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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지원 받고 끝?…청창사 16년이 던진 ‘창업 이후’의 질문

창업지원 받고 끝?…청창사 16년이 던진 ‘창업 이후’의 질문

청년창업사관학교의 향후 방향을 논의하는 국회 세미나에서 지난 16년간 축적된 창업가와 기업, 동문 네트워크를 창업정책의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참석자들은 창업지원의 범위를 기업 설립과 초기 사업비 지원에서 성장과 재도전, 투자와 M&A, 후배기업 지... The post 창업지원 받고 끝?…청창사 16년이 던진 ‘창업 이후’의 질문 appeared first on 벤처스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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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지원으로 출발한 창업가가 성장한 뒤 다시 후배 창업가에게 자본과 경험을 공급한다. 실패를 경험한 창업가는 재창업에 나서고, 또 다른 창업가는 기존 기업을 인수해 새로운 기술을 접목한다. 청년창업사관학교를 거쳐 성장한 창업가들의 사례를 바탕으로 창업지원 정책의 역할을 기업 설립에 한정하지 않고 성장과 재도전, 투자와 후배기업 지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국회에서 제기됐다.

논의의 출발점은 청년창업사관학교(이하 청창사)의 향후 존속 여부였지만 이날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 화두는 ‘창업 이후’였다. 지난 16년간 청창사를 거친 창업가와 기업, 이들이 형성한 네트워크를 정책 성과로 어디까지 인정하고 향후 창업정책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총동문회는 28일 서울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함께 ‘청년기업이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창업 생태계를 이야기합니다’를 주제로 국회 세미나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류정원 청창사 총동문회장(힐세리온 대표), 권인택 오픈놀 대표, 이금룡 사단법인 도전과나눔 이사장,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청창사 호남총동문회장), 이호중 중소벤처기업부 청년정책과장 등이 참석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총동문회와 장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28일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국회 세미나 현장
창업 시작보다 중요한 것은 육성
이날 좌장을 맡은 류정원 총동문회장이 강조한 것은 청창사라는 제도의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보다 지난 16년간 창업기업의 성장 과정에서 축적된 자산을 단절시키지 않는 일이었다. 그는 “16기를 끝으로 청창사를 폐교하겠다는 얘기가 도는 시점에 총동문회장을 맡게 돼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대한민국의 창업 생태계를 다시 조망하고 청창사의 존속이 필요한 당위성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논의의 무게는 기업을 만드는 ‘창업’에서 시장 안착과 성장, 실패 이후의 재도전까지 포괄하는 ‘육성’으로 옮겨갔다. 기업 설립과 초기 사업비 지원에 그치지 않고 먼저 성장한 기업이 후배기업에 경험과 자본을 다시 공급하는 과정까지 하나의 창업 생태계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청창사 출신 상장기업을 비롯해 먼저 시장에 안착한 선배 창업가들의 경험과 네트워크가 후배기업의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는 사례도 제시됐다. 제도 개편 여부와 별개로 청창사를 통해 형성된 기업과 사람, 관계망을 향후 정책과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권인택 오픈놀 대표는 이러한 자산을 ‘기업·사람·선순환’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했다. ‘청창사 16년, 무엇을 남겼나’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는 ▲시장에서 생존하고 성장한 기업 ▲같은 경험을 공유한 9천여 명의 창업가 ▲먼저 성장한 창업가의 자원이 다음 창업가에게 전달되는 선순환 구조가 주요 성과로 제시됐다.

총동문회 역시 단순한 졸업생 조직이 아니라 실제 기업 운영 과정에서 생존과 실패, 성장을 경험한 창업가들이 모인 인적자원 풀이라는 데 의미를 뒀다. “기업이 겪는 문제의 상당 부분은 투자금이나 멘토링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권 대표의 설명처럼 조직관리와 영업, 투자유치, 규제 대응 과정에서 같은 문제를 먼저 경험한 창업가의 시행착오와 해결 과정이 후배기업에 실질적인 자산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선순환은 민간 자본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청창사 출신 동문기업 25개사는 약 10억원 규모의 민간자금을 모아 펀드를 조성했다. 이날 발표에서 제시된 사례로, 과거 정부 지원을 받았던 창업가가 성장한 뒤 후배기업에 자본을 공급하는 주체로 역할을 바꾼 경우다.

기존 창업지원 정책의 성과를 기업의 생존 여부만으로 판단하는 방식에도 질문이 제기됐다. 지원기업이 폐업하더라도 해당 정책을 경험한 창업가가 생태계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폐업 이후 다시 창업하거나 다른 기업의 공동창업자가 될 수 있고, M&A를 거쳐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경로도 존재한다. 기업 단위의 생존율만으로 이 같은 장기적인 이동을 확인하기 어려운 만큼 정책의 추적 단위를 ‘지원받은 기업’에서 ‘지원받은 창업가’까지 넓힐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다.

