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콘텐츠의 해외 확산에서 자막과 더빙은 단순한 언어 번역 이상의 역할을 한다. 작품 속 호칭과 관계, 유머와 말투를 현지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옮기면서도 원작의 감정과 창작 의도를 함께 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더빙 선호도가 높은 중남미에서는 이 과정이 K콘텐츠와 현지 시청자를 연결하는 주요 접점으로 자리 잡고 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시청된 한국 오리지널 예능 가운데 더빙으로 본 비중은 40%를 넘어섰다.
넷플릭스는 지난 9월 24일부터 27일까지 멕시코시티 WTC에서 열린 ‘2026 K-엑스포 멕시코’에 참가해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 과정에서 로컬라이제이션이 담당하는 역할을 소개했다.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2026 K-엑스포 멕시코’에 마련된 넷플릭스 전시 공간. K콘텐츠가 한국어와 문화, 관광 등으로 연결되는 사례를 소개했다. (사진 제공: 넷플릭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이번 행사는 넷플릭스가 참여한 올해 세 번째 K-엑스포다. 지난 5월 미국 LA에서는 한국의 신진 창작자와 창작 생태계를, 6월 프랑스 파리에서는 관광과 소비재, 뷰티 등 콘텐츠에서 산업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다뤘다. 멕시코에서는 한국어와 문화, 관광 등 K콘텐츠 시청 이후 나타나는 관심의 확장에 초점을 맞췄다.
넷플릭스 전시 공간은 ‘언어의 확산’, ‘일상을 바꾸는 문화’, ‘새롭게 발견한 한국’ 등 세 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관람객이 넷플릭스 작품 속 장면을 직접 더빙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작품 속 음식과 패션, 촬영지가 소비와 여행으로 이어진 사례도 지도와 데이터로 소개했다.
넷플릭스가 독립 연구기관 2CV에 의뢰해 8개국 1만15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K콘텐츠 시청자의 72%가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해당 수치는 넷플릭스가 의뢰한 조사 결과로, 콘텐츠 시청자의 한국 방문 의향을 조사한 값이다.
자막만 옮기는 현지화 넘어…한국어의 관계·유머·감정까지 전달
넷플릭스는 현지 업계 관계자와 관람객을 대상으로 ‘서울에서 중남미까지: K-콘텐츠를 중남미의 문화 현상으로 만든 로컬라이제이션의 힘’ 세미나도 진행했다.
현장에서는 한국 콘텐츠가 자막과 더빙, 화면해설, 청각장애인용 자막 등을 거쳐 중남미 시청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을 다뤘다. 특히 한국어의 호칭과 관계성, 유머, 말투와 감정의 뉘앙스를 유지하면서 현지 시청자가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에 초점을 맞췄다.
넷플릭스는 멕시코와 브라질 등 중남미 지역에서 더빙이 콘텐츠 접근의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에 따르면 전 세계 한국 오리지널 예능 시청 가운데 더빙 비중은 40% 이상이다. 넷플릭스는 원작의 창작 의도와 감정을 다른 언어에서도 구현한다는 의미에서 더빙을 ‘두 번째 제작(Second Production)’으로 접근하고 있다.
행사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과 김윤지 한국콘텐츠진흥원 원장 등이 방문했다. 김 원장은 최근 멕시코 버전이 공개된 ‘피지컬: 100’의 더빙을 직접 체험했다. 멕시코 출신 방송인 겸 유튜버 크리스티안 부르고스와 구독자 1600만명을 보유한 크리에이터 친구아미가(Chingu Amiga)도 현장을 찾았다.
넷플릭스 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의 이야기를 본 시청자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작품 속 음식과 문화를 경험하며 한국을 다음 여행지로 떠올리고 있다”며 “로컬라이제이션은 원작의 감정과 창작 의도를 지키면서 한국의 이야기를 서로 다른 언어와 문화권의 시청자에게 연결하는 가교”라고 말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K콘텐츠는 작품 자체의 인기를 넘어 한국어와 문화, 관광, 소비재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중요한 매개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국내 콘텐츠와 전문 인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민관협력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2024년부터 ‘KOCCA x Netflix 프로덕션 아카데미’를 공동 운영하며 글로벌 제작 현장의 기술과 경험을 국내 제작 인력과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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