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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타자마자 개발 시작…연세대 AI 창업캠프, 1박2일 만에 MVP를 만들다

KTX 타자마자 개발 시작…연세대 AI 창업캠프, 1박2일 만에 MVP를 만들다

연세대학교 AI 창업캠프 ‘999 : Trainthon’에서 대학·대학원생들이 서울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KTX 안에서 Cursor를 활용한 개발을 시작해 1박2일 만에 실제 작동하는 MVP를 완성했다. AI 보안 코드리뷰부터 Personal CRM, 게임 테스트, 블랙... The post KTX 타자마자 개발 시작…연세대 AI 창업캠프, 1박2일 만에 MVP를 만들다 appeared first on 벤처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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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KTX가 출발하자 참가자들은 노트북 대신 스마트폰부터 꺼냈다. 목적지에 도착한 뒤 개발을 시작하는 일반적인 해커톤과 달랐다. Cursor 모바일을 켜고 이동하는 열차 안에서 아이디어를 코드로 옮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 개발은 밤까지 이어졌고 이튿날에는 실제 작동하는 MVP를 앞에 놓고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AI 코딩 도구가 창업의 시간을 얼마나 압축할 수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현장이었다. 과거에는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개발자를 모아 프로토타입을 완성하기까지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렸지만, 생성형 AI와 AI 코딩 도구에 익숙한 학생들은 1박 2일 만에 아이디어를 실제 작동하는 서비스로 구현했다. 개발에 들이는 시간이 짧아지면서 창업의 질문도 자연스럽게 달라졌다. 구현 가능성을 따지던 단계는 빠르게 지나가고, 무엇을 만들지, 누가 사용할지, 실제로 돈을 지불할 고객은 누구인지를 훨씬 일찍 고민해야 하는 환경이 됐다.

‘999 : Trainthon’ 참가자들이 서울에서 강릉으로 이동하는 KTX 안에서 AI 개발 도구를 활용해 1박 2일간의 MVP 개발을 시작했다.
연세대학교는 9일부터 10일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2026 연세대학교 AI 창업캠프 999 : Trainthon’을 진행했다. 창업했거나 창업에 관심 있는 연세대학교 대학·대학원생들이 참여해 Cursor를 기반으로 MVP를 개발하고 전문가 멘토링과 집중 개발을 거쳐 최종 피칭과 심사까지 이어갔다.

이번 캠프에서 눈에 띈 것은 참가자들의 개발 속도였다. 공학 계열 학·석사 과정 학생이 주축을 이뤘고 Cursor 등 AI 개발 도구를 활용해 짧은 시간 안에 실제 구동되는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PPT에 그치지 않고 직접 기능을 구현하고 테스트하면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팀이 적지 않았다.

보안 코드부터 게임 테스트까지…아이디어가 밤새 제품으로
상위권에 오른 아이디어에서도 AI가 단순한 챗봇 기능을 넘어 특정 산업의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로 들어가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이지상의 ‘Vouch’는 AI 코딩 확산과 함께 커지는 코드 보안 문제에 주목했다. AI가 작성하거나 수정한 코드를 실제 서비스에 배포해도 안전한지를 또 다른 AI가 검증하는 보안 코드 리뷰 서비스다. Red Agent가 취약점을 찾으면 Blue Agent가 이를 독립적으로 검증·수정하고 샌드박스 환경에서 테스트까지 수행하는 ‘AI 기반 보안 코드 리뷰 Agentic Harness’를 구현했다. 금융·퀀트와 개인정보, AI 에이전트 등 민감한 코드를 다루는 개발팀을 주요 고객으로 설정하고 팀 단위 구독과 검토 실행량에 따른 과금 모델도 설계했다. AI가 작성하는 코드가 늘어날수록 이를 검증하는 보안 수요 역시 커질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실제 서비스 코드의 취약점을 찾아내는 단계까지 구현했다.

연세대학교 AI 창업캠프 ‘999 : Trainthon’ 참가자들은 1박 2일 동안 Cursor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실제 작동하는 MVP로 구현했다.
개인적인 불편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도 있었다. 정승현의 ‘MyHR’은 늘어나는 연락처 속에서 사람과 관계를 기억하기 어렵다는 문제를 AI로 풀었다. 사람의 특징과 관계, 업무, 취향을 구조화해 “지난달 행사에서 만난 AI 개발자”처럼 자연어로 다시 찾을 수 있는 Personal CRM으로, 직장인과 영업직, 창업자를 초기 고객으로 설정했다.

게임과 교통사고, 대학 연구 현장처럼 특정 영역의 문제를 파고든 서비스도 이어졌다. 이재성의 ‘PlayProof’는 게임 플레이 영상을 AI로 분석해 제작자의 기획 의도와 실제 이용자 행동의 차이를 찾아내고, 기존 FGT를 ‘Unit Test’하듯 정량화하는 방식을 선보였다. 손형권의 ‘LUMINA’는 뺑소니 사고 주변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모아 AI가 증거 가능성이 높은 장면을 선별하도록 했으며, 김해인은 연구자들이 반복적으로 겪는 실험·설문 참여자 모집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는 아이디어를 내놨다.

