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코딩 도구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실제 개발 생산성은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고 있다. AWS는 AI를 도입한 개발 조직의 94%가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으며, 문제는 AI의 성능이 아니라 개발 프로세스에 있다고 진단했다.
AWS는 16일 서울 강남구 AWS코리아 사옥에서 열린 ‘AI-DLC & KIRO 기자간담회’에서 AI 주도 개발 라이프사이클(AI-DLC)을 공개했다. AI가 코드를 생성하고 사람은 단계마다 결과를 검증·승인하는 새로운 개발 방법론으로, 설계부터 운영까지 개발 전 과정을 AI와 함께 수행하는 것이 핵심이다. AWS는 이날 AI 주도 개발 라이프사이클(AI-DLC)을 공개하며 생성형 AI 시대에는 코딩보다 개발 프로세스가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박혜영 AWS코리아 수석 SA
개발의 병목은 ‘코딩’이 아니라 프로세스였다
AWS가 제기한 문제의식은 명확했다. 생성형 AI 코딩 도구는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정작 개발 조직의 생산성은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혜영 AWS 코리아 수석 솔루션즈 아키텍트는 AI를 도입한 개발 조직의 94%가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클CI(CircleCI)의 ‘2026 소프트웨어 배포 현황(2026 State of Software Delivery)’ 보고서를 인용하며, 이미 개발 체계를 갖춘 상위 5% 조직만 뚜렷한 성과를 냈을 뿐 대부분의 조직은 생산성 향상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상위 조직조차 기능 개발 속도는 85% 빨라졌지만 실제 배포 속도 개선은 26%에 그쳤다.
보안 지표도 오히려 악화됐다. 블랙덕(Black Duck)의 ‘2026 오픈소스 보안 및 위험 분석 보고서(2026 OSSRA)’에 따르면 코드베이스당 평균 취약점은 전년 대비 107% 증가했고, 베라코드(Veracode) 분석에서는 AI가 생성한 코드 가운데 취약점이 없는 비율이 55%로 사람이 작성한 코드(75%)보다 낮게 나타났다.
AWS는 원인을 AI 성능이 아닌 개발 방식에서 찾았다. 소프트웨어 개발 과정에서 실제 코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 불과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AI 코딩 도구는 이 20%만 가속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요구사항 정의와 설계, 검증, 테스트, 운영으로 이어지는 나머지 80%의 개발 과정은 기존 방식 그대로 남아 있어 병목이 해소되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발표자료 발췌_AWS AI 주도 개발 라이프사이클(AI-DLC)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AWS가 공개한 것이 AI 주도 개발 라이프사이클(AI-Driven Development Life Cycle, AI-DLC)이다. AI에 개발을 모두 맡기는 이른바 ‘바이브 코딩(Vibe Coding)’도, 사람이 개발하고 AI가 일부를 보조하는 방식도 아니다. AI가 실행하고 사람은 단계마다 결과를 검토·승인하는 구조를 통해 개발 속도와 품질, 보안까지 함께 확보하겠다는 접근이다.
AI-DLC는 착수(Inception), 구축(Construction), 운영(Operation) 등 3단계로 구성된다. 이전 단계의 결정이 다음 단계로 이어지는 맥락(Context) 관리, 사람의 승인을 거쳐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승인 게이트(Approval Gate), 모든 변경 사항을 기록하는 감사 추적(Audit Trail)이 핵심 요소다. 11개의 전문 AI 에이전트가 설계와 개발, 테스트 등 역할을 나눠 수행하며, 코드뿐 아니라 요구사항 정의서와 설계 문서, 운영 매뉴얼까지 함께 생성한다.
AI-DLC는 특정 제품에 종속되지 않는 오픈소스 방법론으로 설계됐다. 실행 도구는 클로드 코드(Claude Code), 키로(Kiro), 코덱스(Codex) 등 다양한 AI 개발 도구 가운데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
적용 사례도 함께 소개됐다. LG전자 MS사업본부는 AI-DLC를 적용해 개발 생산성을 높였고, 람다(Lambda)와 컨테이너(Container) 800여 개 규모의 기업 간 거래(B2B) 서버 플랫폼 개발에서는 스프린트(Sprint) 기간을 2주에서 1주로 단축했다. 총 투입 공수 역시 6.0맨먼스(M/M)에서 3.0맨먼스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CJ올리브영도 3일간의 워크숍만으로 5개 프로젝트의 최소기능제품(MVP)을 완성했다고 AWS는 설명했다.
