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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을 잘 맞히는 학생보다 세상에 가치를 만드는 학생… ‘웨이메이커스쿨(WMS)’ 송영광 대표가 도전하는 AI 시대의 교육

정답을 잘 맞히는 학생보다 세상에 가치를 만드는 학생… ‘웨이메이커스쿨(WMS)’ 송영광 대표가 도전하는 AI 시대의 교육

'웨이메이커스쿨(WMS)'은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교과와 프로젝트를 병행하는 기독교 혁신 IT 대안학교다. 삼성전자 등에서 14년간 엔지니어로 일한 송영광 대표는 코딩교육 브랜드 '디랩(D.LAB)'을 운영하며 기존 입시·문제풀이 중심 교육의 한계를... The post 정답을 잘 맞히는 학생보다 세상에 가치를 만드는 학생… ‘웨이메이커스쿨(WMS)’ 송영광 대표가 도전하는 AI 시대의 교육 appeared first on 벤처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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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가 산업과 일상의 구조를 바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다. 산업혁명이 일어날 때마다 기술뿐 아니라 교육의 방식도 달라졌다. 1차 산업혁명 이후에는 대중 교육이 확대됐다면 대량생산이 중심이 된 2차 산업혁명에서는 규율과 표준화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이 중요해졌다. 3차 산업혁명에서는 고등교육과 컴퓨터 교육이 대중화되며 지식근로자와 전문인력 양성 교육이 강조됐다. 문제는 시대가 다시 바뀌었다는 점이다. 3차 산업혁명에 맞춰 발전해온 교육 방식으로 과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인재를 길러낼 수 있을까?

이 질문에서 출발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새로운 학교를 만든 사람이 있다. 기독교 혁신 IT 대안학교 웨이메이커스쿨(Way Maker School·WMS, 이하 ‘웨이메이커스쿨(WMS)’)의 송영광 대표다. ‘웨이메이커스쿨(WMS)’은 교과 수업과 프로젝트 학습을 병행하는 학교다. 학생들은 ‘대한민국 청소년 창업경진대회’에서 수상하고, 노인 친화형 키오스크를 개발하는가 하면 OCR 기술을 활용한 시스템으로 특허 출원에도 도전한다.

미네르바 대학교를 비롯한 해외와 국내 대학 진학 성과도 크다. 이러한 성과의 바탕에는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팀을 이뤄 해결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가는 인재로 성장하도록 돕겠다는 송영광 대표의 교육 비전이 있었다.

14년간 기업에서 엔지니어로 일했던 송영광 대표는 왜 코딩교육 사업을 거쳐 학교까지 만들게 됐을까? ‘웨이메이커스쿨(WMS)’의 설립자이자 교장인 송영광 대표를 만나 학교를 설립하게 된 배경과 교육모델, 그리고 AI 시대에 필요한 교육의 미래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에 위치한 ‘웨이메이커스쿨(WMS)’ 전경
14년차 엔지니어가 코딩학원을 거쳐 학교를 만든 이유
송영광 대표의 출발점은 엔지니어였다. 삼성전자 등에서 약 14년간 기술개발 업무를 담당하며 대학에서 배운 전자공학이 실제 제품을 만드는 현장에서 어떻게 쓰이는지를 경험했다. 제품 개발 중 문제가 생기면 원인을 찾고 해결에 필요한 기술을 다시 공부했고, 이 과정에서 수학과 과학은 지식으로 익히는 과목보다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것을 만드는 도구에 가까웠다. 해결해야 할 문제를 먼저 마주하고 필요한 지식을 그때그때 찾아 배우는 방식은 이후 그가 교육을 바라보는 관점에도 영향을 미쳤다.

