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로봇이 수행할 작업을 판단하는 인공지능(AI)과 이를 실제 움직임으로 구현하는 제어 기술의 연결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AI 모델이 물체를 집거나 이동하는 동작을 계획하더라도 로봇마다 관절 구조와 구동 방식이 달라 동일한 명령을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새로운 로봇을 도입할 때마다 제어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보정해야 하는 과정은 로봇 제조사와 개발사의 시간과 비용 부담으로 이어진다. 국내 피지컬 AI 스타트업 로바이가 중국 로봇 하드웨어 기업과 협력해 로봇이 스스로 신체 특성을 학습하는 제어 기술의 실물 검증에 나선다.
피지컬 AI 스타트업 로바이(Robai, 대표 정원영)는 중국 로봇 핸드 전문기업 링커봇(LinkerBot)과 AI 기반 로봇 제어 기술의 적용 및 검증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링커봇의 상용 로봇 하드웨어에 로바이가 개발 중인 AI 자가탐색 플랫폼 ‘로봇 아카데미(Robot Academy)’를 적용한다. 서로 다른 구조의 로봇에서도 AI가 제어 방법을 학습하고 이를 실제 움직임으로 구현할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협력의 핵심이다.
(왼쪽부터) 로바이 정원영 대표, 링커봇 장옌바이 공동창업자 (사진 제공: 로바이)
로바이가 개발하는 로봇 아카데미는 로봇이 자신의 관절 구조와 구동 특성 등 물리적 특성을 스스로 탐색하도록 설계된 AI 제어 플랫폼이다. 로봇이 직접 몸을 움직이는 과정에서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해당 하드웨어에 적합한 제어 방법을 학습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로봇의 관절 수와 움직임 범위, 구동 방식 등이 달라질 때마다 엔지니어가 별도의 제어 시스템을 개발하거나 보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로바이는 AI 자가탐색 기술을 활용해 이러한 작업의 반복을 줄이고, 다양한 로봇 하드웨어에 제어 기술을 적용하는 과정을 효율화한다는 구상이다.
로봇 아카데미의 개념은 사람이 새로운 운동을 배울 때 자신의 움직임을 반복하며 신체의 균형과 동작을 익히는 과정과 유사하다. 로봇 역시 직접 움직이며 신체 특성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제어 능력을 습득하도록 하는 것이다.
로바이는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이 수립한 상위 작업 계획을 개별 로봇의 신체 구조에 맞는 모터 제어 명령으로 변환하는 범용 로봇 제어 AI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로봇 아카데미는 이 과정에서 하드웨어별 제어 기술 구축 부담을 줄이기 위한 핵심 플랫폼이다.
링커봇 로봇 손·팔 3종에 적용…제어 설정·보정 효율성 비교 검증
이번 기술 검증에는 링커봇의 로봇 핸드 2종과 로봇 팔 1종이 활용된다.
대상 제품은 ‘링커 핸드 O6(Linker Hand O6)’, ‘링커 핸드 L20 라이트(Linker Hand L20 Lite)’, ‘링커 암 P7(Linker Arm P7)’ 등 총 3종이다. 로바이는 각 제품에 로봇 아카데미를 적용해 하드웨어별 제어 방법을 자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는지 평가할 예정이다.
특히 기존 엔지니어링 방식과 비교해 초기 제어 설정과 보정에 필요한 작업 부담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확인한다. 로봇 손과 팔처럼 구조와 구동 특성이 서로 다른 하드웨어를 대상으로 검증해 기술의 적용 범위를 살펴볼 계획이다.
링커봇은 중국 베이징에 본사를 둔 다관절 로봇 핸드 전문 제조사다. 사람의 손처럼 정교한 움직임을 구현하는 로봇 핸드를 개발·생산하고 있으며, 회사 발표에 따르면 2025년 12월 누적 출하량 1만 대를 기록했다.
링커봇은 글로벌 고자유도 로봇 핸드 시장에서 8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협력에서는 자사가 보유한 상용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로바이의 AI 제어 기술이 실제 제품에서 작동하는지 검증한다.
양사는 초기 검증 결과를 토대로 후속 협력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기술 적용이 성공적으로 완료되고 양측이 결과를 확인하면 통합 솔루션 개발과 공동 고객 발굴, 추가 기술 연동 등 사업화 가능성을 검토한다.
이번 협약은 기술 적용과 검증을 위한 단계로, 로봇 아카데미의 상용 하드웨어 적용 성능이나 제어 비용 절감 효과가 최종 확인된 것은 아니다. 실제 효율 개선 수준과 사업화 범위는 향후 검증 결과에 따라 구체화될 전망이다.
정원영 로바이 대표는 “로봇이 실제 산업 현장과 일상에 폭넓게 도입되기 위해서는 뛰어난 하드웨어와 AI 모델뿐 아니라, 서로 다른 로봇을 효율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며 “이번 링커봇과의 협력은 로봇 아카데미가 실제 상용 하드웨어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 확인하는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봇이 스스로 자신의 신체 특성을 이해하고 제어 방법을 학습할 수 있다면 제조사와 개발사가 새로운 로봇을 개발하고 현장에 적용하는 과정의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검증을 통해 기술의 실효성을 확인하고 향후 다양한 로봇 플랫폼으로 적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장옌바이 링커봇 공동창업자는 “로봇 하드웨어가 더욱 다양해지고 고도화되면서 효율적인 통합과 제어 기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며 “이번 협력을 통해 로바이의 AI 제어 기술이 링커봇의 로봇 핸드와 로봇 팔에서 어떻게 구현되는지 평가하고, 향후 양사 기술의 협력 가능성을 모색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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