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소는 대형 장비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전문용어, 지역 사투리, 다국적 인력의 언어가 한데 섞인 작업 공간이다. 같은 단어도 현장에서는 다르게 발음되고, 일반 번역기가 이해하기 어려운 은어도 자주 사용된다. 작업 지시나 안전수칙이 정확히 전달되지 않으면 단순한 의사소통 불편을 넘어 사고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다. 플리토와 한화오션, 한화시스템이 이러한 조선 현장의 언어 환경을 학습한 AI 통번역 솔루션을 만들었다.
AI 데이터·솔루션 기업 플리토는 한화오션·한화시스템과 조선 현장 맞춤형 AI 통번역 솔루션 ‘오톡(OTalk)’을 구축했다고 16일 알렸다. 오톡은 외국인 근로자의 작업 이해도를 높이고 현장 관리자와의 안전 소통을 지원하는 용도로 개발됐다.
한화오션 조선 현장에 적용된 맞춤형 AI 통번역 솔루션 ‘오톡’ (사진 제공: 플리토)
7개 언어·10여 개 기능…안전교육과 작업 지시까지 연결
오톡은 한화오션 AX사업부가 현장 요구사항을 토대로 기획하고 한화시스템과 플리토가 공동 구축했다. 한화오션은 작업 현장에서 사용하는 조선 전문용어와 은어, 사투리 데이터를 수집하고 작업 환경별 요구사항을 정리했다. 플리토는 이를 기반으로 맞춤형 용어집을 구성하고 음성인식 및 번역 모델을 조정했다.
학습 대상은 한국어와 영어, 베트남어, 태국어 등을 포함한 주요 7개 언어다. 초기 개발 과정에서 인식이 어려웠던 경상도 억양도 현장 데이터에 반영했다. 표준어 ‘탱크’를 ‘땡크’에 가깝게 발음하는 사례를 비롯해 조선소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발음과 표현을 별도로 학습시켰다.
일반적인 AI 통번역 서비스는 조용한 회의실이나 일상 대화를 전제로 설계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오톡에는 조선소의 소음 수준과 사용 공간을 고려한 ‘5단계 수음 조정’ 기능이 적용됐다. 작업장과 휴게실, 사무실, 면담 공간 등 주변 환경에 맞춰 마이크의 음성 수집 범위를 조절할 수 있다.
기능은 1대1 대화와 그룹 채팅, 텍스트·문서·이미지 번역, 교육·강의 실시간 다국어 번역 등 10여 개로 구성됐다. 플리토는 기존 통번역 서비스에서도 음성인식과 문맥 분석을 결합해 실시간 다국어 소통을 지원하고 있다.
안전교육에서는 강사의 발화가 외국인 근로자 각자의 모국어로 동시에 전달된다. 교육생이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하나의 강의를 함께 들을 수 있는 구조다. 현장 관리자는 그룹 채팅을 이용해 작업 지시를 전달하고, 외국인 근로자는 설정한 언어로 내용을 확인하거나 작업 상황을 보고할 수 있다.
플리토가 공개한 시범 운영 결과에 따르면 외국인 근로자의 오톡 사용률은 약 96%였다. 협력사에서도 사용 요청이 이어지면서 한화오션은 사번 연동 작업을 거쳐 협력사 근로자에게도 솔루션을 배포했다.
세 회사는 현장 사용 데이터를 바탕으로 음성인식과 번역 품질을 계속 조정할 계획이다. 캄보디아어와 스리랑카어 등 지원 언어를 추가하고, 번역된 내용을 음성으로 들려주는 음성합성 기능도 고도화한다. 조선소에서 확인한 적용 경험을 다른 고위험 산업 현장으로 연결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사투리와 은어까지 처리한 이번 프로젝트는 한화오션이 축적한 조선 현장의 경험과 언어 데이터에 플리토의 AI 통번역 기술을 결합한 사례”라며 “지원 언어와 음성합성 기술을 계속 보완해 고위험 산업 현장의 언어 장벽을 낮추겠다”고 말했다.
The post 조선소의 ‘땡크’도 알아듣는다…플리토·한화, 현장형 AI 통번역 ‘오톡’ 구축 appeared first on 벤처스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