창업가 한계 보완하는 ‘연결’…지역에서는 ‘공교육’ 역할

두 번째 발제에서는 기업 성장 과정에서 창업가 개인이 가진 한계를 네트워크가 어떻게 보완할 수 있는지가 화두로 올라왔다. 이금룡 사단법인 도전과나눔 이사장은 “기업은 CEO의 능력 이상으로 커지지 않는다”며 “CEO가 변화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 인재를 알아보는 안목이 떨어지면 기업은 성장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는 장치로 제시된 것이 창업가 간 연결이다. 청창사가 창업가들을 연결해 협력관계를 만들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브릿지’ 역할을 해왔다는 평가다. 교육 프로그램이나 사업비뿐 아니라 오랜 기간 축적된 네트워크와 그 안에서 형성된 신뢰 역시 창업 생태계의 자산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충분한 연구와 검토 없이 제도가 종료될 경우 이러한 연결 구조까지 함께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지역에서 청창사의 역할은 조금 다른 의미를 갖는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정지성 에스오에스랩 대표는 ‘지방 창업의 공교육, 그리고 16년의 1만 동지들’을 주제로 청창사를 지역 창업가에게 일정 수준의 교육과 네트워크를 제공해온 ‘창업의 공교육’에 비유했다.

“지역이라는 이유로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딥테크 청년들에게 청창사는 유일한 사다리 역할을 했다”는 정 대표의 설명은 수도권과 지역의 창업 인프라 차이에 초점을 맞췄다. 지역에서는 투자자나 액셀러레이터, 먼저 성장한 창업가와 접촉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만큼 청창사가 이러한 접근성 격차를 일정 부분 보완해왔다는 것이다.

16년이라는 시간의 축적도 중요한 자산으로 제시됐다. 한 기수만 보면 비슷한 단계의 초기창업가가 모여 있지만 여러 기수가 쌓이면서 생존과 실패, 재창업, M&A, 상장 등 서로 다른 경로를 경험한 창업가들이 하나의 네트워크 안에 공존하게 됐다. 이에 따라 단순한 예산 증액보다 그동안 형성된 생태계의 유산을 평가하고 지역 청년의 기회 사다리와 동문 네트워크를 후속 정책에 연결하는 작업이 우선돼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청년창업사관학교 국회 세미나 참석자들이 창업가 네트워크와 후속 창업정책의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
창업가 역할, ‘새로 창업하는 사람’에만 머물지 않아

이어진 토크콘서트에서는 창업가의 역할을 초기기업을 설립하는 사람으로 한정하지 않는 방안이 논의됐다. 류정원 회장이 좌장을 맡은 토론에는 앞서 발제한 권인택·이금룡·정지성 대표와 장철민 의원, 김윤정 청창사 대외협력 이사 겸 엔티1 CFO가 참여했다.

이 자리에서는 청창사 출신 창업가를 지역 중소·중견기업의 승계나 인수와 연결하는 방안도 제안됐다. 권인택 대표가 제시한 구상은 기존 기업을 인수한 창업가가 AI와 IoT 등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사업을 전환하거나 고도화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법인을 설립하는 사람뿐 아니라 기존 산업의 사업전환을 이끄는 기업가까지 창업정책의 범위에 포함하자는 것으로, 이날 논의를 단순한 청창사 존폐 문제에서 한 단계 확장하는 제안이기도 했다.

청년창업사관학교 국회 세미나 참석자들이 창업가 네트워크와 후속 창업정책의 방향을 논의하고 있다.

발제와 토론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된 것은 특정 기관이나 사업 명칭 자체보다 장기간 축적된 창업가의 경험을 다시 생태계 안에서 활용할 수 있는 구조였다. 창업가를 정책의 지원 대상으로만 두지 않고 성장 이후 투자자와 멘토, 공동사업자 또는 기업 인수자로 역할을 확장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방식이다.

이에 따라 이날 논의도 ‘청창사를 없앨 것인가, 유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난 16년간 정책 지원을 받은 창업가 가운데 다시 자본과 경험을 공급할 수 있는 단계에 도달한 이들이 생겨난 만큼, 그동안 축적된 기업과 사람, 네트워크를 어떻게 측정하고 다음 창업정책에 활용할 것인지가 후속 과제로 제시됐다. 청창사의 향후 방향 역시 제도의 존폐 여부뿐 아니라 이 같은 축적 자산을 실제 창업 생태계와 연결할 수 있는지까지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류정원 청창사 총동문회장은 세미나를 마치며 “청년창업사관학교 브랜드 가치를 이어갈 수 있는 건설적인 논의와 대응을 온오프라인에서 지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 스타트업 생태계 기자단은 KAIA와 벤처스퀘어가 함께 운영하며 스타트업 현장의 다양한 이야기를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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