클라우드는 문서 검색과 규제 대조, 수정이 필요한 부분의 확인에 투입되는 시간을 줄여 관련 업무시간을 40% 이상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품질문서는 의약품이 정해진 기준에 따라 일관되게 제조됐음을 입증하기 위해 작성·관리하는 자료다. 문서 안에 표와 그림, 수식이 함께 포함되고 한글과 영문 표기가 혼재해 단순한 키워드 검색만으로 필요한 내용을 정확하게 찾기 어렵다.
기존에는 담당자가 여러 문서를 직접 검색한 뒤 최신 규제 기준과 사내 지침을 수작업으로 대조해야 했다. 규제와 일치하지 않는 내용도 실사 이후 발견해 수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Hanmi Q-Agent 구축이 완료되면 변경된 규제를 지속적으로 반영해 문서의 적합성을 사전에 확인하는 예방적 품질관리 체계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했다.
국산 Solar를 GMP 특화 모델로…정확성과 추적성 강화
메가존클라우드는 Hanmi Q-Agent의 답변 생성 엔진으로 업스테이지의 국산 언어모델 ‘Solar’를 활용한다. Solar를 한미약품의 의약품 제조·품질관리 데이터와 업무 용어에 맞게 파인튜닝한 뒤 AIR Studio 기반 에이전트에 탑재한다.
파인튜닝은 범용 AI 모델을 특정 산업의 데이터와 용어, 업무 절차에 맞춰 추가 학습시키는 과정이다. 일반적인 문서 요약을 넘어 제약 품질보증 업무에서 사용하는 표현과 규제 맥락을 이해하도록 모델을 조정하는 것이 이번 작업의 핵심이다.
GMP(Good Manufacturing Practice)는 의약품을 일정한 품질로 제조하기 위해 정한 우수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이다. 제약 품질문서는 표현이나 수치의 작은 차이도 규제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어 AI 답변의 정확성과 함께 근거가 된 문서를 확인할 수 있는 추적성이 요구된다.
AIR Studio는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와 AI 모델, 업무 시스템을 연결해 에이전트를 구축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메가존클라우드의 엔터프라이즈 AI OS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이번 사업에서 AIR Studio의 문서 검색·분석 기능과 모델 파인튜닝 역량을 결합해 규제 산업에 특화된 AI 활용 사례를 구축한다.
사업에 참여하는 4개 기업은 역할을 나눠 시스템의 신뢰성을 확보한다. 한미약품이 전체 사업을 총괄하고 메가존클라우드는 AI 솔루션 구현과 Solar 파인튜닝을 담당한다. 삼성SDS는 AX 인프라를 구축하며, 셀렉트스타는 학습·평가 데이터 가공과 제3자 검증을 맡는다.
4개사는 지난 8월 28일 ‘2026 AX 원스톱 바우처 지원사업 한미약품 컨소시엄 발족식’을 열고 사업 추진 체계와 기업별 역할을 점검했다. 구축 과정에서는 한미약품의 품질문서와 최신 규제를 연결하는 데이터 구조를 설계하고, AI가 제시한 결과의 정확성과 업무 적용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검증할 예정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2,000여 명의 AI·클라우드 전문가와 국내외 8,000여 고객사를 기반으로 기업의 AI 전략 수립부터 데이터 구축, 인프라 현대화, 모델 및 AI 에이전트 개발·운영까지 지원하고 있다. 글로벌·국내 주요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와 200여 개 독립소프트웨어기업 파트너 생태계도 운영한다.
서민택 메가존클라우드 부사장은 “제약 품질 분야는 단어 하나가 규제 판단을 좌우할 만큼 정확성과 추적성이 엄격하게 요구되기 때문에 AI 적용이 가장 까다로운 영역”이라며 “다양한 산업에서 축적한 생성형 AI 구축 경험과 AIR Studio, 파인튜닝 역량을 바탕으로 규제 산업의 도메인 AI 확산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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