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팅은 큐비트 수를 늘리는 경쟁만으로 상용화를 판단하기 어렵다. 외부 환경과 제어 신호에서 발생하는 잡음 때문에 계산 도중 양자 상태가 쉽게 훼손되기 때문이다. 여러 물리 큐비트로 신뢰할 수 있는 논리 큐비트를 구현하고 오류를 지속해서 탐지·수정하는 기술이 실제 활용의 전제조건으로 꼽힌다. 여기에 문제에 적합한 양자 알고리즘과 기존 컴퓨터를 연결하는 하이브리드 운영 구조도 필요하다. 마우저 일렉트로닉스가 양자컴퓨팅의 가능성과 기술적 제약을 함께 다룬 엔지니어 대상 콘텐츠를 공개했다.
전자부품·산업 자동화 제품 유통기업 마우저 일렉트로닉스는 ‘컴퓨터 프로세싱의 양자 도약’을 주제로 한 ‘함께 만드는 혁신(Empowering Innovation Together, EIT)’ 기술 시리즈 최신호를 선보였다.
마우저 일렉트로닉스가 양자컴퓨팅의 원리와 산업 활용 가능성을 다룬 EIT 기술 시리즈 ‘컴퓨터 프로세싱의 양자 도약’을 공개했다. (사진 제공: 마우저 일렉트로닉스)
이번 시리즈는 양자컴퓨팅의 기본 원리부터 현재 하드웨어 아키텍처와 양자 오류 정정, NISQ(Noisy Intermediate-Scale Quantum) 시스템, 최적화, AI·머신러닝, 신약 개발, 포스트 양자 보안까지 다룬다. 팟캐스트와 비디오, 기술 기사, 인포그래픽, 사례 연구를 통해 연구 결과를 엔지니어의 설계·기술 판단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기존 컴퓨터의 비트는 0과 1 가운데 하나의 값을 저장한다. 큐비트는 0과 1의 상태를 중첩해 표현하고 얽힘과 간섭을 이용해 특정 계산 결과가 나올 확률을 조절한다. 이러한 특성은 최적화와 분자 시뮬레이션처럼 탐색해야 할 경우의 수가 빠르게 증가하는 일부 문제에서 새로운 계산 방식을 제공한다.
다만 큐비트는 열과 전자기 간섭, 제어 장치의 오차 등 주변 환경에 민감하다. 계산 과정에서 양자 상태를 유지하는 결맞음 시간과 연산 정확도, 큐비트 간 연결성, 측정 오류가 시스템 성능을 좌우한다. 큐비트 수가 많더라도 오류율이 높으면 복잡한 알고리즘을 끝까지 실행하기 어렵다.
현재의 NISQ 시스템은 완전한 오류 정정 없이 제한된 수의 큐비트와 회로 깊이로 계산하는 단계다. 이 환경에서는 계산 결과에 포함된 잡음의 영향을 줄이는 오류 완화와 하드웨어 제어 기술을 함께 사용한다. 더 긴 연산을 안정적으로 실행하려면 여러 물리 큐비트에 양자 정보를 분산해 논리 큐비트를 만드는 오류 정정 기술이 필요하다.
IBM의 양자 오류 정정 연구 설명에 따르면 양자 정보는 환경 잡음과 제어 장치, 하드웨어 결함, 상태 준비와 측정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에 노출된다. 오류 정정은 다수의 물리 큐비트가 하나의 양자 정보를 보호하도록 중복 구조를 만드는 방식이지만, 필요한 큐비트 수와 연결 구조, 실시간 오류 판독에 따른 시스템 부담을 해결해야 한다.
양자컴퓨팅의 상용화 기준은 ‘논리 큐비트 품질’로
마우저는 이번 시리즈의 팟캐스트 ‘인간을 잇는 기술(The Tech Between Us)’에 양자 오류 정정 분야 연구자인 다니엘 고테스만 메릴랜드대학교 교수를 초청했다. 고테스만 교수는 양자 오류 정정 코드를 표현하는 안정자 형식과 결함허용 양자컴퓨팅 연구로 알려진 이론 컴퓨터과학자다. 현재 메릴랜드대학교의 브린 패밀리 석좌교수이자 양자정보·컴퓨터과학 공동연구센터 공동소장을 맡고 있다.
