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에서 데이터 확보와 모델 학습을 넘어 실제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AI 솔루션의 사업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다국어 소통과 글로벌 협업 환경에 AI를 도입하면서 실시간 통번역 기술의 활용 범위도 확대되고 있다. AI 학습데이터 공급을 주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들도 자체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 사업을 강화하며 새로운 매출원을 확보하고 있다.
AI 데이터 및 솔루션 전문기업 플리토가 AI 통번역 사업의 성장에 힘입어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6년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매출액 약 311억원, 영업이익 약 103억원을 기록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20.7%, 영업이익은 89.7% 증가한 수치로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약 62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과 비교하면 약 167.5%에 해당하는 규모로, 올해 9개월 동안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지난해 전체 실적을 약 67.5% 웃돌았다.
플리토 로고 (자료 제공: 플리토)
플리토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3분기 만에 연간 기준 역대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분기 실적에서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단일 매출액은 약 178억원, 영업이익은 약 90억원으로 각각 분기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50.4%로 집계됐다. 매출액의 절반가량이 영업이익으로 이어진 것으로, 플리토는 AI 솔루션 사업 확대가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누적 실적을 기준으로 계산한 올해 1~3분기 영업이익률은 약 33.1%다. 3분기 단일 영업이익이 누적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아 하반기 들어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적 성장의 주요 배경으로는 AI 통번역 솔루션 사업이 꼽힌다. 플리토는 AI 학습데이터 공급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왔으며, 최근에는 자체 AI 기술을 활용한 기업용 통번역 솔루션과 데이터 유통 사업으로 매출 구조를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한 솔루션 공급 계약과 실시간 AI 통번역 서비스의 구독자 증가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글’ 구독자 14배 증가…글로벌 기업 대상 AI 솔루션 수주 확대
플리토가 지난 9월 통합 브랜드로 재편한 실시간 AI 통번역 솔루션 ‘보글(Vogl)’은 올해 3분기 구독자 8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출시 초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약 14배 증가한 규모다. 보글은 서로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이용자들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통번역 솔루션으로 행사와 유통 현장 등 다양한 환경에 서비스를 공급하며 활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실제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AMD 등 글로벌 기술기업의 행사에 보글이 활용됐으며, 신세계백화점과 올리브영 등 대형 유통 현장으로도 도입처를 넓혔다. 지난 9월에는 아시안 게임 개회식에 동시통역 서비스를 제공했다. 이러한 도입 사례를 바탕으로 다국어 소통이 필요한 행사와 기업 업무 환경에서 실시간 AI 통번역 솔루션의 활용 가능성을 확대하고 있다.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서도 신규 계약을 확보했다. 플리토는 지난 12일 글로벌 반도체 기업과 약 39억원 규모의 AI 솔루션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계약 규모는 회사가 밝힌 지난해 연결 매출액의 약 10.8%에 해당한다. 이는 앞서 한화오션과 체결한 대형 계약에 이은 기업용 AI 솔루션 공급 사례다. 플리토는 다수의 글로벌 기업과 추가 솔루션 도입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미 확보한 수주 물량도 향후 매출에 반영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은 플리토의 사업 영역이 AI 학습데이터 공급에서 기업별 업무 환경에 맞춘 AI 솔루션 구축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플리토는 그동안 축적한 다국어 데이터와 자체 AI 기술을 활용해 고객사의 업무 환경에 적합한 통번역 시스템을 설계하고 구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데이터 공급과 기업용 AI 솔루션 사업을 두 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원을 다변화한다는 전략이다.
기존 주력 사업인 AI 학습데이터 판매도 안정적인 매출원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6월 ‘데이터 마켓플레이스’를 개설하고 기존의 직접 판매 중심 사업에서 데이터 유통과 중개 영역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데이터 마켓플레이스에서는 텍스트 데이터뿐 아니라 멀티모달 데이터와 피지컬 AI 데이터 등으로 거래 범위를 넓히고 있다. 멀티모달 데이터는 텍스트와 이미지, 음성 등 서로 다른 형태의 정보를 결합한 데이터다. 피지컬 AI 데이터는 로봇 등 물리적 시스템에서 AI가 실제 환경을 인식하고 행동을 학습하는 데 활용되는 데이터 분야다.
플리토는 AI 기술의 활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의 형태와 수요도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인 대규모 데이터 공급 사업도 예정된 일정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회사는 해당 물량의 납품을 올해 4분기까지 완료할 것으로, 납품이 완료되면 관련 매출도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 주도의 기업·정부 간 거래(B2G) 데이터 총괄 사업도 4분기 성장 요인으로 제시했다. 대규모 데이터 납품과 B2G 사업, 기업용 AI 솔루션 매출 확대를 바탕으로 올해 연간 실적을 추가로 높인다는 목표다. 다만 향후 실적은 데이터 납품 일정과 신규 솔루션 계약의 매출 인식 시점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윤민용 플리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선제적 R&D 투자가 단기간에 가파른 실적 상승이라는 결실로 돌아왔다”며 “실적 선순환 구조가 안착한 만큼 4분기에도 고성장과 흑자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수 플리토 대표는 “이번 최대 실적은 축적해 온 기술력과 데이터 비즈니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고 있음을 입증한 결과”라며 “대체 불가능한 AI 통번역 솔루션 ‘보글(Vogl)’과 글로벌 데이터 허브 사업을 바탕으로 역대 최고 실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플리토는 올해 3분기까지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을 넘어선 가운데, 4분기 데이터 공급 계약 이행과 기업용 AI 솔루션 사업 확대를 통해 연간 최대 실적 달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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