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카페가 지점을 늘릴수록 관리하기 어려워지는 것은 매장마다 달라지는 커피 맛이다. 같은 원두와 레시피를 사용해도 온도와 습도, 원두 상태, 기기 설정, 직원의 숙련도에 따라 추출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 본사에서 개발한 맛을 여러 매장에서 재현하려면 커피머신과 레시피, 추출 데이터가 하나의 운영 체계로 연결돼야 한다. 브라운백이 전자동 커피머신과 클라우드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어웨어’를 영커피와 룰리커피 등 프랜차이즈 4곳에 공급한다.
커피테크 기업 브라운백은 부산 기반 프랜차이즈 영커피와 대구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룰리커피, 클로커피, 커피스토어와 전자동 커피머신 ‘어웨어(Aware)’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브라운백이 개발한 클라우드 기반 전자동 커피머신 ‘어웨어’ (사진 제공: 브라운백)
어웨어는 커피 원두를 투입하면 분쇄부터 추출까지 자동으로 진행하는 상업용 전자동 커피머신이다. 분쇄도를 64,000단계로 조절하고 추출 시간에 따라 압력을 변경할 수 있는 스테인리스 기어펌프를 탑재했다.
기어펌프 기반의 가변압 기술은 추출 초반과 중반, 후반의 압력을 다르게 설정해 원두의 특성에 맞는 추출 프로파일을 만드는 기능이다. 일반적으로 바리스타가 반자동 머신에서 조절하던 압력과 유량 등의 변수를 전자동 방식으로 구현하도록 설계했다.
어웨어는 추출한 에스프레소의 농도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설정 범위를 벗어나면 압력과 유량 등의 변수를 보정한다. 두 개의 추출 보일러와 별도의 스팀 보일러, 배관 히팅 시스템을 적용해 커피를 연속으로 제조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온도 변화도 줄인다. 브라운백의 어웨어 제품 설명에 따르면 시간당 최대 120회 추출과 연속 추출 기능을 지원한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클라우드 서비스 ‘어웨어 커넥트’를 통해 매장별 레시피를 관리할 수 있다. 본사에서 개발한 원두량과 물 온도, 압력, 유량 등의 설정값을 각 매장에 배포하고 새로운 메뉴의 레시피도 원격으로 적용하는 방식이다.
전자동 머신의 경쟁력, 속도보다 ‘매장 간 편차’에
영커피는 부산에서 시작해 전국 135개 이상의 가맹점을 운영하는 커피 프랜차이즈다. 1.1리터 대용량 보틀커피와 페이스트리 붕어빵 등 차별화한 메뉴를 기반으로 가맹점을 늘려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영커피는 8월 신규 출점 매장부터 어웨어를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매장 수가 증가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추출 품질의 차이를 줄이고 본사가 설정한 커피 맛을 가맹점에서 동일하게 구현하는 것이 도입 목적이다.
영커피 관계자는 “전 매장의 커피 품질을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장비를 찾았다”며 “어웨어가 구현하는 맛과 향을 포함한 관능 품질이 영커피가 요구하는 기준을 충족했다”고 말했다.
룰리커피는 2014년 대구의 소규모 로스팅 공장에서 출발했다. 코스트코에 원두를 납품하고 오가닉 생산 인증을 확보했으며 대구 고모동과 가창, 경산 등에서 대형 직영 매장을 운영해왔다.
회사는 올해 3월 소형 매장 모델인 ‘카페룰리오가닉’ 1호점을 열고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했다. 가맹점에 예상보다 많은 고객이 방문하면서 기존 핸드드립 외에 주문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추출 방식이 필요해졌고 전자동 머신을 새로운 운영 모델로 선택했다.
룰리커피는 8월 한 달 동안 기존 매장 10곳과 새로 문을 여는 매장 10곳 등 카페룰리오가닉 20개 매장에 어웨어를 도입한다. 이후 출점하는 신규 매장에도 적용할 계획이다.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가 전자동 머신을 선택할 때는 제조 속도와 함께 기존 원두가 가진 향미를 얼마나 재현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룰리커피는 본사에서 설정한 추출 압력과 분쇄도, 온도 값을 각 매장에 배포해 핸드드립 중심의 브랜드 경험을 다른 제공 방식으로 확장한다.
룰리커피 관계자는 “어웨어의 정밀 추출 기술과 원격 레시피 관리 기능을 활용해 어느 매장에서나 룰리커피의 맛과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브라운백은 디저트 브랜드 도레도레가 새로 선보인 커피 전문점 클로커피에도 어웨어를 공급한다. 영남권 커피 프랜차이즈 커피스토어는 준비 중인 신규 매장에 제품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번 계약은 어웨어가 오피스 커피와 개별 카페를 넘어 다점포 프랜차이즈의 운영 장비로 적용되는 과정이라는 의미가 있다. 프랜차이즈 시장에서는 커피머신 한 대의 성능보다 본사가 여러 매장의 레시피와 추출 상태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지가 도입 판단의 기준이 된다.
브라운백 관계자는 “자체 개발한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결합해 커피 브랜드가 겪는 인력과 품질, 비용 문제에 맞는 운영 방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커피의 맛은 머신의 설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원두의 로스팅 시점과 보관 상태, 사용하는 물, 머신의 세척과 부품 관리도 추출 품질에 영향을 준다. 자동 보정과 원격 레시피 배포에 매장별 원두·수질·기기 관리 기준이 함께 적용돼야 실제 품질 표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어웨어의 프랜차이즈 경쟁력도 64,000단계라는 분쇄 사양보다 도입 전후의 품질 편차와 제조 시간, 직원 교육 기간, 장비 고장과 유지관리 비용이 얼마나 줄었는지로 확인될 전망이다. 영커피 신규 매장과 카페룰리오가닉 20개 매장에서 운영 데이터가 축적되고 본사가 이를 레시피 개선에 활용한다면 커피머신은 음료를 추출하는 장비에서 전국 매장의 품질을 관리하는 데이터 인프라로 역할이 확장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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