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사에게 인도는 거대한 이용자 시장을 넘어 개발자와 콘텐츠 IP, 기술 스타트업이 함께 성장하는 전략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현지에서 만든 게임을 자국 시장에 공급하는 단계를 지나 세계 이용자에게 유통하는 산업 기반을 갖추는 것이 다음 과제로 꼽힌다. 게임과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딥테크를 연결하는 투자도 늘어나면서 현지 인재와 기업을 장기적으로 육성하는 전략의 중요성이 커졌다. 크래프톤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만나 현지 게임·기술 생태계를 위한 투자와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크래프톤은 장병규 의장이 지난 4일 인도 뉴델리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회담을 진행했다고 7일 밝혔다. 양측은 인도의 게임·기술·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산업 성장과 양국 간 협력 기회를 살펴보고, 크래프톤의 장기적인 인도 투자 의지를 재확인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크래프톤)
회담에서는 인도에서 개발한 게임과 디지털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현지 창작자와 개발자,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인도에서 만들어진 IP가 세계 이용자를 만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방향은 인도 정부가 추진하는 ‘비크시트 바라트(Viksit Bharat·선진 인도)’ 비전과 맞닿아 있다. 인도 정부는 ‘인도에서 만들고, 인도를 위해 만들며, 세계를 위해 만든다(Create in India, Create for India, Create for the World)’는 방향 아래 자국의 창작·기술 역량을 글로벌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현지 투자 5억 달러 계획, 성장펀드는 신기술까지
크래프톤은 현재까지 인도에 약 2억5,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앞으로 3~4년 동안 약 2억5,000만 달러를 추가로 투입할 계획으로, 기존 투자액과 향후 계획을 합한 규모는 약 5억 달러다.
투자 대상은 인도 게임 개발사와 콘텐츠 IP, 스타트업 생태계를 중심으로 구성된다. 크래프톤은 게임 분야에서 확보한 현지 사업 경험을 토대로 AI와 로보틱스, 딥테크 등 신기술 기업으로 투자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네이버, 미래에셋과 함께 조성한 6억7,000만 달러 규모의 ‘유니콘 그로스 펀드(Unicorn Growth Fund·UGF)’도 인도 투자 전략의 한 축을 담당한다. 이 펀드는 인도에서 성장 가능성을 검증한 기업의 후속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다만 펀드 전체 규모는 세 회사가 공동으로 조성한 금액으로, 크래프톤의 단독 투자액과는 구분된다.
크래프톤은 자본 투자와 함께 현지 인재 육성에도 힘을 싣고 있다. 게임 제작과 디지털 창작 분야의 실무 역량을 키우기 위한 산학협력 프로그램 ‘KIGI 아카데미(KIGI Academy)’를 운영하며 개발자와 창작자 발굴을 지원하고 있다.
인도 스튜디오를 직접 인수해 현지 IP와 개발 역량을 확보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모바일 크리켓 게임 시리즈 ‘리얼 크리켓(Real Cricket)’을 제작한 노틸러스 모바일(Nautilus Mobile)을 인수하고 현지 사업 기반을 강화했다. 크리켓이라는 인도 특화 콘텐츠를 활용해 현지 이용자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게임 IP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크래프톤은 향후 투자와 인재 육성, 현지 개발사 지원을 연계해 인도에서 제작한 게임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는 구조를 마련할 방침이다. 게임에서 축적한 현지 네트워크를 신기술 분야로 연결하고, 인도 창업 생태계와의 장기적인 협력도 이어간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인도는 게임과 기술, 혁신 전반에 걸쳐 뛰어난 인재를 갖춘 주요 시장”이라며 “크래프톤의 지속적인 투자는 인도에 대한 장기적인 신뢰와 인도의 디지털 경제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투자와 인재 육성 프로그램, 신기술에 대한 집중을 통해 인도의 창작자, 개발자, 창업가들과 함께 전 세계에 통하는 경험과 기술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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