코딩교육 브랜드 ‘디랩(D.LAB)’을 운영하면서도 프로그래밍 언어나 코딩 문법을 먼저 가르치는 기존 학원과 다른 방식을 시도했다. 학생이 자신의 아이디어로 앱과 서비스를 정하고 직접 구현하면서 필요한 기술을 찾아 배우도록 했다. 코딩을 잘하는 학생을 만드는 것보다 소프트웨어를 도구로 문제를 발견하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결과물로 구현하는 경험을 주고 싶었다. 일종의 ‘창업가적 경험’을 교육에 접목한 셈이었다.

하지만 코딩학원을 운영할수록 이런 교육을 지속하기 어려운 현실도 마주했다. 초등학교 4학년 자녀를 둔 한 학부모가 영재고를 준비하려면 벌써 ‘수학의 정석’을 공부해야 한다며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 학생이 많은 시간을 문제 풀이에 쓰는 교육에 의문을 품었다. 학원에서 자신의 프로젝트에 몰입하던 학생들조차 입시가 가까워지면 하나둘 프로젝트를 접고 문제 풀이로 돌아갔다. 송 대표는 입시의 영향력을 ‘절대반지’에 비유했다. 아무리 새로운 교육을 시도해도 입시가 가까워지면 결국 문제 풀이 중심의 교육으로 되돌아가는 현실을 그만큼 강하게 느꼈다.

‘웨이메이커스쿨(WMS)’은 프로젝트 경험을 경진대회와 대학 진학 등 학생들의 실제 진로로 연결하고 있다.
송영광 대표는 코딩학원만으로 자신이 생각했던 교육을 온전히 구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일주일에 한두 번, 몇 시간의 수업으로 코딩을 가르칠 수는 있었지만 학생들이 직접 시도하고 실패한 뒤 다시 수정하는 과정까지 충분히 경험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일주일에 두 시간씩 만나는 것으로는 어렵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이 하루 종일 이런 환경에서 생활하고 경험하려면 결국 학교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고민은 ‘어떤 코딩학원을 만들 것인가’에서 ‘어떤 학교를 만들 것인가’로 넓어졌고, 2021년 ‘웨이메이커스쿨(WMS)’을 열었다. 처음에는 ‘디랩(D.LAB)’의 공간을 활용해 운영하다 이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운중동으로 자리를 옮겼다. 일주일에 몇 시간 진행하던 프로젝트형 교육을 학생들의 일상적인 교육과정으로 가져와 국어·영어·수학·과학 등 교과를 배우면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그 과정에서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다시 교과와 연결하도록 했다.

엔지니어로 문제를 해결하며 지식을 익혔던 경험은 코딩교육을 거쳐 기독교 혁신 IT 대안학교로 이어졌다. 웨이메이커스쿨의 탄생은 송 대표가 현장에서 부딪힌 교육의 한계를 하나씩 풀어가며 자신이 생각했던 교육의 범위를 넓혀온 결과였다.

교과 절반·프로젝트 절반…‘만든 뒤 배우는 것이 아닌 만들면서 배우는 학교’
‘웨이메이커스쿨(WMS)’의 교육 모델을 가장 간단하게 설명하면 ‘교과 절반, 프로젝트 절반’이다. 국어·영어·수학·과학 등 기본 교과를 배우는 동시에 학생이 직접 사회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한다. 일반적인 교육이 지식을 먼저 배우고 주어진 문제를 풀며 이해도를 확인한다면 웨이메이커스쿨에서는 순서가 달라진다. 학생이 먼저 자신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고, 그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배운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에는 문제를 찾는 데 충분한 시간을 들인다. 학생들은 주변에서 불편하거나 바꾸고 싶은 문제를 찾고 필요하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이용자를 인터뷰한다. 송영광 대표는 “방학 무렵부터 1~2개월 동안 문제를 찾는 데 상당한 시간을 씁니다. 답이 정해진 문제를 푸는 것보다 무엇이 진짜 문제인지를 발견하는 게 훨씬 어렵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결과물로 만드는 것보다 해결할 가치가 있는 문제를 제대로 발견하는 데 먼저 집중한다.

