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SC·리라랩 ‘시니어 액셀러레이터’ 실험, 경험 자본의 재배치 시작
-교육을 넘어 양성→매칭→현장 투입까지 이어지는 구조 설계… 중장년 인력 활용 방식의 새로운 표준 제시
“막연히 돕고 싶다는 생각은 있었지만, 방법을 몰랐어요. 이제는 실제로 ‘같이 일할 수 있다’는 감이 생겼습니다.”
“지역에서 쌓은 경험이 새로운 산업과 연결되는 길이 있다는 걸 처음 느꼈습니다.”
“스타트업이 빠르게 움직이는 만큼, 우리가 겪어온 시행착오가 더 가치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니어 액셀러레이터 양성과정’ 1기 (사진 제공: MYSC)
중장년 커리어를 가진 이들의 소감은 하나의 공통된 문제를 드러낸다. 경험은 충분히 축적돼 있지만,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구조는 부재했다는 점이다. 최근 MYSC(엠와이소셜컴퍼니)와 리라랩이 공동으로 운영한 ‘시니어 액셀러레이터 양성과정’은 바로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한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경험은 쌓였지만, 현장에서 작동할 기회는 부족했다
한국 사회는 지금 구조적 전환 구간에 들어섰다. 약 954만 명에 달하는 2차 베이비부머(1964~1974년생) 세대가 본격적으로 은퇴 시기에 진입하면서, 이들의 경험과 전문성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가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들은 높은 교육 수준과 디지털 활용 능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퇴 이후에는 경력이 단절되거나 제한적으로만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스타트업 생태계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산업 현장에서 축적된 실무 경험과 판단력이 부족한 경우가 적지 않다. 자금과 네트워크는 확대되고 있지만, 실제 문제 해결 과정에서 필요한 ‘경험 기반 의사결정’은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
결국 한쪽에는 ‘경험은 있지만 쓰이지 않는 인력’이, 다른 한쪽에는 ‘경험이 필요한 조직’이 존재하는 구조적 간극이 형성돼 있다.
이러한 간극을 연결하기 위한 시도로 등장한 것이 MYSC와 리라랩의 ‘시니어 액셀러레이터 양성과정’이다. 이 프로그램은 단순한 재취업 교육이 아니라, 중장년의 경험을 스타트업 생태계 안에서 작동하는 자산으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교육은 3월 24일부터 4월 9일까지 진행됐으며, 참여자 24명 전원이 수료해 100% 수료율을 기록했다. 참여자들은 평균 20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중장년 전문인력으로, 대기업, 금융, HR, 마케팅, 재무 등 다양한 분야의 실무 경험을 갖추고 있다.
커리큘럼은 스타트업 생태계 이해, 초기기업 진단 프레임, 멘토링 및 코칭 방법론, 모의 멘토링 실습 등으로 구성됐다. 핵심은 단순 지식 전달이 아니라, 각자의 경험을 스타트업 문제 해결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전환하는 데 있었다.
특히 수료자들은 향후 스타트업 멘토링과 코칭을 비롯해 투자심의 자문에 참여하고,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에 투입되는 한편 지역 창업 프로젝트와도 연계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게 된다. 이는 교육으로 끝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양성-매칭-현장 투입-후속 관리로 이어지는 구조를 설계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경험이 자산이 되는 순간… ‘시니어 액셀러레이터’의 의미
수료생들의 반응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김규인 씨는 삼성탈레스에서 팀장으로 재직하며 경영혁신, ERP, SCM 등 전사 운영 시스템 기획을 담당한 경력을 바탕으로 이번 과정에 참여했다. 김 씨는 “그동안 쌓아온 산업 현장의 경험을 스타트업과 나누고 싶었지만, 막연한 조언을 넘어 실제로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론이 필요했다”며 “이번 과정을 통해 스타트업의 언어와 액셀러레이팅의 구조를 이해하게 됐고, 앞으로는 단순한 멘토가 아니라 실행을 함께 돕는 파트너로 활동하고 싶다”고 말했다.
길미옥 씨 역시 도시재생 분야에서의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참여했다. 길 씨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면서도, 축적된 경험이 새로운 산업이나 창업생태계와 연결되는 통로는 많지 않았다”며 “이번 과정을 계기로 지역 자산과 주민의 역량을 바탕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가능성을 함께 만드는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번 과정을 설계한 MYSC 임종수 시니어디렉터는 “한국 사회는 대규모 은퇴 세대의 진입과 함께 중장년 인력의 사회적 활용 방식을 새롭게 설계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며 “이번 과정은 풍부한 경험을 가진 중장년 인재를 일회성 강연자나 자문위원으로 소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스타트업 생태계 안에서 실제로 기여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하려는 시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초기기업은 속도와 실행력이 강점이지만, 산업 현장에서 축적된 실무 판단력과 시행착오의 학습을 내부에 충분히 갖추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MYSC는 이런 공백을 시니어 인재의 경험으로 보완하고, 동시에 이들의 경력이 사회 안에서 다시 작동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MYSC와 리라랩은 이번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양성-매칭-현장 투입-후속 관리로 이어지는 구조를 더욱 고도화하고, 향후 기수 확대와 지역 연계 프로그램 확장도 검토할 계획이다.
이번 시도는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을 넘어, 은퇴 이후의 경력을 단절이 아닌 전환의 관점에서 재설계하고 이를 스타트업 생태계와 연결하는 구조적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빠르게 증가하는 은퇴 인력과 스타트업의 경험 부족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이 모델이 향후 어떤 확장성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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