아이디어가 겨냥한 시장은 달랐지만 공통점은 분명했다. 거대한 기술 담론보다 개발자와 직장인, 게임 제작자, 사고 피해자, 대학 연구자처럼 구체적인 사용자가 실제로 겪는 문제를 AI로 얼마나 빠르게 제품화할 수 있는지에 집중했다.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문제를 발견하고 기능을 구현해 실제 작동하는 MVP까지 가져가는 속도는 이번 Trainthon에서 가장 두드러진 장면이었다.

참가자와 운영진이 1박 2일간의 개발과 최종 피칭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AI가 개발 시간을 줄이자 더 빨리 찾아온 ‘누가 돈을 낼 것인가’
1박 2일 동안 드러난 또 하나의 특징은 기술 구현 속도와 사업 설계 사이의 차이였다. 참가자들은 AI 개발 도구를 능숙하게 활용했고 실제 작동하는 제품까지 빠르게 만들어냈지만 ‘누가 실제 고객인가’, ‘누가 돈을 지불하는가’, ‘첫 고객은 어디에서 확보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는 팀별 편차가 컸다.

기술적으로 흥미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것과 시장에서 돈을 내고 사용하는 제품을 만드는 일은 다른 문제다. 제품 구현에 필요한 시간이 짧아질수록 시장 검증과 비즈니스 모델(BM) 설계는 개발 이후가 아니라 개발과 동시에 풀어야 할 과제가 된다. MVP 제작 속도와 제품·시장 적합성(PMF)을 찾는 속도가 반드시 비례하지는 않는다.

벤처스퀘어는 이번 캠프에 참여해 팀들을 지켜보며 이 지점을 향후 초기 창업 지원에서 주목할 부분으로 봤다. AI 시대에는 초기 창업자에게 1억~2억 원의 자금을 공급하는 것만큼 빌더(Builder)의 빠른 실행력을 시장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해지고 있다. 개발력이 높은 인재를 발굴한 뒤 이상적 고객 프로필(ICP)을 구체화하고 BM을 설계하며 시장 진입 전략(GTM)과 첫 고객 확보까지 연결하는 지원이 더해져야 실제 창업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높아진다.

해커톤은 투자자와 액셀러레이터 입장에서도 새로운 딜소싱 채널이 될 수 있다. 완성된 사업계획서만으로 창업자를 평가하는 대신 제한된 시간 안에 무엇을 만들고, 예상하지 못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내며, 피드백을 얼마나 빠르게 제품에 반영하는지를 가까이에서 확인할 수 있어서다. 밤을 새워서라도 결과물을 완성하는 집중력과 실행력, 끝까지 밀어붙이는 그릿(Grit)까지 볼 수 있다는 점도 서류와 짧은 발표만으로 창업팀을 평가하는 방식과 다르다.

이번 행사에 심사역으로 참여한 장원준 벤처스퀘어 심사역도 참가자들의 개발력 못지않게 사업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살폈다. 장 심사역은 “AI 개발 도구를 활용해 1박 2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아이디어를 실제 작동하는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실행력이 인상적이었다”며 “이제는 만드는 것 자체보다 누구의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누가 비용을 지불하고 첫 고객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개발력이 높은 팀에 시장 검증과 BM 설계, GTM 전략, 초기 고객을 연결하는 사업화 지원이 더해진다면 실제 창업과 투자로 이어질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장원준 벤처스퀘어 심사역(왼쪽)이 연세대학교 AI 창업캠프 ‘999 : Trainthon’ 참가자의 아이디어와 MVP 개발 과정을 살펴보며 멘토링을 진행했다.
이번 Trainthon에서 확인한 변화는 ‘AI가 개발자를 대신한다’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AI 코딩 도구가 아이디어와 MVP 사이의 시간을 빠르게 줄이면서 창업자가 시장과 마주하는 시점 자체를 앞당기고 있었다. 제품을 만드는 데 몇 달이 걸리던 때보다 고객을 정의하고 시장의 반응을 확인하며 BM을 수정하는 과정도 훨씬 일찍 시작할 수 있게 됐다. 개발 속도가 빨라질수록 어떤 문제를 선택할지, 누구를 첫 고객으로 삼을지, 어떻게 매출을 만들지에 대한 판단은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

서울에서 강릉으로 향하는 KTX 안에서 시작한 아이디어는 1박 2일 뒤 실제 움직이는 제품이 됐다. Cursor를 켜고 코드를 짜는 데서 출발한 참가자들은 하루 만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눈앞에서 작동시키고, 이튿날에는 그것을 하나의 사업으로 설명해야 했다. ‘만들 수 있는가’의 시간이 짧아진 만큼 ‘누가 왜 이 제품을 쓰고 돈을 낼 것인가’라는 질문도 더 빨리 찾아왔다. AI가 빌더의 속도를 끌어올린 지금, 그 속도를 고객과 시장으로 연결하는 일이 초기 창업 지원과 투자에서 풀어야 할 다음 과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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