프로젝트 주제가 정해지면 학생들의 관심 분야와 역량, 프로젝트에 필요한 역할을 고려해 팀을 꾸린다. 제안한 학생이 혼자 모든 과정을 맡는 대신 개발에 강한 학생, 기획과 아이디어 구체화에 강한 학생, 디자인이나 발표에 강점이 있는 학생 등이 각자의 역할을 맡아 하나의 결과물을 함께 만든다.

웨이메이커스쿨(WMS)의 프로젝트 교육 공간과 수업 모습
송영광 대표에 따르면 학생들은 팀을 구성할 때 개인적인 친분보다 프로젝트에 필요한 역량을 먼저 고려한다. 평소에는 친한 친구들끼리 어울리다가도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누구와 함께해야 결과물을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를 따져 팀원을 선택한다. 평소 관계가 썩 좋지 않은 학생에게도 “이 프로젝트를 제대로 하려면 저 친구의 능력이 필요하다”며 먼저 손을 내미는 경우가 있었다. 좋아하는 친구와 함께하는 것보다 문제를 해결하려면 누구의 역량이 필요한지를 고민하면서 자연스럽게 협업의 방식을 익힌다.

팀이 꾸려지면 각자의 강점에 따라 역할을 나눠 하나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든다. 혼자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서로 다른 능력을 가진 학생들이 의견을 조율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서 결과물을 완성하는 과정까지 프로젝트 교육에 포함된다.

완성된 결과물은 교실 안의 과제로 끝내지 않고 외부 창업경진대회나 공모전에 출품하며, 기술적 가치가 있는 프로젝트는 특허 출원에도 도전한다. 실제 일부 프로젝트는 수상과 특허 출원으로 이어졌다. 학생들이 자신이 발견한 문제를 해결해 결과물을 만드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실제 세상에서도 가치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웨이메이커스쿨에서는 학생들을 ‘팀프레너(Teampreneur)’라고 부른다. 팀(Team)과 앙트레프레너(Entrepreneur·기업가)를 결합한 말로, 지식을 배우는 학생을 넘어 팀을 이루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주체라는 의미를 담았다.

“코딩을 배우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을 때 필요한 기술을 찾아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생님 대신 ‘코치’…좋은 교사 찾는 데 3년 걸렸다
‘웨이메이커스쿨(WMS)’의 코치진과 학생들. 코치는 학생과 함께 문제를 고민하고 프로젝트의 실행과 성장을 돕는 역할을 맡는다.
웨이메이커스쿨(WMS)에서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도 다르게 설정했다. 교사는 지식을 전달하고 학생을 평가하는 역할보다 학생이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프로젝트를 완성할 수 있도록 돕는 ‘코치’에 가깝다.

어떤 문제를 해결할지 정하고 팀원을 모은 뒤 필요한 기술을 찾아 결과물을 만드는 전 과정은 학생이 주도한다. 코치는 처음부터 답을 알려주기보다 질문을 던져 학생이 스스로 방향을 찾도록 돕고, 기술적인 어려움이 생기면 필요한 지식이나 전문가를 연결한다. 프로젝트가 실패했을 때도 바로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 학생이 원인을 찾고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기다린다.

학교를 운영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일 가운데 하나도 이런 역할을 맡을 코치를 찾는 것이었다. 프로젝트 중심 교육에는 학생의 시행착오를 기다려주는 교육자의 역량과 실제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고 결과물을 만들어본 경험이 모두 필요했다. 초기에는 교사 경력을 중심으로 코치를 채용했지만 학생을 지도하는 데 강점이 있는 반면 프로젝트를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로 발전시키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엔지니어나 기업 경력자는 결과물을 만드는 데 익숙했지만 학생의 실패를 기다리고 성장 과정을 교육적으로 이끄는 일이 쉽지 않았다.

