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에서 언어 장벽은 조직 간 협업 효율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여러 국가의 임직원이 참여하는 회의에서는 발언 내용을 정확히 이해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이 중요하지만, 언어가 다르면 실시간 소통에 제약이 생길 수 있다. 기업들이 기존 업무 환경에서 활용할 수 있는 AI 기반 실시간 음성 번역 기술을 검토하는 배경이다. 글로벌 언어 AI 기업 딥엘이 아모레퍼시픽의 다국어 협업 환경에 적용한 ‘딥엘 보이스’의 활용 현황을 공개했다.
딥엘(DeepL)은 실시간 음성 번역 AI 솔루션 ‘딥엘 보이스(DeepL Voice)’가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회의와 다국어 컨퍼런스, 임직원 교육 등에 활용되고 있다. 도입 초기 월 20~30건 수준이던 딥엘 보이스 사용 회의는 현재 월 100건 이상으로 증가했으며, 도입한 라이선스의 활용률은 95%를 넘어섰다.
월간 사용 회의 수는 도입 초기와 비교해 최소 3배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딥엘은 직원들이 기존 협업 도구 안에서 실시간 번역 기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 점을 주요 활용 요인으로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은 미주와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해외 조직과의 협업이 확대되면서 여러 언어를 사용하는 임직원이 동일한 회의에 참여하는 상황도 늘었다. 회사는 언어 차이로 발생하는 소통의 어려움을 줄이고 구성원이 각자 익숙한 언어로 회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검토해 왔다. 회사는 내부 개념검증(PoC)을 거쳐 딥엘 보이스를 도입했다. 실제 업무 환경에서 기술의 적용 가능성을 확인한 뒤 글로벌 조직 간 협업을 지원하는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딥엘 로고 (자료 제공: 딥엘)
실시간 다국어 자막·용어집 기능 활용…기존 협업 환경과 연동
딥엘 보이스는 회의 중 발화되는 언어를 자동으로 감지하고 실시간 다국어 자막을 제공하는 AI 솔루션이다. 회의 참석자는 다른 언어로 진행되는 발언을 자신이 선호하는 언어의 자막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별도의 통역 절차 없이도 회의 내용을 이해하고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기업에서 사용하는 고유명사와 전문 용어를 일관되게 번역하는 용어집 기능도 제공한다. 브랜드명이나 주요 비즈니스 용어처럼 정확한 표현이 중요한 단어를 관리해 글로벌 조직 간 의사소통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번역상의 혼선을 줄일 수 있도록 했다.
딥엘 보이스는 마이크로소프트 팀즈(Microsoft Teams)와 연동돼 기존 회의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다. 기업의 IT 운영을 고려한 싱글사인온(SSO), 중앙 집중식 관리, 감사 로그 기능도 지원한다. 기업 관리자는 사용자 접근과 솔루션 이용 현황을 관리할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장기 전략 과제인 ‘AI 퍼스트(AI First)’에 따라 업무 전반에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다. 딥엘 보이스 역시 글로벌 조직 간 협업을 지원하기 위한 업무 혁신 사례 중 하나다. 회사는 현재 이용 현황과 임직원의 업무 수요를 바탕으로 실시간 음성 번역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추가 업무 영역을 검토하고 있다.
박소영 아모레퍼시픽 시스템아키텍쳐팀 디렉터는 “글로벌 협업에서는 다양한 언어와 문화적 배경을 지닌 직원들이 회의 내용을 이해하고 각자의 의견을 나눌 수 있어야 한다”며 “딥엘 보이스를 통해 직원들이 각자 선호하는 언어로 협업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실시간 음성 번역 수요와 실제 사용 경험 사이에는 차이도 나타난다. 딥엘이 2026년 3월 발표한 국내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90%가 업무에 실시간 AI 음성 번역이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실제 사용하고 있다는 응답은 약 36%에 그쳤다. 다국어 협업에 대한 수요가 높더라도 실제 업무 도구로 활용하는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다는 조사 결과다.
아모레퍼시픽의 사례는 기업 내부에서 실시간 음성 번역 도구의 사용이 확대된 사례로 볼 수 있다. 다만 딥엘이 공개한 월간 사용 회의 수와 라이선스 활용률은 솔루션 이용 현황을 나타내는 지표로, 회의 시간 단축이나 업무 생산성 개선 효과를 직접 측정한 수치는 아니다.
딥엘은 글로벌 기업의 다국어 소통과 협업을 지원하는 언어 AI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전 세계 20만 개 이상의 기업·조직과 수백만 명의 개인 사용자가 딥엘의 언어 AI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2017년 야렉 쿠틸로브스키가 창업했으며, 현재 900명 이상의 직원을 두고 있다.
야렉 쿠틸로브스키(Jarek Kutylowski) 딥엘 창업자 겸 CEO는 “한국은 딥엘의 전략적 시장으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운영하는 국내 기업들이 업무 전반의 언어 장벽을 해소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고 있다”며 “딥엘 보이스는 직원들이 기존 회의 환경에서 각자 선호하는 언어로 대화를 이해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의 글로벌 협업 업무에 이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아모레퍼시픽이 AI를 활용해 업무 혁신을 추진하는 데 딥엘이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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