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는 AI에 사업전략과 투자유치, 채용, 정부 지원사업 등 다양한 문제를 묻는다. 그러나 새로운 대화를 시작할 때마다 회사의 업종과 성장 단계, 현재 상황을 다시 설명해야 하면 자문의 연속성이 떨어진다. 일반적인 답변에 회사의 맥락을 더하려면 프로필과 과거 대화를 기억하는 기능이 필요하다. 동시에 잘못된 전제까지 반복되지 않도록 질문을 되묻고 다른 관점과 근거를 제시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루트제로원이 창업자의 회사 정보와 고민을 지속적으로 반영하는 스타트업 전문 AI 멘토 서비스를 출시했다.
루트제로원(Route01)은 지난 8월 15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창업자가 필요할 때 사업 고민을 질문하고 회사 상황에 맞는 답변을 받을 수 있는 AI 기반 스타트업 자문 서비스다.
스타트업 전문 AI 멘토 서비스 루트제로원(Route01)의 서비스 화면 (제공=루트제로원)
사용자는 처음 가입할 때 사업 소개와 창업 단계, 팀 규모를 입력한다. 타깃 고객과 업종, 매출, 회사소개서나 IR 자료 등도 선택적으로 추가할 수 있다. 입력한 정보는 이후 자문에 반영되며 사업 상황이 바뀌면 프로필을 수정할 수 있다.
창업 단계는 아이디어와 MVP 개발, 기술실증(PoC), 시드 투자, 프리A, 시리즈A, 스케일업 등으로 구분한다. 같은 사업 고민이라도 초기 아이디어 단계와 후속 투자를 준비하는 기업에 필요한 답이 다르다는 점을 반영한 설계다.
서비스는 프로필과 이전 대화에서 공유한 목표와 고민을 참고해 답변한다. 사용자가 매번 회사 배경을 다시 설명하는 과정을 줄이고 앞선 자문과 이어지는 후속 질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답변 스타일은 세계적인 창업가와 투자자의 공개 저작, 강연, 인터뷰를 참고해 재구성한 6개 멘토 페르소나 가운데 선택한다. 폴 그레이엄과 피터 틸, 브라이언 체스키, 젠슨 황, 나발 라비칸트, 벤 호로위츠의 사고방식과 질문법을 참고했다.
각 페르소나는 초기 고객과 제품시장적합성(PMF), 차별화와 독점, 고객 경험, 기술 생태계, 레버리지, 조직 운영 등 서로 다른 관점에서 질문을 분석한다. 결론과 실행 과제를 먼저 제시하거나 기존 전제를 뒤집는 질문을 던지는 등 답변 방식에도 차이를 뒀다.
멘토 페르소나는 실제 인물과 소속 기관이 제공하거나 감수한 자문과는 구분된다. 공개 자료에 나타난 사고방식을 AI가 재구성한 것으로 해당 인물·기관과의 제휴나 후원 관계가 없으며 실제 견해를 대변하지 않는다.
루트제로원은 사용자의 질문을 무조건 긍정하는 대신 상황이 불분명하면 추가 정보를 요청하고 판단이 필요한 문제에는 다른 시각을 함께 제시하도록 설계했다. 우선순위와 판단 근거, 실행할 과제를 답변에 포함해 창업자가 선택지를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
일반 사업 자문과 지원사업 작성을 분리
자문 분야는 경영전략과 투자·IR, 재무·회계, 마케팅·홍보, 영업·제휴, 인사·노무, 법률·특허 등이다. 한국의 창업환경이 반영돼야 하는 지원사업과 투자, 인사, 법률 관련 정보는 별도 자료를 활용하고 최신 정보는 검색을 통해 확인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정부 지원사업을 위한 전문 멘토 기능도 제공한다. 접수 중인 지원사업 공고 가운데 회사 프로필에 맞는 사업을 추천하고 공고문과 사업계획서 양식, 회사소개 자료를 바탕으로 초안 작성과 점검을 지원한다.
사용자는 지원사업별로 카드를 만들어 공고문과 양식, 회사 자료, 작성 이력을 관리할 수 있다. 일반 멘토와 지원사업 전문 멘토를 분리해 사업계획서 작성에서는 평가위원의 관점과 공공 지원사업에 사용하는 문체를 반영한다. IR덱 작성에 특화된 전문 멘토도 준비하고 있다.
자문 결과는 DOCX와 PDF 파일로 출력할 수 있다. 대화에서 얻은 답변을 내부 회의 자료나 사업계획서 작성, 실행계획 정리에 활용하도록 문서화 기능을 제공한다.
베타 기간 서비스를 사용한 이드 주식회사의 김지영 대표는 “일반 AI는 사업 아이디어를 물으면 칭찬하는 경우가 많은데 루트제로원은 아픈 곳도 짚어준다”고 평가했다.
무료 플랜은 멘토 2명을 선택해 월 10회까지 질문할 수 있다. 프로 플랜은 월 2만9900원으로 멘토 6명과 월 60회의 자문을 제공한다. 프로플러스는 월 5만9900원으로 월 120회의 일반 자문과 지원사업 전문 멘토 월 5건을 이용할 수 있다.
정식 출시 프로모션은 9월 30일까지 진행된다. 이 기간 처음 구독하면 첫 달 프로 요금은 1만4950원, 프로플러스 요금은 2만9950원이다. 할인 기간 이후에는 정상 가격으로 자동 갱신되므로 사용자는 결제 조건을 확인해야 한다.
이경만 루트제로원 대표는 “스타트업 대표들과 만나며 기존 범용 AI가 가진 한계를 확인했고 창업가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는 전문 멘토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아무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고, 듣기 불편하더라도 지금 필요한 답을 제시하는 AI 멘토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AI 멘토의 개인화 수준은 사용자가 입력한 프로필과 대화 정보의 정확성에 영향을 받는다. 법률과 노무, 투자계약, 정부 지원사업처럼 규정과 공고가 달라질 수 있는 영역에서는 답변의 출처와 최신 내용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야 한다. 루트제로원 역시 중요한 의사결정에 앞서 전문가와 상담할 것을 안내하고 있다.
서비스의 경쟁력은 유명 인물을 재구성한 페르소나보다 창업자의 맥락을 얼마나 정확하게 축적하고 실제 의사결정에 필요한 질문을 제시하는지에서 가늠될 전망이다. 회사 정보가 달라질 때 프로필을 갱신하고 AI가 제시한 반대 관점과 근거를 검토하는 과정까지 이어진다면 창업자는 일회성 답변보다 연속적인 자문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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