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노후 시설을 철거하고 새로 짓는 방식에서 기존 지형과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기능을 더하는 방식으로 리노베이션의 범위가 확장되고 있다. 오래된 수로와 경사지도 물길과 지형을 살리면 주민을 위한 여가 공간이자 도시 생태계의 일부로 다시 활용할 수 있다. 유지관리 과정에서 축적한 공간 데이터를 설계와 시공에 반영하는 운영 관점도 중요해지고 있다.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이 시공에 참여한 성북구 오동근린공원 물빛정원이 서울시 조경상 최우수상을 받았다.
종합 부동산 서비스기업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은 ‘오동근린공원 물빛정원’이 2026 서울특별시 조경상·정원도시상에서 조경상 부문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물빛정원은 성북구 하월곡동 월곡산 계곡에 있던 노후 콘크리트 수로와 암반 사면을 약 2000㎡ 규모의 도심형 친수·여가 공간으로 재구성한 프로젝트다. 주민 이용이 적었던 시설을 철거하는 대신 기존 물길과 지형을 새로운 조경 요소로 활용했다.
서울시는 물빛정원을 벽천폭포와 이끼정원, 생태계류가 어우러진 친수 공간으로 평가했다. 낮에는 자연을 관찰하는 생태교육 공간으로, 저녁에는 물과 경관을 즐기는 주민 교류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노후 콘크리트 수로와 암반 사면을 도심형 친수·여가 공간으로 재구성한 오동근린공원 물빛정원이 2026 서울특별시 조경상·정원도시상에서 조경상 부문 최우수상에 선정됐다. (사진 제공: 에스앤아이코퍼레이션)
콘크리트 수로는 생태계류로, 암반 사면은 벽천폭포로
프로젝트에서는 기존 콘크리트 수로를 자연형 생태계류로 정비했다. 물이 흐르는 주변에는 수생·수변식물과 이끼류, 나비와 벌 등 곤충을 유인하는 밀원식물을 심어 생태적 기능을 더했다.
암반 사면은 지형을 평탄화하거나 가리는 대신 물이 벽을 따라 흐르는 벽천폭포로 활용했다. 기존 지형의 특성을 조경 요소로 전환해 공간의 시각적 특징을 살리고 물소리와 수경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물빛정원은 오동숲속도서관과 유아숲체험원, 치유의 숲길, 무장애 자락길 등 주변 시설과 연결된다. 수변 여가 공간이 부족했던 월곡·장위 생활권에서 생태와 여가, 문화 프로그램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동선이 마련됐다.
서울특별시 조경상은 도시경관을 심미적·기능적·생태적으로 개선한 조경공간을 발굴하기 위해 서울시가 2022년 신설했다. 최근 5년 이내 서울에 조성된 공공·민간 실내외 조경공간을 대상으로 심사한다. 올해 조경상 부문에서는 대상 1개 작품과 최우수상 1개 작품, 우수상 3개 작품 등이 선정됐다.
에스앤아이는 건물과 공간을 운영·관리하며 축적한 현장 경험을 노후 건축물과 시설의 리노베이션에 활용하고 있다. 공간의 물리적 상태와 이용 목적, 유지관리 조건을 분석한 뒤 기존 특성을 살리면서 필요한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물빛정원 프로젝트를 계기로 리노베이션 적용 대상을 건축물에서 외부 시설과 녹지, 공공 여가 공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시공 이후의 관리와 이용까지 고려해 공간 활용도와 운영 가치를 높이는 사업에 주력한다는 구상이다.
물빛정원을 포함한 2026 서울특별시 조경상·정원도시상 수상작은 오는 19일까지 서울숲 클리오 전시관에서 열리는 특별기획전시 ‘숲 속의 정원 아카이브’에서 소개된다. 조경상 5개 작품과 정원도시상 23개 작품의 기획 의도와 설계 과정을 확인할 수 있으며 별도 신청 없이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변정규 에스앤아이 리노베이션 총괄은 “오래된 공간도 어떻게 바라보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경쟁력 있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며 “기존 공간의 특성은 살리고 필요한 기능을 더해 공간 활용성과 운영 가치를 높이는 리노베이션 파트너가 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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