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데이터 활용 방식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하는 단계에서 ‘그래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결정하고 실행하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생성형 AI가 자연어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답을 내놓는 수준을 넘어 기업의 맥락을 이해해 다음 행동까지 지원하는 ‘에이전틱 분석(Agentic Analytics)’이 새로운 데이터 활용 방식으로 떠오르면서다.
세일즈포스의 데이터 분석 플랫폼 태블로(Tableau)는 20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데이터팸 서울 2026(DataFam Seoul 2026)’을 열고 이 같은 데이터 분석 환경의 변화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올해 행사에는 산업계 리더와 데이터 전문가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주제는 ‘에이전틱 분석을 넘어, 행동으로’다. 핵심은 AI가 데이터를 읽고 인사이트를 찾는 분석 도구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기업의 의사결정과 실제 업무를 지원하는 실행 주체로 변화하고 있다는 데 있다.
김영균 세일즈포스 코리아 태블로 사업총괄과 매튜 밀러(Matthew Miller) 글로벌 태블로 제품 관리 부문 부사장 등이 기조연설에 나서 AI 시대 데이터 분석 환경과 태블로의 전략을 소개했다. 밀러 부사장은 데이터에서 얻은 인사이트를 조직의 의사결정과 후속 업무로 연결하는 것이 앞으로 분석 플랫폼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매튜 밀러(Matthew Miller) 세일즈포스 글로벌 태블로 제품 관리 부문 부사장 (사진 제공: 세일즈포스 코리아)
AI가 데이터를 ‘이해’하려면…기업의 맥락부터 알아야 한다
에이전틱 분석의 전제는 AI가 기업의 데이터를 단순히 검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가 가진 의미와 업무 맥락까지 이해하는 것이다.
태블로가 이를 위해 내세운 기술은 지식엔진(Knowledge Engine)과 의사결정 엔진(Decision Engine)이다. 지식엔진은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와 비즈니스 맥락을 토대로 AI가 답변과 인사이트를 생성하도록 지원하고, 의사결정 엔진은 이를 AI 에이전트의 판단과 후속 행동으로 연결한다.
여기에 시맨틱 레이어(Semantic Layer)를 통해 기업마다 다른 데이터의 의미와 관계를 AI가 이해하도록 한다. 같은 ‘매출’이라는 지표라도 기업이나 조직에 따라 산정 기준과 활용 방식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AI가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숫자 자체뿐 아니라 그 숫자가 기업 안에서 어떤 의미로 사용되는지 파악해야 한다는 접근이다.
이 같은 변화는 데이터 분석의 사용자 범위도 넓힌다. 전문 분석가가 대시보드를 만들고 현업이 이를 확인하던 방식에서 현업 사용자가 자연어로 직접 데이터를 묻고 답을 얻은 뒤 필요한 업무까지 이어갈 수 있는 구조로 바뀌는 것이다.
세일즈포스는 현장에서 태블로 에이전트(Tableau Agent)를 활용해 자연어로 데이터 준비부터 분석, 대시보드 구축까지 진행하는 과정을 시연했다. 태블로 MCP(Model Context Protocol)를 통해 클로드 코드(Claude Code) 등 외부 LLM 및 AI 에이전트와 연결하는 방식도 소개했다. 세일즈포스와 슬랙을 비롯한 업무 환경과 데이터를 연결해 분석 결과가 실제 업무 흐름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대시보드 5700개부터 슬랙 속 데이터 에이전트까지…기업들은 어떻게 쓰고 있나
행사에서는 올리브영, LG CNS, 토스뱅크, 크래프톤, 바로팜 등이 실제 데이터 활용 경험을 공유했다. 기업별 사례는 AI 활용뿐 아니라 데이터 정합성, 셀프서비스 분석, 거버넌스 등 에이전틱 분석을 구현하기 위해 필요한 기반에도 초점이 맞춰졌다.
올리브영은 현업 구성원이 직접 데이터를 활용하는 셀프서비스 분석(Self-Service Analytics)을 태블로 MCP 기반 AI 데이터 에이전트로 발전시킨 사례를 소개했다. 검증된 데이터를 AI와 연결하고 임직원이 슬랙 등 기존 업무 환경에서 자연어로 기간별 매출 비교나 실적 분석에 필요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토스뱅크는 5700여 개 대시보드와 362개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쌓은 자동화 경험과 함께 데이터 리니지와 권한 관리 체계를 고도화한 과정을 공개했다. 분석 환경의 규모가 커질수록 누가 어떤 데이터를 사용하고 데이터가 어디에서 생성돼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관리하는 체계 역시 중요해진다는 점을 짚었다.
LG CNS는 구매 데이터와 ERP, 사내외 데이터를 통합해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분석 환경을 소개했다. 크래프톤은 비즈니스 지표와 맥락을 일관되게 관리하기 위한 데이터 거버넌스에, 바로팜은 태블로 기반 데이터 전처리를 통한 제약 데이터 분석 효율화에 초점을 맞췄다.
AI가 데이터 접근의 문턱을 낮출수록 데이터의 신뢰성과 관리 체계는 오히려 더 중요해지는 셈이다. 자연어 질문만으로 누구나 분석할 수 있어도 AI가 참조하는 데이터와 지표의 정의가 잘못돼 있다면 빠른 분석이 정확한 의사결정으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일즈포스 태블로 데이터팸 서울 2026 현장 이미지 (사진 제공: 세일즈포스 코리아)
‘보는 데이터’의 다음은 ‘행동하는 데이터’
이번 행사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변화는 분석과 실행 사이의 간격을 줄이는 것이었다. 기존 BI(Business Intelligence)가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사람이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다면 에이전틱 분석은 AI가 분석 과정에 개입해 다음 행동을 제안하고 업무 시스템과 연결하는 방향으로 영역을 넓힌다.
김영균 세일즈포스 코리아 태블로 사업총괄은 “AI가 누구나 빠르게 데이터를 분석하고 답을 얻을 수 있게 만들수록 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더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거나 더 정교한 분석을 수행하는 데서 나오지 않는다”며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와 명확한 비즈니스 맥락을 바탕으로 인사이트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실행으로 연결하느냐가 데이터 역량의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터 분석을 쉽게 만드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의미다. 기업 내부의 수많은 데이터에 공통된 의미와 기준을 부여하고 AI가 이를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든 뒤 실제 업무 시스템까지 연결해야 ‘행동하는 데이터’가 가능해진다.
행사에서는 데이터 분석을 보다 일상적인 경험으로 풀어낸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데이터 시각화 경진대회 ‘비즈 게임즈(Viz Games)’ 결승에서는 ‘태블로도 식후경’을 주제로 참가자들이 전국 일반 음식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대시보드와 스토리로 구성하는 경쟁을 펼쳤다.
김 총괄은 “에이전틱 분석의 역할은 과거의 현황을 보여주는 데서 나아가 다음 행동을 제안하고 실제 업무의 실행까지 지원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AI가 분석가의 질문에 답하는 시대를 지나 이제는 기업 안에서 데이터를 이해하고 다음 업무까지 이어주는 단계로 이동하고 있다. 결국 에이전틱 분석의 경쟁력도 AI 모델 자체만으로 결정되지는 않는다. 기업이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갖추고 있는지, 그 데이터에 조직의 언어와 업무 맥락을 얼마나 정확하게 담아낼 수 있는지가 ‘분석하는 AI’를 ‘행동하는 AI’로 바꾸는 기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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