“교육이라는 가치를 갖고 아이를 따뜻하게 품을 수 있어야 하지만, 동시에 비즈니스적으로 결과를 만들어내는 감각도 있어야 합니다. 두 가지를 함께 갖춘 분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웨이메이커스쿨에 맞는 코치의 기준을 세우는 데는 약 3년이 걸렸다. 현재는 기업과 교육 현장을 모두 경험한 인력을 중심으로 코치진을 구성해 학생의 시행착오를 기다리면서도 프로젝트가 실제 결과물로 완성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정답을 잘 찾는 학생보다 ‘자신의 길을 만드는 학생’…‘웨이메이커스쿨(WMS)’의 인재상
‘웨이메이커스쿨(WMS)’ 학생들의 프로젝트 활동 모습. 학생들은 교실에서 주어진 문제를 푸는 데 그치지 않고, 스스로 문제를 발견한 뒤 팀을 구성해 기획·개발·실험을 거쳐 실제 제품과 서비스를 구현한다.
웨이메이커스쿨(WMS)이 추구하는 인재상은 공부나 코딩을 잘하는 학생에 한정되지 않는다. 학교 이름인 ‘웨이메이커(Way Maker)’처럼 스스로 자신의 길을 만들고, 자신이 가진 능력을 활용해 사람과 사회에 가치를 만들어내는 학생을 키우는 것이 목표다.

“공부의 목적이 시험 점수일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공부를 통해 사람과 사회에 어떤 가치를 만들어내는가가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과 실행력, 협업을 중요하게 다룬다. AI가 검색과 요약은 물론 글쓰기와 코딩까지 수행하는 환경에서는 주어진 문제의 답을 찾는 능력만큼 무엇이 문제인지 발견하고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지가 중요해졌다는 게 송 대표의 생각이다. 발견한 문제는 아이디어에 그치지 않고 직접 제품이나 서비스로 구현하며, 실패하면 원인을 찾아 수정한다. 완성된 결과물은 외부 공모전과 창업경진대회 등에 출품하고 가능성이 있는 프로젝트는 특허 출원과 사업화까지 시도한다.

이 모든 과정은 팀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실제 사회의 문제를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서로 다른 강점을 가진 학생들이 역할을 나누고 협업해 하나의 결과물을 완성한다. 문제를 찾고 필요한 사람과 팀을 꾸린 뒤 직접 실행해 결과를 만들어보는 경험을 반복하는 것이다.

프로젝트를 선택할 때는 사회적 가치도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노인의 키오스크 이용이나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처럼 주변에서 발견한 문제를 자신이 배운 지식과 기술로 해결해보도록 한다. 대학 진학이나 창업처럼 하나의 목적지를 정해두기보다 학생이 자신에게 필요한 길을 스스로 찾고 선택할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 웨이메이커스쿨이 만들고자 하는 인재상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학교와 기업의 경계를 좁히다
송영광 대표는 AI와 빅데이터가 산업 구조를 바꾸면서 교육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에는 학교에서 지식을 배우고 대학에서 전문성을 쌓은 뒤 기업에 들어가 이를 활용하는 과정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AI가 정보 검색과 분석은 물론 글쓰기와 코딩까지 수행하면서 지식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보다 이를 활용해 어떤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가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학교와 실제 사회의 경계도 점차 좁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학교에서 지식을 배운 뒤 사회에 진출해서야 실전 경험을 쌓는 대신 학생 때부터 실제 문제를 발견하고 팀을 꾸려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보는 경험 자체가 교육에 포함돼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는 대학에 내던 교육비를 기업에 내고 실제 기업 경험을 사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학교가 기업처럼 매출과 성과를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독서와 인문학, 수학과 과학 등 기본적인 교과교육을 유지하면서 배운 지식을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활용하고, 학교 안에서도 실제 사회와 가까운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교육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의미다.

웨이메이커스쿨(WMS)에서는 대학 진학과 창업도 서로 반대되는 진로로 구분하지 않는다. 프로젝트를 통해 관심 분야를 발견한 학생이 더 깊은 전문성을 쌓고 싶다면 대학에 진학할 수 있고, 자신이 만든 제품이나 서비스에서 시장 가능성을 발견했다면 창업에 도전할 수도 있다.