AI-DLC와 함께 공개된 AI 개발 도구 ‘키로’ 역시 같은 철학을 담고 있다. 단순히 프롬프트를 입력해 코드를 생성하는 방식이 아니라 요구사항과 설계를 먼저 문서화한 뒤 이를 기반으로 개발을 진행한다. 단계별 승인 체계와 자동 테스트, 개발 규칙 학습, 외부 시스템 연동 기능 등을 제공하며, AWS는 동일한 모델을 기준으로 작업당 비용이 경쟁 도구의 6분의 1에서 10분의 1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보험·통신·SI…AI는 코드를 쓰고, 개발자는 ‘승인’했다
발표에 이어 진행된 파이어사이드 챗에는 AWS 서밋 서울 2026 ‘AI-DLC Challenge’ 우승 3개 팀이 참여해 AI-DLC를 활용한 실제 구축 사례를 공유했다. 보험과 통신, SI 등 분야는 달랐지만 세 팀 모두 AI를 코딩 도구가 아닌 개발 전 과정에 참여하는 협업 파트너로 활용했다는 점은 같았다.
장진우 현대해상 데이터사이언스파트 대리는 업무 인텔리전스 플랫폼 ‘Hi-Universe’를 발표했다. 조직 안에 흩어진 업무를 AI가 탐색하고 연결해 협업을 선제적으로 제안하는 플랫폼이다. 신상품 기획이 등록되면 연관 업무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다른 부서의 프로젝트를 찾아주고, 그래프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업무와 담당자를 연결한다. 6개의 AWS 서비스를 활용해 약 100개의 인수 조건을 구현했고, 협업을 지원하는 것을 넘어 AI가 누구와 어떤 업무를 함께해야 하는지까지 제안했다.
권영우 LG유플러스 모빌리티AX개발팀 책임이 공개한 차량 내 다중 화자 AI 에이전트 ‘패밀리 프로파일 코파일럿(Family Profile Co-pilot)’은 여러 명이 동시에 대화해도 최대 4명의 화자를 구분해 각각의 사용자에게 맞춤형 응답을 제공하고, P95 기준 3초 이내 응답 속도를 확보한다. 가족 구성원의 역할과 특성을 반영한 페르소나 기반 응답을 지원하고, 향후에는 성별과 연령, 선호도까지 반영한 개인화 기능으로 고도화할 계획이다. 단일 코드베이스로 여러 완성차 브랜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확장성을 고려한 점도 특징이다.
유해식 SK AX AI 아키텍트팀 매니저는 제안요청서(RFP) 분석 자동화 시스템 ‘RFP Insight AI’를 소개했다. 최대 200페이지 분량의 RFP를 업로드하면 요구사항 분석부터 리스크 식별, 작업분류체계(WBS), 마일스톤, 프로젝트 수행 인력 구성안까지 자동으로 생성한다. 기존에는 시니어 PM과 아키텍트가 반복적으로 수행하던 문서 분석과 프로젝트 산정 업무를 1분에서 20분 안에 처리할 수 있다.
왼쪽부터 박혜영 AWS 코리아 수석 솔루션즈 아키텍트, 장진우 현대해상 데이터사이언스파트 대리, 권영우 LG유플러스 모빌리티AX개발팀 책임, 유해식 SK AX AI 아키텍트팀 매니저 (사진 제공: AWS코리아)
세 사례는 적용 분야가 달랐지만 개발 방식에서는 같은 방향을 택했다. 개발자가 코드를 직접 작성하기보다 요구사항을 정의하고 AI가 생성한 결과물을 검토·승인하는 데 집중하는 동안, AI는 코드와 문서, 설계, 각종 산출물 생성까지 맡았다.
사람은 그 결과물을 검증하고 보완하며 개발 품질을 관리했고, 이 과정은 보험과 통신, SI처럼 보안과 감사 체계가 중요한 산업에서 더 분명한 강점으로 이어졌다. AI의 제안과 사람의 승인, 변경 이력 기록이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되면서 생산성과 함께 추적성과 신뢰성까지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혜영 AWS 코리아 수석 솔루션즈 아키텍트는 “AI 시대의 경쟁력은 코딩 속도가 아니라 개발 프로세스에 달려 있다”며 “AI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보다 AI와 사람이 함께 개발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앞으로의 경쟁력을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는 개발자의 업무를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개발 프로세스를 함께 수행하는 협업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AWS는 생성형 AI 시대의 경쟁력이 코드 작성 속도가 아닌 개발 체계의 설계 역량에 있다는 점을 AI-DLC를 통해 제안했다.
*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은 KAIA와 벤처스퀘어가 함께 운영하며 스타트업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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