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를 보다가 우연히 창경궁 물빛연화를 홍보하는 게시글을 봤다.
"서울 궁궐 야경 중에서도 분위기 최고로 꼽히는 창경궁 물빛연화가 돌아온다"라는 멘트와 함께 4월 24일부터 5월 3일까지 창경궁 춘당지 일대에서 진행되는 '2026년 창경궁 물빛연화'를 소개하고 있었다.
사실 창경궁은 꽤 자주 찾는 공간이다.
종로 근처를 자주 지나기도 하고, 창경궁에서 하는 행사나 관람을 위해서도 꽤 여러 번 방문한 적이 있었다.
생각해 보니 밤에는 단 한 번도 방문해 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그 익숙한 공간이 밤에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한 마음에 행사가 시작된 4월 24일, 친구와 함께 창경궁으로 향했다.
미디어아트 (본인 촬영)
창경궁 물빛연화는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와 국가유산진흥원이 함께 운영하는 야간 미디어아트 프로그램이다.
행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단연 접근성이었다.
별도의 사전 예약이나 예매 없이 창경궁 입장권 하나만 있으면 된다.
입장료는 단돈 '1000원'
한복을 입고 방문하거나 만 25세 이하라면 무료입장도 가능하다.
친구와 함께 퇴근 후 서순라길에서 밥을 먹고 커피 한 잔씩을 사 들고 창경궁에 가보니, 이미 많은 인파가 줄지어 서 있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참여한다니, 어떨지 궁금해 재빨리 줄을 서서 기다렸다.
줄을 서는 동안에도 금요일 퇴근 후 주말을 앞두고 설레는 마음으로 창경궁을 찾은 사람들의 마음이 느껴져, 이런 행사가 일상에 작지만 확실한 즐거움을 준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다.
8시에 입장 마감이라 30분 일찍 방문했는데도 몰린 인파로 끝줄에 선 사람들은 표를 사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으니, 꼭 일찍 방문해 표를 구매하길 추천한다.
여건상 가능하다면 아예 4~5시쯤 미리 티켓을 사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2026년 창경궁 물빛연화 미디어아트 (본인 촬영)
그렇게 표를 받고 들어서니, 낮의 창경궁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창경궁을 만날 수 있었다.
이번 행사는 제1경부터 제8경까지 총 여덟 개의 구역으로 구성돼 있다. 그중 하이라이트는 대춘당지에서 펼쳐지는 제2경 '물빛연화'다.
연못에서 미디어아트 영상이 재생됐는데, 물에 비친 미디어아트 덕분에 2배로 풍성한 볼거리를 볼 수 있었다.
사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사람이 많아 정면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래서 천천히 다른 구간을 먼저 돌아보기로 했는데, 메인 미디어아트 외에도 산책로 곳곳이 예쁜 조명으로 꾸며져 있어, 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색적이고 특별한 시간이었다.
2026년 창경궁 물빛연화 미디어아트 (본인 촬영)
그렇게 한 바퀴를 돌고 돌아오니 사람이 조금 빠져 있었고, 마침내 정면에서 제2경 미디어아트를 다시 제대로 관람할 수 있었다.
측면에서 볼 때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웅장하고 압도적인 느낌이었다.
연못을 둘러싼 길이 있어 어느 각도에서나 관람할 수 있지만, 기회가 된다면 꼭 정면에서 감상하길 강력히 추천한다.
2026년 창경궁 물빛연화 미디어아트 정면 (본인 촬영)
그렇게 미디어아트와 조명으로 둘러싸인 산책로를 걷고, 마지막으로 제4경 조화의 빛을 담당하는 대온실을 구경하러 갔다.
이 대온실은 1909년에 지어진 한국 최초의 서양식 온실로, 이 자체로도 역사적 의미가 깊다.
이 대온실은 낮에도 한 번도 와본 적이 없던 곳이라, 이런 곳이 있었나 싶었다.
전통적인 요소로 가득한 궁 안에 이런 서양식 온실이 있다는 게 너무나 신기하고, 이색적인 분위기를 주는 공간이었다.
대온실 (본인 촬영)
대온실 내부에는 여러 식물은 물론이고, 물고기도 있었는데 같이 간 친구가 식물과 물고기 두 가지에 관심이 많은 친구라 한참을 아이처럼 구경하기도 했다.
따뜻해진 봄 날씨에 선선한 밤바람, 빛의 풍경을 즐기면서 이런 동식물까지 즐길 수 있으니, 너무 금방 시간이 지나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대온실 (본인 촬영)
사실 이런 궁궐 야간 관람 프로그램은 창경궁의 '물빛연화' 외에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경복궁의 '별빛야행', 창덕궁의 '달빛기행', 덕수궁의 '밤의 석조전' 등 서울 도심에 자리한 궁궐에서 모두 저마다의 방식으로 아름다운 야경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직접 궁궐 야간 관람을 해보니 한 번도 가지 않은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026년 창경궁 물빛연화
나도 다음에는 다른 궁궐의 야간 관람 프로그램에 참여해 봐야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이색적인 궁궐의 밤을 즐겨보고 싶다면, 매년 열리는 궁궐의 여러 야간 관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길 바란다.
☞ 창경궁 물빛연화 현장 (박세아 정책기자 촬영)
☞ 국가유산청 - 국가유산진흥원: 2026년 창경궁 물빛연화 정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