학교 설립 초기에는 학생들을 실제 창업이 가능한 수준까지 성장시키겠다는 목표가 강했다. 그러나 학교를 운영하면서 청소년의 아이디어를 실제 사업으로 연결하는 데 여러 현실적인 장벽이 있다는 점도 확인했다. 현재는 모든 학생에게 창업을 권하기보다 프로젝트 과정에서 가능성이 확인된 아이디어를 선별해 시장에서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업 트랙을 구상하고 있다.

최근 생성형 AI의 발전은 청소년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직접 구현할 수 있는 환경도 바꾸고 있다. 과거 하나의 서비스를 만들려면 개발자와 디자이너, 기획자 등 여러 분야의 전문인력이 필요했지만 이제는 AI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코딩과 디자인, 리서치까지 수행할 수 있다. 학생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제품이나 서비스로 만들고 실제 시장의 반응까지 확인하는 교육도 이전보다 현실적으로 시도할 수 있게 됐다.

웨이메이커스쿨이 주목하는 것도 이 지점이다. 교실에서 배운 지식을 시험 문제를 푸는 데 사용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현실의 문제를 직접 경험한 뒤 해결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배우고,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아 검증하는 것까지 교육의 범위에 포함한다. AI 시대에 필요한 역량을 가르치는 방법을 송 대표는 학교 안에서 직접 실험하고 있다.

“2022 개정교육과정과 입시가 따로 논다”…AI 시대 교육평가에 던진 질문
‘웨이메이커스쿨(WMS)’은 프로젝트 경험을 경진대회와 대학 진학 등 학생들의 실제 진로로 연결하고 있다.
웨이메이커스쿨(WMS)을 운영하면서 마주한 또 하나의 과제는 학교가 지향하는 교육과 대학입시 평가 방식의 차이였다. 송영광 대표는 2022 개정교육과정이 학생의 주도성과 창의적 사고, 협업과 문제 해결 등 미래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강조하는 방향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반면 교육 현장에서 프로젝트와 협업,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강조하더라도 학생과 학부모에게 대학입시의 시험 성적과 등급은 여전히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교육체제는 이쪽으로 가라고 하는데 입시는 다른 방향에 있습니다. 미래 역량에 맞춰 공부하면 좋은 대학에 가는 데 불리할 수 있고, 좋은 대학에 맞춰 공부하면 미래 역량을 충분히 기르기 어렵습니다.”

이는 현행 입시제도 전체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웨이메이커스쿨을 운영하면서 송 대표가 느낀 교육 현장의 고민에 가깝다. AI가 정보 검색과 요약, 글쓰기뿐 아니라 코딩과 데이터 분석까지 수행하는 환경에서 많은 정보를 기억하고 정답을 맞히는 방식만으로 학생의 역량을 평가하는 것이 앞으로도 충분한지 질문을 던진다.

“AI 시대에 필요한 인재가 달라지고 있다면, 그 인재를 길러내는 교육뿐 아니라 학생을 평가하는 방식도 함께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요?”

송 대표는 교육과정에서 강조하는 미래 역량이 실제 학생 평가와 진학 과정에서도 반영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에게 새로운 방식으로 배우고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한다면, 그 과정에서 쌓은 역량을 평가하는 기준 역시 함께 변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시행착오 끝에 만든 프로젝트 문화…경진대회에서 대학 진학까지
웨이메이커스쿨(WMS)의 교육 방식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어낸 결과다. 학생들은 실제 사회의 문제를 찾아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외부 경진대회와 공모전, 특허 출원 등을 통해 결과물의 가능성을 확인한다.

