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타트업 행사는 여러 국가의 창업가와 투자자가 동시에 참여하는 만큼 언어 접근성이 행사 경험을 좌우한다. 특히 IR 피칭에서는 기업명과 기술명, 투자·산업 용어를 짧은 시간 안에 정확하게 전달해야 한다. 통역 속도가 늦거나 전문용어가 잘못 번역되면 발표의 흐름뿐 아니라 기업의 사업모델을 이해하는 과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AI 동시 통번역 기업 엑스엘에이트(XL8)는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열린 ‘트라이에브리싱(Try Everything) 2026’에 실시간 통번역 솔루션 ‘이벤트캣(EventCAT)’을 공급했다.
트라이에브리싱은 IR 피칭과 오픈이노베이션,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 전시, 콘퍼런스 등을 통해 스타트업과 투자자·대기업·창업지원기관을 연결하는 행사다. 올해 행사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이틀 동안 진행됐다.
엑스엘에이트는 아트홀 1관과 2관, 컨퍼런스홀 등 동시에 운영된 3개 공간의 약 40개 세션에 이벤트캣을 적용했다. 발표자의 음성을 실시간으로 인식해 번역 자막과 음성으로 전달하면서 해외 참가자가 세션 내용을 이해하도록 지원했다.
정영훈 엑스엘에이트 대표가 ‘AI 활용 창업 Part 1. 스타트업, AI 어디까지 써봤니?’ 세션에서 발언하고 있으며 화면에는 이벤트캣의 실시간 자막이 송출되고 있다. (사진 제공: 엑스엘에이트)
전문용어 미리 학습하고 자동으로 문장 분할…평균 2초 이내 번역
이벤트캣은 엑스엘에이트가 개발한 동시 기계번역(SiMT) 엔진과 자동 청킹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자동 청킹은 발표자의 발화를 의미 단위로 나눠 문장이 끝날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번역을 시작하는 방식이다.
회사 측은 이 기술을 통해 평균 2초 이내의 통번역 속도를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긴 발표에서도 앞부분의 맥락을 유지하면서 번역 결과를 순차적으로 제공해 발표와 자막 사이의 시차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행사 전에는 스타트업과 투자, IT 분야에서 자주 사용하는 기업명과 기술명, 전문용어를 용어집에 반영했다. 일반 번역 모델이 고유명사나 신기술 용어를 잘못 인식할 가능성을 줄이고 행사 주제에 맞는 번역 결과를 제공하기 위한 과정이다.
‘2026 서울 유니콘 챌린지’ 결선에도 이벤트캣이 적용됐다. 국내외 스타트업 7개사가 참여한 IR 피칭에서 회사명과 제품·기술 용어를 사전 용어집과 연결해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이번 공급으로 엑스엘에이트는 넥스트라이즈와 컴업, 트라이에브리싱 등 국내 대표 글로벌 스타트업 행사 세 곳에 이벤트캣을 제공했다. 넥스트라이즈에서는 4년 연속 서비스를 운영했고 2025년 12월 컴업에도 솔루션을 적용했다. 회사는 이를 스타트업 행사 AI 통번역 시장에서 확보한 ‘트리플 크라운’ 레퍼런스로 활용할 계획이다.
정영훈 엑스엘에이트 대표는 행사 첫날 열린 ‘AI 활용 창업 Part 1. 스타트업, AI 어디까지 써봤니?’ 세션에도 패널로 참여했다. AI를 실제 업무에 도입한 경험과 시행착오, 기술을 적용할 때 고려해야 할 기준을 공유하고 미디어 번역과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산업의 변화를 논의했다.
엑스엘에이트는 앞으로 실시간 자막과 음성 통역 기능에 화자의 성별과 행사 분위기에 맞는 음성을 선택하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참가자의 정보 접근성과 세션 참여도를 높일 수 있도록 행사별 통번역 환경도 세분화한다.
이벤트캣은 ‘스시테크 도쿄 2026’과 ‘SK하이닉스 미래포럼’, ‘SFS 2026’ 등 국내외 기업·기술 콘퍼런스에도 적용됐다. 엑스엘에이트는 행사에서 축적한 용어 데이터와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산업별 통번역 품질을 개선할 계획이다.
정영훈 엑스엘에이트 대표는 “세계 각국의 창업가와 투자자가 새로운 가능성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언어가 참여의 장벽이 돼서는 안 된다”며 “참가자가 사용하는 언어와 관계없이 같은 정보를 이해하고 서로 교류할 수 있는 행사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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