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의 어려움 가운데 하나는 같은 유전적 원인을 가진 환자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 명의 환자에 맞춰 치료제를 개발하는 ‘N-of-1’ 접근은 초개인화 치료 가능성을 열었지만 환자마다 연구와 개발 과정을 반복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이번에는 유사한 유전적 원인을 가진 여러 환자를 먼저 찾아 하나의 치료 전략으로 연결하는 ‘N-of-many’ 방식이 국가 연구개발 과제로 추진된다. 희귀질환 유전진단에 AI를 활용해온 쓰리빌리언도 환자군 발굴과 유전체 해석 역량을 치료제 연구개발로 확장한다.
AI 기반 희귀질환 유전진단 기업 쓰리빌리언(대표 금창원)은 한국형 ARPA-H ‘ARISE’ 사업의 ‘희귀질환 N-of-many ASO 치료제 선제적 개발 플랫폼 구축 및 실증’ 연구개발과제에 공동연구개발기관으로 선정됐다.
쓰리빌리언이 한국형 ARPA-H ‘ARISE’ 사업의 희귀질환 N-of-many ASO 치료제 개발 연구에 공동연구개발기관으로 참여한다. (자료 제공: 쓰리빌리언)
이번 연구는 KAIST가 주관하고 쓰리빌리언과 서울아산병원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2026년 7월부터 2030년 12월까지 4년 6개월 동안 최대 8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지원받아 ASO 치료제 개발 플랫폼 구축과 후보물질의 전임상 검증을 추진한다.
연구의 핵심은 기존 ‘N-of-1’에서 ‘N-of-many’로 치료제 개발 방식을 확장하는 것이다. 한 명의 환자에게 맞춘 치료제를 개별적으로 개발하는 대신 동일하거나 유사한 유전적 원인과 결함을 가진 환자군을 사전에 찾아 치료제 개발 단계부터 여러 환자에게 적용할 가능성을 검토한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환자의 유전적 변이와 임상 데이터를 분석해 공통된 치료 표적을 찾고, 이를 기반으로 ASO 치료제 후보를 발굴하는 플랫폼을 구축한다.
같은 유전변이 환자 먼저 찾는다…진단 데이터가 치료제 개발의 출발점
ASO(Antisense Oligonucleotide·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는 특정 RNA에 선택적으로 결합하도록 설계하는 짧은 단일가닥 핵산 물질이다. 질환과 관련된 RNA에 작용해 특정 단백질 생성을 억제하거나 RNA 스플라이싱 과정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유전자 발현에 개입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ASO 기술을 활용해 희귀질환 치료제 후보를 선제적으로 발굴·개발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도출된 후보물질의 전임상 단계 검증까지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쓰리빌리언은 이 과정에서 희귀질환 유전체·임상 데이터와 AI 기반 유전변이 해석 기술을 활용한다. 환자의 유전적 특성과 증상을 분석해 치료 대상 선정에 필요한 근거를 마련하고 여러 의료기관에 분산된 동일·유사 변이 환자를 찾아 특정 치료 전략을 적용할 수 있는 환자군의 범위를 구체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회사는 그동안 희귀질환 진단 과정에서 축적한 데이터와 의료기관 네트워크를 치료제 연구에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개별 환자의 유전변이를 해석해 질환 진단을 지원하던 기술을 유사한 변이를 가진 환자군 발굴과 치료제 연구개발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금창원 쓰리빌리언 대표는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서는 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변이를 정확히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치료법을 적용할 수 있는 환자군을 정밀하게 찾아내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진단 과정에서 축적한 유전체·임상 데이터와 AI 해석 역량을 치료제 연구개발로 연결해 N-of-many 접근을 검증하는 공동연구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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