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 개발 과정에서 환자의 치료 반응을 예측하고 적합한 임상시험 대상자를 찾기 위한 바이오마커 분석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암 조직의 세포 구성과 주변 미세환경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기술은 신약 후보물질의 작용을 이해하고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데 활용된다. 제약사들은 이러한 분석 결과의 일관성과 재현성을 확보하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병리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의료 AI 기업 루닛이 미국 정밀의료 기업과 협력해 글로벌 제약사의 신약 개발 과정에 AI 조직 분석 기술을 제공한다.
의료 인공지능 기업 루닛(대표 서범석)은 미국 바이오 검체 및 정밀의료 전문기업 디스커버리 라이프 사이언스(Discovery Life Sciences)와 전략적 협업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디스커버리의 바이오 검체 처리 및 분석 역량에 루닛의 AI 병리 분석 플랫폼 ‘루닛 스코프(Lunit SCOPE)’를 결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양사는 글로벌 제약사가 신약 개발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조직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고, 고객사의 연구 목적에 맞춰 AI 분석 서비스를 최적화할 계획이다.
루닛이 미국 바이오 검체 및 정밀의료 기업 디스커버리 라이프 사이언스와 전략적 협업을 체결했다. (자료 제공: 루닛)
미국 앨라배마주 헌츠빌에 본사를 둔 디스커버리는 바이오 검체 공급과 분자병리, 유전체 및 단백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밀의료 기업이다. 25년 이상 축적한 바이오 검사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2000건 이상의 임상시험 프로그램을 지원했으며, 현재도 350건 이상의 프로그램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디스커버리는 검체 확보부터 조직 처리, 병리 분석까지 이어지는 검사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 기업의 신약 연구 및 임상시험에 필요한 분석 서비스를 제공한다. 루닛은 이번 협업을 통해 디스커버리가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의뢰받는 바이오마커 및 조직 분석 업무에 루닛 스코프를 적용한다.
루닛 스코프는 디지털 병리 이미지를 AI로 분석해 조직 내 세포와 바이오마커 관련 정보를 정량화하는 플랫폼이다. 연구자가 조직의 특성을 분석하고 신약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바이오마커는 질병의 상태나 치료 반응 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되는 생물학적 지표다. 신약 개발에서는 특정 치료제에 반응할 가능성이 있는 환자군을 구분하거나 치료 효과를 분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조직 분석 과정에서는 검체의 수집과 처리 방식, 분석 조건에 따라 결과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제약사가 여러 연구와 임상시험에서 분석 결과를 비교하려면 일관된 검사 과정과 정량적인 분석 기준이 필요하다.
양사는 디스커버리의 검체 처리 및 검사 체계에 루닛의 AI 분석 기술을 적용해 조직 데이터의 일관성과 활용도를 높이는 데 협력한다. 이번 협업으로 루닛은 디스커버리가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 고객 네트워크를 통해 AI 병리 분석 기술의 적용 기회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디스커버리가 과거 지원한 2000건 이상의 임상시험 전체에 루닛 스코프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해당 수치는 디스커버리의 기존 임상시험 지원 실적이며, 루닛 스코프의 구체적인 공급 규모와 적용 프로젝트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검체 처리부터 AI 조직 분석까지 연결…글로벌 제약사 대상 기술 소개
이번 협력에서 양사가 강조한 부분은 바이오 검체 분석과 AI 병리 기술의 결합이다. 디스커버리는 조직 검체의 확보와 처리, 병리 및 분자 분석을 담당하고, 루닛은 AI 기반 조직 분석 기술을 제공하는 구조다. 이를 통해 글로벌 제약사는 기존 바이오 검사 서비스와 함께 AI로 분석한 조직 관련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양사는 제약사별 연구 목적과 분석 요구사항에 맞춰 루닛 스코프의 적용 방식을 최적화하고, 신약 개발 과정에서 AI 조직 분석 서비스의 활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루닛은 이번 협력을 글로벌 제약사 및 바이오 기업과의 접점을 넓히는 계기로 활용한다.
오는 14일(현지시간) 미국 사우스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디스커버리 주최 행사 ‘B4 투어(Bridging Biomarker Breakthroughs to Bedsides)’에도 참여한다. 이 행사는 바이오마커 연구 성과를 실제 치료제 개발과 임상 현장에 연결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루닛에서는 임유주 메디컬 디렉터가 전문가 세션 발표를 맡고, ‘AI 바이오마커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진행되는 패널 토론에도 참여한다. 또한 행사에 참석하는 글로벌 제약사 관계자와 연구자들에게 루닛 스코프의 기술과 활용 방안을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디스커버리와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제약사 및 연구자들에게 루닛의 AI 병리 분석 기술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신약 개발의 가이드를 제공할 정량적이고 재현 가능한 바이오마커 탐색에 대한 수요가 커지면서 AI를 활용한 병리 분석은 이제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 검사 분야 선두주자인 디스커버리와의 협력으로 더 많은 글로벌 기업과 연구자들이 루닛 스코프를 활용해 치료제 개발을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안나 융커-옌센(Anna Juncker-Jensen) 디스커버리 과학부문 부장은 AI 병리 분석에서 조직 검체의 품질과 처리 과정의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스커버리는 검체 확보부터 조직 처리, 병리 분석까지 모든 과정을 자체 실험실에서 직접 수행하는 만큼, 안정적으로 준비된 검체에 루닛 스코프를 적용해 파트너사에 믿고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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