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처음 만들어진 사이다를 되살린 음료부터 개항로를 찾게 만드는 인절미, 섬에서 즐기는 러닝과 전통주까지. 관광객에게 ‘인천에 왜 와야 하는가’를 설명하는 방식도 스타트업마다 달랐다. 누군가는 지역의 역사를 먹거리로 만들었고, 누군가는 원도심의 이야기를 향수에 담았다. 섬과 농어촌으로 향하는 길에는 AI를 접목하고 외국인 관광객에게는 캠핑이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안했다.
인천관광공사와 인천관광기업지원센터가 29일 인천스타트업파크에서 개최한 ‘인천관광스타트업 육성 및 미디어데이’에서 참가 기업과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인천관광공사와 인천관광기업지원센터는 29일 인천스타트업파크에서 ‘인천관광스타트업 육성 및 미디어데이’를 열고 올해 선발·육성한 15개사 가운데 7개사를 소개했다. 인천광역시와 인천관광공사는 2020년부터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 ‘인천관광스타트업 공모’를 운영해 왔으며 지금까지 총 77개사를 선발·육성했다.
이날 현장에서는 지역의 오래된 이야기와 먹거리, 원도심, 섬 같은 인천의 자원을 새로운 관광 경험으로 바꾸려는 시도가 이어졌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것은 인천에서 시작된 ‘사이다의 역사’였다.
천에서 국내 최초로 사이다가 만들어진 역사에 착안한 ‘인천앞바다 첫사이다’를 소개하고 있는 정희수 컨템플레이티브 대표 (사진 제공: 인천관광기업지원센터)
컨템플레이티브는 개항 당시 인천에서 국내 최초로 사이다가 선보였다는 역사에서 상품을 출발시켰다. 2025년 출시한 ‘인천앞바다 첫사이다’는 제로슈거·제로칼로리에 소다라임향과 애플민트를 더했다. 올해 선보이는 ‘인천먼바다 첫사이다’에는 기존 소다라임향에 밀크맛을 더했다. 지역에서 시작한 사이다는 이미 해외로 건너갔다. 올해 6월 H마트를 통해 뉴욕과 볼티모어, 애틀랜타, 휴스턴 등 미국 시장에 진출해 초기 물량 6200병을 판매했다.
정희수 컨템플레이티브 대표는 “사이다의 국내 고향이 인천”이라며 “사이다를 통해 국내부터 해외까지 인천의 독특한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사이다에 이어 무대에 등장한 것은 인절미였다. 그러나 단순히 지역에서 만든 떡을 판매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타지에서 인천 개항로에 정착한 이유정 대표가 자신이 반한 동네를 하나의 디저트 브랜드로 옮긴 사례다. 동네를 하나의 디저트 브랜드로 옮긴 사례다.
인천 개항로의 지역성과 전통 떡을 결합한 ‘개항로인절미’를 소개하고 있는 이유정 대표. (사진 제공: 인천관광기업지원센터)
개항로인절미는 콩고물 인절미를 흑임자와 강화약쑥, 강화찹쌀, 호박, 초코 등으로 재해석했다. 2024년 판매를 시작한 뒤 2025년 매출은 전년 대비 3배로 늘었다. 재구매 고객이 증가했고 선물 패키지로 상품군을 넓혔으며 인천 주요 백화점에서 팝업도 진행했다.
이 대표가 그리고 있는 목표는 분명했다. “대전에 가면 성심당을 무조건 가듯 인천에 오면 개항로인절미에 와서 인절미를 사가는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며 인천을 대표하는 디저트로 키우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관광객을 부르는 게 아니라 올 이유를 만든다”
먹거리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인천의 섬과 자연으로 이어졌다. 산봉우리가 던진 질문은 단순했다. 수도권 관광객이 굳이 인천, 그중에서도 섬까지 찾아와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다.
인천의 섬과 자연을 활용한 웰니스·러닝·지역 탐험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있는 조봉우 산봉우리 대표. (사진 제공: 인천관광기업지원센터)
조봉우 산봉우리 대표는 “인천하면 떠오르는 게 월미도, 디스코팡팡밖에 떠오르지 않는다”며 발표를 시작했다. 산봉우리는 2030세대가 관심을 가질 만한 웰니스와 자연을 지역 브랜드와 연결했다. 전통주와 러닝, 지역 탐험 등을 결합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관광객이 직접 지역 안으로 들어가도록 했다.
현재까지 관광 프로그램은 50회 진행됐고 인천 지역 관광 콘텐츠 누적 참가자는 약 1000명을 넘어섰다. 숫자를 늘리는 것보다 사람들이 지역을 찾아올 동기를 만드는 데 방점을 찍었다.
조 대표는 “단순히 관광객을 더 많이 모집하는 문제에 집중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관광객에게 지역을 찾아갈 이유를 전달하고 초대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인천관광스타트업 육성 및 미디어데이’에서 소개된 지역 먹거리와 관광 스타트업 제품들. 인천의 역사와 원도심, 지역 자원을 상품과 관광 콘텐츠로 재해석했다.
‘인천에 올 이유’를 만드는 방법은 더 다양했다. 개항로망은 인천 개항장의 이야기를 담은 굿즈를 내놓았고, 에프오씨씨는 청년 김구가 인천에서 탈옥한 서사를 시그니처 향수로 개발해 원도심에서 경험하는 영웅 이야기 투어 IP로 연결했다.
비바그라운드는 AI를 활용해 농어촌 지역 관광 콘텐츠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으며, 미니칸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공유 캠핑 서비스를 소개했다. 먹거리와 굿즈에서 시작해 역사·자연·기술·숙박 경험까지 서로 다른 방식으로 인천 곳곳을 관광 콘텐츠로 바꿨다.
인천관광공사와 인천관광기업지원센터는 ‘인천관광스타트업 공모’를 통해 관광 스타트업에 총 3억3000만원을 지원한다. 기업별 지원 규모는 최소 500만원에서 최대 3800만원이다. 한 해 지원하고 끝내는 방식에서 벗어나 최대 3년간 6단계 성장 프로세스를 적용해 지역에 정착하고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 간 연결도 지원 과정에 포함됐다. 올해 지원기업 11개사가 10건의 협업을 추진하거나 완료했다. 개별 관광상품을 키우는 것과 함께 서로 다른 기업의 콘텐츠가 연결돼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 경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
하준욱 인천관광기업지원센터장은 “올해도 지원한 11개사가 10건의 협업을 추진 및 완료했다”며 “단계적인 지원뿐 아니라 관광 스타트업 간 네트워킹과 협업을 통해 인천하면 떠오를 수 있는 지역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은 KAIA와 벤처스퀘어가 함께 운영하며 스타트업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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