고테스만 교수는 마우저의 레이몬드 인 기술 콘텐츠 디렉터와 양자컴퓨팅의 기본 개념, 현재 개발 중인 하드웨어 구조, 주요 기술적 과제와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양자 오류 정정 연구가 물리학과 수학의 이론에서 실제 하드웨어 설계 문제로 이동하는 과정도 주요 주제로 다뤘다.
레이몬드 인 디렉터는 “양자컴퓨팅은 미래 기술로 자주 언급되지만 엔지니어링 측면에서는 이미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번 최신호에서는 양자컴퓨터가 현실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작업과 남은 과제, 오류 정정 기술이 실질적인 활용 가능성을 어떻게 높이는지 살펴본다”고 말했다.
이번 시리즈에는 양자 어닐러를 활용해 방대한 화학적 설계 공간을 탐색하는 신약 개발 사례도 포함됐다. 양자 어닐링은 여러 후보 가운데 특정 목적함수를 만족하는 해를 찾는 최적화 문제에 특화된 접근법이다. 범용 게이트 기반 양자컴퓨터와 구현 방식과 적용 범위가 다른 만큼, 엔지니어는 문제 유형과 필요한 정확도, 기존 계산 방식의 비용을 비교해 도입 가능성을 검토해야 한다.
최적화와 신약 개발, 신소재 탐색 분야에서 중요한 것은 양자 하드웨어를 사용했다는 사실보다 기존 고성능컴퓨팅이나 AI 기반 계산과 비교해 시간·정확도·비용 측면의 이점을 입증하는 일이다. 제한된 실험에서 확인한 양자 우위와 반복 가능한 산업적 성과도 구분해 평가해야 한다.
보안 분야에서는 양자컴퓨터 개발 일정과 별개로 대응이 진행되고 있다. 충분한 성능의 양자컴퓨터가 등장하면 현재 널리 사용하는 일부 공개키 암호체계가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NIST)는 현재 양자컴퓨터가 암호체계를 위협하기에는 규모가 작고 불안정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암호 전환에는 여러 해가 걸리므로 조직이 시스템과 데이터 현황을 파악하고 포스트 양자 암호 전환 계획을 준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NIST는 2024년부터 사용할 수 있는 포스트 양자 암호 표준 3종을 확정했다.
제프 뉴웰 마우저 사장은 “양자컴퓨팅은 현대 엔지니어링에서 가장 주목받는 첨단 기술 가운데 하나”라며 “연구 단계에서 실제 애플리케이션으로 발전하는 양자 시스템의 가능성과 현실적인 과제를 함께 파악하는 데 이번 EIT 시리즈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우저는 2015년부터 EIT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산업 자동화, AI, 연결 기술 등 엔지니어링 분야의 기술 콘텐츠를 제공해왔다. 이번 양자컴퓨팅 EIT 시리즈는 기술 개념을 소개하는 동시에 엔지니어가 적용 가능성과 한계를 판단하는 데 필요한 자료를 한곳에 모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양자컴퓨팅의 성과는 물리 큐비트의 숫자보다 논리 오류율과 회로 실행 규모, 계산 결과의 재현성, 기존 컴퓨팅 대비 경제성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기업도 모든 업무를 양자컴퓨터로 이전하는 접근보다 최적화와 시뮬레이션 등 후보 문제를 선정하고 기존 시스템과 연결하는 실험부터 진행할 필요가 있다. 마우저의 콘텐츠가 실제 설계 판단으로 이어지려면 기술의 가능성과 함께 하드웨어별 오류 특성, 벤치마크 조건, 필요한 제어·극저온·보안 인프라까지 지속해서 구체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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