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을 둘러싼 논의가 거래와 투자에서 제도와 금융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하원을 통과한 디지털자산 시장구조 법안인 CLARITY Act가 올해 9월 상원에서 절차표결을 넘지 못했지만, 연방 차원의 시장구조 규칙을 둘러싼 논의는 이어지고 있다.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도 소비자·투자자 보호와 규제기관 간 역할을 포함한 제도적 틀을 주요 의제로 다루고 있다. Financial Services Committee 이런 가운데 미국 백악관과 재무부 관계자, 한국 여야 국회의원, 아시아 규제당국 관계자들이 서울에 모여 디지털자산이 기존 금융과 결합하는 다음 단계를 논의했다.
두나무(대표 오경석)는 지난 29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업비트 인스티튜셔널 서밋(Upbit Institutional Summit·UIS 2026)’을 개최했다. 행사에서는 글로벌 디지털자산 정책 변화와 스테이블코인, 토큰화, 기관 참여, 온체인 금융, AI와 블록체인의 융합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지난 29일 서울 그랜드 워커힐에서 열린 ‘업비트 인스티튜셔널 서밋(UIS 2026)’에서 오경석 두나무 대표가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 두나무)
현장에는 패트릭 위트 미국 백악관 대통령 디지털자산 자문위원회 사무국장과 조나단 휴로위츠 미국 재무부 디지털자산정책실 특별자문관 등이 참석했다.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과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현장을 찾아 축사했으며 브라이언 스틸 미국 연방 하원의원은 영상으로 참여했다.
스틸 의원은 현재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산하 디지털자산·금융기술·인공지능 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디지털자산과 전통금융 결국 하나로”…제도 넘어 금융 인프라 논의
이번 행사에서 패트릭 위트 사무국장은 윤선주 두나무 최고브랜드임팩트책임자(CBIO)와 특별대담을 갖고 미국의 디지털자산 정책과 시장구조 입법, 미래 금융시스템에서 디지털자산의 역할을 논의했다.
위트 사무국장은 장기적으로 디지털자산과 기존 금융의 경계가 희미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중요한 단어는 ‘융합(Convergence)’”이라며 “두 영역은 결국 서로 합쳐질 것이다. 궁극적으로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 하나의 금융시스템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국가들의 규제 체계에 대해서는 시장이 안정적인 시기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가별 규제 설계 과정에서도 디지털자산 시장이 글로벌하게 연결돼 있다는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구조 입법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브라이언 퀸텐즈 전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과 해리 정 전 백악관 대통령 디지털자산 자문위원회 부국장 등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이후 시장 변화와 시장구조 규율의 방향, 규제가 기관 참여와 금융서비스에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다.
토큰화와 기관 금융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캐롤라인 팸 전 CFTC 위원장 직무대행과 요한 케르브라트 로빈후드 크립토 및 글로벌 사업 담당 수석부사장 겸 총괄 등은 토큰화가 실제 자산의 발행과 유통으로 연결되기 위한 조건을 다뤘다.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 말레이시아 증권위원회(SC),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 아시아 규제당국 관계자들은 각국의 시장 발전 단계와 규제 방향을 공유했다. 시장 확대와 투자자 보호 사이의 균형, 서로 다른 국가별 규제 체계의 연결 가능성 등이 논의됐다.
국내 금융산업의 온체인 전환을 다룬 세션에는 이종섭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를 비롯해 최원석 두나무 해외사업총괄, 엄태성 하나금융지주 상무, 황성원 삼성금융네트웍스 CDPO, 안인성 한화투자증권 부사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은행과 결제, 자본시장을 온체인으로 연결하기 위해 필요한 인프라와 신원·권한 확인, 개인정보 보호 기술 등을 논의했다. 두나무는 관련 인프라로 ‘기와 체인(GIWA Chain)’, 온체인 인증 체계 ‘도장(Dojang)’, 프라이버시 기술 ‘보자기(BOJAGI)’를 제시했다.
AI와 블록체인의 결합도 별도 의제로 다뤄졌다. 실라 워렌 어드밴스드 AI 소사이어티 의장과 트레버 트레이나 툴스 포 휴머니티 최고사업책임자(CBO) 등은 AI 시대의 신원과 신뢰, 데이터 소유권, 검증 가능한 AI와 블록체인 기술의 결합 가능성을 논의했다.
오경석 두나무 대표는 “이번 UIS에서는 디지털자산 시장의 제도화 이후 실제 금융시장과 산업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폭넓게 이뤄졌다”며 “글로벌 정책·금융·산업 관계자들과 논의를 지속하며 디지털자산과 기존 금융을 연결하는 금융 인프라와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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