송영광 대표에 따르면 약 600개 팀이 참여하고 과학고와 특목고 학생들도 출전한 청소년 창업경진대회에서 웨이메이커스쿨 학생팀이 1·2·3위를 차지했다. ‘양송이’ 팀은 AI 음성인식을 활용한 노인 친화형 키오스크를 개발해 최우수상을 받았고, 광학문자인식(OCR) 기술을 활용한 주차 위치 안내 시스템은 특허 출원으로 이어졌다. 시각장애인의 식품 정보 접근을 돕는 프로젝트도 외부 대회에서 성과를 냈다.

프로젝트 경험은 학생들의 진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학교 측은 미네르바대학교, 버지니아공대, 토론토대학교, 워털루대학교, UC 데이비스 등 해외 대학 진학 사례를 소개했다.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통해 문제를 찾고 해결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쌓은 자기주도적 탐구 경험과 포트폴리오가 진로 선택에도 활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금의 성과가 처음부터 자연스럽게 나온 것은 아니었다. 새로운 교육 방식을 학교에 정착시키는 과정에서 코치를 찾는 일만큼 학생들이 프로젝트에 몰입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도 쉽지 않았다. 스스로 문제를 찾고 팀원과 역할을 나누며 실패하면 다시 만들어야 하는 프로젝트 수업은 정답이 주어진 수업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낯선 방식이었다.

분위기는 선배들의 결과물이 하나둘 나오면서 달라졌다. 선배들이 밤늦게까지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자신들이 만든 제품과 서비스를 외부 전문가에게 평가받아 경진대회에서 수상하는 모습을 후배들이 지켜봤다. 자신의 아이디어가 교실 밖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경험은 ‘나도 만들어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졌고, 선배의 도전을 본 후배들이 새로운 프로젝트에 뛰어들면서 학교 안에도 프로젝트 문화가 쌓였다.

송 대표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도 수상 실적보다 학생의 변화다. 처음에는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몰랐던 학생이 문제를 발견하고 팀을 꾸려 결과물을 완성한 뒤 외부의 평가를 받고 다시 다음 도전에 나서는 과정에서 교육의 성과를 확인한다.

웨이메이커스쿨은 이제 학생 프로젝트의 다음 단계로 청소년 스타트업인 ‘영스타트업(Young Startup)’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경진대회와 특허, 대학 진학을 통해 학생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면 앞으로는 그중 시장성이 있는 프로젝트를 선별해 실제 고객을 만나고 제품과 서비스를 검증하는 단계까지 경험하도록 할 예정이다. 학생이 교실에서 문제를 발견해 결과물을 만드는 데서 한발 더 나아가 자신의 아이디어가 실제 시장에서도 선택받을 수 있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까지 교육의 범위를 넓혀간다.

‘웨이메이커스쿨(WMS)’의 입학 절차. 입학 희망자는 체험 신청과 기간 확정을 거쳐 실제 학교생활을 경험한 뒤 코치진의 회의를 통해 결과를 안내받는다.
학교를 먼저 경험하고 선택한다…‘웨이메이커스쿨(WMS)’의 입학과 학교생활
웨이메이커스쿨(WMS)은 일반적인 학교와 교육 방식이 다른 만큼 입학 전 학생이 실제 학교생활을 경험하는 과정을 운영한다. 성적이나 코딩 실력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기보다 학생과 학교가 서로의 교육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입학에 관심이 있는 학생과 학부모는 공식 홈페이지의 입학 안내를 통해 문의한 뒤 학교 측과 일정을 협의해 체험 수업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수시 모집 중이며 체험 과정은 5일 동안 실제 재학생과 같은 학교생활을 경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체험 기간에는 학교를 둘러보는 것뿐 아니라 예배와 큐티, 독서토론, 수학 탐구, 영어·과학 등 교과수업부터 가치 창조 프로젝트, CS 프로젝트, AI 융합수업과 예체능 수업까지 실제 교육과정에 참여한다. 학생은 프로젝트 중심 교육과 공동체 생활을 직접 경험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학교인지 판단하고, 학교 역시 학생이 교육 방식과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기독교 대안학교를 표방하지만 입학 자격을 기독교인으로 제한하지는 않는다. 다만 예배와 큐티 등 학교에서 운영하는 기독교 교육과 공동체 활동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코딩 경험 역시 입학의 필수 조건이 아니며 필요한 기술은 기초부터 배우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활용하도록 교육한다.

