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AI의 성능은 출시 시점에 고정되지 않는다. 업무 절차와 규정이 바뀌고 연동 API나 데이터, 사용자 질문 패턴이 달라지면 처음에는 정확하던 AI도 점차 다른 답을 내놓을 수 있다. 범용 벤치마크 점수가 높더라도 기업의 실제 과업을 얼마나 정확히 처리하는지는 별도로 검증해야 한다. 개발 단계의 평가 기준과 운영 이후의 감지·진단·복구를 연결해야 하는 이유다. 씨엔티테크가 이 문제를 해결하는 AI 운영 자동화 기업 인트에 투자했다.
투자 전문 액셀러레이터 씨엔티테크는 AI 평가·운영 솔루션을 개발하는 인트에 투자했다. 투자는 씨엔티테크 제22호 투자조합을 통해 진행됐으며 구체적인 금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기업용 AI 평가·운영 자동화 솔루션 ‘튜링’을 개발하는 인트의 기업 로고 (자료 제공: 씨엔티테크)
인트는 박현규 서강대학교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가 창업한 기업이다. 연구조직 단계부터 지난 4년간 기업용 AI의 기획과 개발, 납품을 수행하며 20건 이상의 프로젝트 경험을 쌓았다. 기업마다 업무와 데이터, AI를 사용하는 방식이 다른 현장에서 성능을 어떻게 평가하고 유지할 것인지가 공통된 문제로 나타났고, 이를 제품화하기 위해 ‘튜링(Turing)’을 개발하고 있다.
인트가 해결하려는 첫 번째 문제는 개발 단계의 평가 기준이다. 일반적인 AI 벤치마크는 언어 이해와 추론 등 모델의 기본 역량을 비교하는 데 활용되지만, 특정 기업의 실제 업무를 정확히 수행하는지까지 판단하기는 어렵다. 고객 상담 AI와 의료 문서 요약 AI, 사내 규정 검색 AI는 각각 요구되는 정확성과 허용 가능한 오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튜링은 기업의 업무와 도메인에 맞춰 평가 기준과 지표를 구성하고 개발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성능을 검증하도록 설계된다. 핵심용어 오류율과 환각률, 답변이 제공된 근거에 얼마나 충실한지를 확인하는 근거충실도 등을 활용해 AI가 실제 업무에 투입할 수준에 도달했는지 판단하는 방식이다.
두 번째 문제는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성능 열화다. 기업의 업무 프로세스나 규정이 변경돼도 AI는 과거 데이터와 지침을 기준으로 답할 수 있다. 외부 API의 출력 형식이 바뀌거나 새로운 유형의 질문이 늘어나도 응답 정확도가 낮아질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 번에 큰 장애로 나타나기보다 작은 오류가 누적되는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담당자가 수작업으로 발견하기 어렵다.
평가·감지·진단·복구를 하나의 운영 순환 구조로
튜링은 AI 평가와 성능 열화 감지, 원인 진단, 복구 계획 수립, 복구 적용을 하나의 순환 구조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개발 단계에서는 해당 업무에 적합한 평가 지표를 선택하고, 운영 이후에는 정해진 지표를 지속해서 측정한다. 성능 변화가 감지되면 데이터와 프롬프트, 모델 업데이트, 외부 시스템 연동 등 원인 후보를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수립한다.
복구 방안은 실제 서비스에 적용하기 전 시뮬레이션을 통해 결과를 검증하도록 설계한다. 기존 기능에 새로운 오류를 만들지는 않는지 확인한 뒤 운영 환경에 반영하는 구조다. 인트의 튜링 제품 설명에 따르면 회사는 평가부터 복구까지 연결한 운영 구조에 대해 특허를 출원했다.
인트는 기업용 AI 구축 사업인 ‘빌드AI(buildAI)’와 운영 자동화 제품인 튜링을 함께 추진한다. 고객사의 AI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업무별 평가 기준과 오류 유형, 성능 열화 패턴, 복구 시나리오를 확보하고 이를 튜링의 기능 고도화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구축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를 제품에 적용하고 제품에서 축적한 운영 경험을 다시 신규 AI 구축에 활용하는 구조다.
이러한 접근이 제품 경쟁력으로 연결되려면 고객사별로 다른 평가 기준을 빠르게 구성하면서도 반복 활용할 수 있는 공통 구조를 확보해야 한다. 모든 고객에게 평가 체계를 처음부터 새로 구축하면 비용과 시간이 인력 규모에 비례해 증가한다. 반대로 평가 항목을 지나치게 표준화하면 기업이 실제로 중요하게 보는 업무 결과를 놓칠 수 있다. 업종별 지표 라이브러리와 고객 맞춤 설정 사이의 균형이 제품 확장성을 좌우하는 이유다.
자동 복구 기능에는 통제 장치도 필요하다. AI가 원인을 잘못 진단하거나 적절하지 않은 수정안을 운영 환경에 반영하면 기존 서비스의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변경 전후의 성능 비교와 승인 권한, 즉시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롤백, 변경 이력을 확인하는 감사 기록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의료·금융·공공처럼 오류의 영향이 큰 분야에서는 복구 자동화 범위와 사람의 최종 승인 범위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
인트는 지난 8월 중소벤처기업부의 ‘2026년 팁스 일반트랙’에도 선정됐다. 법인 설립 79일 만의 선정으로, 향후 2년간 약 11억원의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받아 튜링의 기술을 고도화한다. 씨엔티테크는 인트에 대한 투자 확약과 팁스 추천을 진행한 운영사다.
박현규 인트 대표는 “지난 4년간 연구실의 목표를 기업 현장에서 실제 활용되는 AI를 개발하고 공급하는 것으로 정하고 기업 프로젝트를 수행해왔다”며 “현장에서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이 도입한 AI를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운영할 수 있는 기술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씨엔티테크 관계자는 “AI 도입이 증가할수록 기업에는 AI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성능을 유지하는 기술이 필요해질 것”이라며 “인트는 기업용 AI 운영 문제를 평가와 진단, 복구 관점에서 해결하는 기업으로 향후 AI 운영관리 시장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인트의 경쟁력은 평가 지표의 개수보다 실제 운영 중인 AI의 이상을 얼마나 빨리 발견하고 정확하게 원인을 구분하는지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성능 저하 감지 시간과 오진율, 복구 성공률, 서비스 중단 시간 감소 등 운영 지표를 고객 현장에서 입증하는 과정도 필요하다. 기업용 AI 구축 경험에서 얻은 기준과 오류 패턴을 재사용 가능한 제품 자산으로 축적한다면 튜링은 AI 도입 이후 발생하는 유지관리 부담을 줄이는 운영 인프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The post 업무가 바뀌면 AI도 흔들린다…씨엔티테크, 평가·복구 자동화 ‘인트’ 투자 appeared first on 벤처스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