입학 후 학교생활은 교과와 프로젝트라는 두 축으로 운영된다. 독서와 영어, 수학, 과학 등을 공부하면서 자신이 관심을 가진 사회의 문제를 찾아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특히 가치 창조 프로젝트에서는 주변에서 해결하고 싶은 문제를 찾고 필요하면 직접 현장을 조사하거나 이용자를 인터뷰한다. 주제가 정해지면 팀을 꾸려 역할을 나누고 AI와 소프트웨어, 3D프린팅 등 필요한 기술을 활용해 시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든다.

학생들은 수업을 듣는 것과 함께 문제를 찾고 사람을 만나며 팀원과 협업하고, 실패하면 원인을 찾아 수정해 결과물을 완성하는 과정을 학교생활 속에서 반복한다. 프로젝트와 함께 대학 진학에 필요한 교과교육도 병행해 기초적인 학업 역량을 쌓고, 교과에서 배운 지식을 프로젝트를 통해 현실의 문제에 적용하는 경험을 함께한다.

‘웨이메이커스쿨(WMS)’이 그리는 AI 시대 학교의 미래
웨이메이커스쿨(WMS)이 그리고 있는 다음 단계는 학교에서 시작된 배움을 프로젝트와 창업으로 확장하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경험과 가치가 다시 다음 세대의 교육으로 돌아오는 생태계다. 송영광 대표는 이를 ‘창업가 경제공동체’라고 부른다. 학생의 프로젝트에서 가능성이 확인되면 실제 창업으로 발전시키고, 성장한 졸업생과 기업이 다시 후배들에게 프로젝트와 멘토링, 현장 경험을 제공하는 구조다.

교육의 지속가능성도 함께 고민하고 있다. 프로젝트 중심 교육의 질을 유지하려면 코치와 시설, 외부 전문가 등 적지 않은 자원이 필요한 만큼 장기적으로 학생과 졸업생이 만들어낸 경제적 가치가 다시 교육에 투입되는 구조를 목표로 한다.

“교육의 질을 낮춰 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만들어낸 가치가 다시 교육으로 돌아오는 구조를 만들고 싶습니다.”

학생이 배움을 통해 가치를 만들고, 그 가치가 다음 학생의 배움을 지원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면 학교 역시 등록금에만 의존하지 않고 교육의 질을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졸업생에게는 후배의 프로젝트와 창업을 돕는 역할이 생기고, 재학생에게는 먼저 현장에 나간 선배의 경험을 다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다.

물론 아직 확인해야 할 과제도 많다. 학생들의 프로젝트가 실제 창업으로 얼마나 이어질 수 있는지, 교육과 사업의 영역을 어떻게 조율할지, 학생들이 만들어낸 경제적 가치를 교육에 다시 투입하는 구조를 어떤 방식으로 구현할지도 앞으로 풀어야 한다.

웨이메이커스쿨은 그 답을 학생들의 프로젝트를 통해 하나씩 찾아가고 있다. AI가 지식을 찾고 글을 쓰며 코드를 만드는 시대에 학교가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학생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해야 하는지를 실제 교육 현장에서 시험하고 있다. 정해진 길을 잘 따라가는 학생보다 자신의 문제를 발견하고 사람들과 함께 해결하며 스스로 다음 길을 만드는 학생을 키우는 학교. ‘Way Maker’라는 이름에는 송 대표가 만들고 싶은 교육의 방향이 그대로 담겨 있다.

*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은 KAIA와 벤처스퀘어가 함께 운영하며 스타트업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The post 정답을 잘 맞히는 학생보다 세상에 가치를 만드는 학생… ‘웨이메이커스쿨(WMS)’ 송영광 대표가 도전하는 AI 시대의 교육 appeared first on 벤처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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